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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포브스, 자택격리의 시대 BTS에게 온라인 콘서트 제안

2020-04-0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방탄소년단의 미주 지역 투어 일정이 결국 연기됐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가 3월 들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7일, 다음 달부터 열릴 예정이던 월드투어 ‘영혼의 지도(Map of the Soul)’ 북미 일정을 연기한다고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알렸다. 이런 가운데 3월 28일 할리우드와 엔터테인먼트 뉴스를 주로 다루는 마크 비치(Mark Beech) 기자가 《포브스(Forbes)》에 기고한 기사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미국 투어가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됐지만,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열 경우, 1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는 이러한 수치가 자신의 대략적 추산이 아니라, 현재 코로나19로 많은 나라에서 각종 음악회와 축제가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음악 산업계가 발표한 새로운 연구 결과라고 강조했다. 먼저 기사 내용을 소개한다.

<포브스에 실린 기사.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를 제안하는 내용이다. 사진은 지난 2월 – 출처 : 포브스>

코로나19로 인한 연이은 공연 및 콘서트 취소로 음악 산업계 전체가 입은 피해액은 얼추 5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방탄소년단 역시 코로나19로 이미 서울에서 계획되었던 콘서트를 취소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예정되어있던 공연들도 모두 연기했다. ‘영혼의 지도’ 투어 콘서트는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4월 25일과 26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었지만 기존의 공연이 취소되면서 일정이 변경될 모양이다. 불투명한 콘서트 일정 속에 팬들은 온라인 콘서트라도 열리기를 희망하지만, 방탄소년단 측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 이번에 발매한 신규 앨범은 세계적인 판매성과를 기록했지만, 이처럼 투어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아무래도 새 앨범의 판매와 홍보에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된다.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월드 투어 기간, 하룻밤에 벌어들인 돈은 무려 470만 달러이다. 빌보드 박스스코어(Billboard Boxscore)에 따르면 일본에서 열린 4번의 공연에서 총 10만 장 가량의 티켓이 판매됐고, 총 수익은 2,030만 달러였다. 이 기사를 쓴 마크 비치는 스타들이 스타디움에서의 콘서트를 여는 대신 1회의 콘서트 방송으로 엄청난 돈을 챙길 수 있다고 제안한다.
영블러드(YungBlud), 크리스 마틴(Chris Martin), 존 레전드(John Legend) 등의 뮤지션은, 3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투어 일정이 취소되자 자신의 집에서 공연을 펼치고 이를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영블러드는 5일 일정으로 잡혀 있던 아시아 투어가 취소됨에 따라 팬들을 위해 온라인 콘서트를 열어, 새로운 형태의 콘서트에 있어 선구자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 콘서트 방송은 시작하자마자 빠르게 36만 뷰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콘서트에 오기 위해 티켓을 구입했던 팬들의 숫자보다 무려 200배가 많은 수치이다. 공연이 진행되면서 36만 뷰로 시작했던 숫자는 50만 뷰까지 올랐다.

<영블러드의 온라인 콘서트 장면 – 출처 : 영블러드 유튜브 채널(@YUNGBLUD)>

연구분석기관인 ‘필굿콘택츠(Feel Good Contacts)’의 연구원들은 영블러드의 아시아 투어의 1인당 평균 티켓 가격이 90.36달러였다는 것에 기초해 그가 1회의 온라인 방송에서 약 3,200만 달러를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계산법과 산술은 투어를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하는 아티스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볼 수 있다. 실제 콘서트 장소에 가지 않고도 콘서트를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콘서트가 열린다면 참가자들은 실제 콘서트 가격의 50% 정도 되는 가격 할인을 받고 참가할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얼추 계산이 나온다. 푸 파이터즈(Foo Fighters), 빌리 에일리시(Billie Eilish), 더후(The Who),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 칼리드(Khalid) 등의 아티스트에게도 같은 공식이 적용됐다. 소프트웨어 회사인 이벤트페디아(Eventopedia)의 간부이자, 이벤트와 음악 전문가인 토비 힐리스(Toby Heelis)는 이 연구에 대해 언급하면서 온라인 콘서트가 음악 산업의 지각을 변동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많은 뮤지션들이 음악과 라이브 콘서트 이벤트에서 생기는 수입에 의존해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많은 음악 이벤트들이 취소되었습니다. 1인의 콘서트에서부터 글래스톤버리 축제(Glastonbury festival), 그 외 전 세계의 투어가 모두 취소됐죠. 코로나19는 음악인들에게 새로운 방법의 공연을 시도할 기회를 열어줬어요. 기술의 도움을 받고, 대체할 수 있는 미디어를 통해 팬들에게 공연을 제공하는 것이죠. 이런 방법으로 한 번에 훨씬 더 많은 청중에게 다가갈 수도 있어요. 최근 온라인 콘서트를 여는 아티스트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차후에도 상당한 수익의 원천이 될 거에요.
	
‘필굿콘택츠’의 대변인인 니메시 샤(Nimesh Shah)는 왜 자신의 회사가 온라인 콘서트에 관한 연구를 했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영블러드의 온라인 공연의 성공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어요. 많은 이들이 접속해 온라인 콘서트를 지켜봤죠. 저희는 영블러드가 온라인 콘서트로 얼마의 수익을 올리는지, 그리고 다른 아티스트들의 온라인 콘서트와 수익에 대해서도 조사했어요. 저희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온라인 티켓을 할인가에 제공한다 하더라도 아티스트들이 올리고 있는 수익은 엄청났었습니다. 사람이 모이지 않으니 환경에도 기여하면서 말이에요.
	
음악 업계의 다른 사람들도 온라인 콘서트와 이벤트의 가능성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 비디오 회사인 프로메테안(Promethean)의 간부인 이안 샤프(Ian Sharpe)는 이렇게 말한다.

	관객들과 상징적이고도 실제적인 접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비디오를 이용해볼 기회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스트리밍은 이제 더 이상 일방적인 정보의 흐름이 아닙니다. 관객들은 스크린 터치를 이용해 자신이 시청하는 콘텐츠에 쌍방으로 활발하게 참여하고 영향을 미치는 방식의 작용을 할 수 있죠.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들로서는 시청자들이 어떤 것을 보기 원하는지, 어떻게 더 잘 참여하게 할지를 이해하는 등 시청자들의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시기입니다.
	
이 기사를 쓴 마크 비치는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후 영국의 뉴스 채널인 과 런던의 여러 신문을 거치며 지난 30여 년간 아트와 공연 예술, 엔터테인먼트, 문화, 록 뮤직에 대한 글을 써왔다. 《단테 매거진(Dante magazine)》의 편집자이기도 한 그는 《아트와 경매, 아트 인포(Art & Auction and ArtInfo)》에도 글을 기고하고 있다. 2014년 그동안 블룸버그 뉴스에 발표했던 대중음악 관련 비평들을 모아 『당신이 필요한 것은 록 뮤직뿐(All You Need is Rock)』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콘서트는 상당히 현실성 있고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보인다. 특히 이제껏 <달려라 방탄> 등의 리얼리티 쇼를 실시간 스트리밍해온 노하우를 가진 방탄소년단의 경우, 마음만 먹으면 영블러드보다 훨씬 더 성공적인 온라인 콘서트를 열 수 있을 것 으로 보인다. 사람들의 삶의 형태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크게 변화할 것이다. 현재 수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규칙을 준수하고 있지만, 짧은 시일 안에 문제가 해결되어 스타디움에 모여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의 공연을 라이브로 즐기기를 소망하고 있다. 마냥 바이러스가 잦아들기만을 기다리고 있기보단, 방탄소년단과 세계적 인지도를 가진 수많은 케이팝 아티스트들에게 있어 온라인 콘서트는 투자 대비 충분한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는 포맷이다.
※ 참고자료
《Forbes》 (20. 3. 28.) , https://www.forbes.com/sites/markbeech/2020/03/28/how-bts-could-make-more-than-11-billion-from-virtual-shows-after-covid-19-wrecks-american-tour/#42e1274ad454

통신원 정보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재)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