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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드라마와 영화를 사랑하는 뉴요커, 조엘 티슬 씨와의 인터뷰

2020-04-1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95% 이상의 미국인이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이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상품, 콘텐츠가 급부상하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는 접속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아마존(Amazon) 역시 자체 영상 콘텐츠 플랫폼인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을 운영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콘텐츠들도 동시에 급부상하고 있는데, 영화 <부산행>, <기생충>은 물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은 현 팬데믹 상황과 비슷한 점이 있는 만큼 미국 시청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전례 없는 사회적 상황 속 한류 영상 콘텐츠가 미국 내 떠오르고 있는 현재, 지난 2010년도부터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즐겨 시청해온 뉴요커 조엘 티슬 씨의 이야기를 통해 향후 한류의 미래와 콘텐츠의 방향성을 재고해본다.

<전자유통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통해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코로나 19의 위기 속 한국영화, 드라마는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 출처 : 아마존 프라임>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조엘 티슬입니다. 저는 영국계 미국인이며, 영국인 부모님이 뉴욕으로 이주해온 후 3살 때부터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현재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으며, 취미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시청합니다.

한국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접하게 되신 건가요?
한국영화와 드라마를 처음 보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뉴욕에서 열린 아시아 영화제 티켓이 무료로 생겨 보러 가게 되면서부터입니다. 당시에만 해도 뉴욕에서는 주로 일본, 인도 영화가 상영되었습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는 특정 웹사이트나 상영관을 찾아가지 않으면 만나보기 힘들었죠. 있어도 번역이 어색하다든지 장벽은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한류가 성장하던 시기였던 만큼, 이 시기에는 좋은 작품들이 많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때 처음 본 한국 영화가 상당히 마음에 들어 이후엔 한국드라마 <가을동화>를 비롯한 고전 작품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드라마와는 다른 감정선과 화면 처리 방식이 신기했고, 2010년 이후로 제작된 현대 작품들은 특히 영상미가 뛰어납니다. 이후엔 다른 문화와 콘텐츠가 재미있어 계속 취미로 보게되었고, 그 계기로 지금은 팬이 되었습니다.

한국영화와 드라마가 가지는 특별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제 생각엔 한국영화와 드라마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작품 속에서 전하는 메시지도 성숙해지고 있습니다. 과거 한국영화와 드라마에선 식상하다고 느껴지는 표현법이 자주 등장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부분도 점점 세분화되고 다양화되더니 할리우드 작품들을 뛰어넘는 ‘독특함’이 묻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 역시 연애나 사랑을 넘어, 한국 내 사회 문제나 직업의식 등을 잘 표현한 것이 좋았습니다. 한류 콘텐츠를 접하고 나서 근 10년 동안 계속 발전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일반인인 제가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점이 큰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식상하다’, ‘비슷하다’가 아닌 한류 콘텐츠 팬들도 함께 성장하는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할리우드에서도 한국영화, 드라마를 리메이크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할리우드에서 한류 콘텐츠를 리메이크하는 상황이 더욱 자주 일어날 것이라 예상됩니다.

현재 한국영화, 드라마는 미국시장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중의 반응은 어떤가요?
일단 최근 팬데믹 상황으로 넷플릭스나 훌루 등 다양한 온라인 기반 스트리밍 플랫폼 이용률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작품이 볼 가치가 있는지를 다루는 뉴스화 될 정도입니다. 재택근무 중 화상 회의에서 넷플릭스 작품 무엇을 감상했는지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습니다. 한국드라마나 콘텐츠도 당연히 거론됩니다. 특히 넷플릭스의 <킹덤>은 사극 좀비극으로, 현 상황과 닮아있으면서도 한국 전통문화가 나오는 만큼 주변 친구들도 재밌게 본 사례가 많습니다. 게다가 <기생충>이 훌루에 단독 공개되며, 오스카 4관왕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런 수준 높은 작품들이 글로벌 플랫폼에 꾸준히 제공된다면, 당연히 미국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뉴욕이나 캘리포니아와 같이 지역 소득 수준과 교육 수준이 높은 지역 외 일반 대중들에게도 성공하려면 영어 더빙이나 자막 수준이 더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특히 미국은 비교적 문맹률이 높아 콘텐츠 시청 시 자막을 읽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한류 콘텐츠가 미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영화와 드라마 콘텐츠가 미국에서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넷플릭스, 훌루와 같은 다양한 채널에 작품들이 다수 올라와 있는데, 현재 한국에서 방영 중인 작품도 실시간으로 제공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외국인인 제가 보기에, 가끔 문화적으로나 외국인 배우에 대한 불편한 장면이 연출될 때가 있습니다. 글로벌 시대인 만큼, 이러한 점도 잘 고려해서 제작한다면 좀 더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국드라마와 영화는 미국, 유럽뿐 아니라 기타 아시아 작품들과도 확연하게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작수준과 작품성은 매년 성장하고 있습니다. 10년째 한류콘텐츠 팬으로 지내온 제게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이러한 제작 환경을 계속 유지하며 앞으로 미국 팬들을 위한 많은 작품을 공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엘 티슬 씨는 한류콘텐츠에서 본 숯불갈비, 삼겹살이 신기해 한식당을 자주 찾는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조엘 티슬 씨에게는 한류콘텐츠에 등장하는 한국적인 모티브, 소품도 관심 요소다>

<조엘 티슬 씨는 최근 팬데믹 사태로 자택에서 한류콘텐츠를 시청하며 퓨전 한식 요리를 즐긴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엘 티슬 씨가 직접 만든 불고기 타코>

※ 사진 출처 : 통신원 직접 촬영, 조엘 티슬 씨 제공 

통신원 정보

성명 : 강기향[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약력 : 현) 패션 저널리스트 및 프리랜서 디자이너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대학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