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90여 개국 1억 6,70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OTT 플랫폼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제작한 첫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이 시즌2에서도 글로벌 흥행을 일으켰다. <킹덤> 시즌2가 개봉된 시점이 전 세계적인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사람들의 문화 활동이 극도로 위축이 돼 있던 때라 아쉬움이 남지만, 넷플릭스였기에 오히려 흥행에는 대반전의 기회가 됐다. 사람들의 외출이 줄고 인터넷 공간에서의 문화 활동이 늘면서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급증한 것이다. 가입자 수는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696만 명, 아시아에서 360만 명, 남미와 북미에서 각각 290만 명, 231만 명이 급증해 2020년 1분기에만 1,577만 명이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좀비 드라마 <킹덤> 시즌2가 흥행에 큰 덕을 본 셈이다. 그러나 킹덤 시즌 2의 대흥행 요인을 세계적인 전염병 펜데믹 영향 때문으로 분석한다면 여기에 동의할 사람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킹덤> 시즌2는 청사진이 발표됐을 때부터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맡아 완성도가 시즌 1 때보다 더 돋보였다는 평가를 바고 있다. 먼저, 감독은 김성훈·박인제 두 명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총 6회 분량 중 1회는 김 감독이 맡고, 2회부터 6회까지는 박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각자 색깔이 다른 두 명의 감독이 연출을 맡은 것도 국내에서는 이번이 최초다. 원작은 2015년에 나온 웹툰 <신의 나라>라는 작품으로 김은희 작가가 양경일 만화가와 함께 만들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의 원작 만화, ‘버닝헬 신의 나라’ - 출처 : YES24>
김 작가는 한 인터넷 언론사와 화상 채팅을 통해서 <킹덤> 시리즈를 한 마디로 이렇게 정의했다. “좀비가 되면 신분이나 계급은 사라지고 식욕만 남는다. 좀비라는 소재를 조선시대에 가져왔을 때, 가장 먼저 배고픔이 생각났다.”고 했다. 김은희 작가는 《SBS》 드라마 <싸인> <유령>, 《tvN》 드라마 <시그널> 등 여러 작품을 통해 사회의 진실과 정의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해 왔는데, <킹덤>을 통해 전 세계에도 그의 메시지가 통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킹덤 시즌 2>의 완성도는 넷플릭스라는 기술적 진보와 함께 감독, 작가, 시나리오 외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돋보였다. 현지 사정에 맞춰 번역된 29개국 언어 자막과 목소리, 입술 모양까지 배우들 못지 않은 연기로 재현한 13개국 더빙 성우들의 실력까지 감독, 작가, 배우, 시나리오 모두 최고의 조합으로 작품이 완성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즌 2 메인 화면 – 출처 : 넷플릭스>
코로나19 여파 이후 터키가 포함된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는 696만명이 증가했고 그중에서 2020년 4월 유료회원 구독자 수는 기존 회원을 포함해서 150만 명에 이른다. 요금제 옵션에 따라서 한 개의 계정으로 두 명 이상 시청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3백만 명 이상의 유료 회원이 한국드라마나 영화 등 한류 콘텐츠들을 접할 수 있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이처럼 넷플렉스는 터키 한류 전파에 매우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터키 박스오피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4월 현재까지 누적 관객수 423,953명을 기록했다. 천만 관객을 여러 작품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봤을 때 규모 자체가 다르지만, 전통적으로 외화보단 자국 영화를 더 선호하는 터키 영화계 상황을 고려하면 이 통계는 엄청난 숫자이다. 그런 이유로 한류 콘텐츠를 전파하는 150만 터키 유료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를 더 주목하게 된다. 물론 넷플릭스 전체 유료회원이 한국드라마를 시청할 거란 보장은 할 수 없지만 세계 흐름에 따라 터키에서도 콘텐츠 소비가 기존 영화 상영관에서 인터넷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기에 그 속에서 한류 콘텐츠는 어떻게 생산과 소비되고 있으며, 터키 한류 발전을 위해 우리의 시선이 향해야 할 곳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킹덤> 시즌 2가 끝나자마자 터키 네티즌들은 인터넷 공간을 통해서 드라마 킹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유 토론 형식으로 적극적으로 나누곤 했다. 이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이 영화관을 중심으로 관객들을 만났을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당시 영화제, 영화에 대해 관람객들이 수동적으로 관람하는 입장이었다면, 현재 <킹덤> 시즌 2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드라마에 대한 솔직한 소감과 정보들을 공유하며 시청자들이 주도적으로 영화 속 한국의 이미지들을 정립해 가는 분위기이다. 해외 드라마들을 전문적으로 소개하고 네티즌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있는 인터넷 한 게시판의 글을 소개해 본다.
<드라마 킹덤을 시청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 출처 : yabancidizi>
한국드라마와 영화를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또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서 올린 리뷰 글이다. 흥미롭게도 1년 전 킹덤 시즌 1이 끝나고 올린 댓글과 시즌 2가 끝나고 올린 댓글이 이어져 있어서 소개해 본다.
<한국 영화 소개 사이트 –출처 : Guney Kore Sinemasi>
'환상적인 작품이다. 이러한 주제로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작가와 감독이 한 곳에 모인 듯하다. 시즌 2 마지막 화까지 매회 주의 깊게 쓰였고, 잘 촬영됐다. 매회 영화의 느낌을 주고 있고, 심장이 뛸 정도로 감독의 연출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퀄리티 있는 작품에서 주지훈의 연기를 보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 11년 동안 한국 드라마 애청자로서 이 드라마에서 한류 스타 배우들이 보여준 연기는 아주 두드러졌다.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의 역을 맡은 배우들을 아주 좋아한다. 배우들은 자신의 연기에 최선을 다했다.' '완벽하다. 시즌2도 학수고대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이상의 내용을 보면, 넷플릭스에서 국내 최초로 제작한 드라마 킹덤에 대한 터키의 분위기와 반응도 세계 여느 국가들 못지 않게 뜨거운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특별한 자료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조선 시대라는 역사 해석과 이 시대 안에서 우리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배고픔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보고서 향후 넷플릭스가 터키 한류에 끼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기대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는 백 퍼센트 순기능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역기능에 대한 준비도 함께 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기대하는 것은 킹덤 시즌 2를 통해서 보여준 한국 드라마의 인기와 위상이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 참고 자료 《1boon》 (2020. 3. 22.) <웹툰 원작? 정주행하면 더 재밌는 ‘킹덤’ 이모저모>, https://1boon.kakao.com/cineplay/5e7615b937c4e0288c12135b 《오마이뉴스》 (2020. 4. 22.), <”그래도 이것 아니야!” 킹덤 작가 김은희가 킹덤 보고 소리지른 까닭>,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634730 《동아일보》 (2019. 1. 24.) <한국 첫 자체제작 ‘킹덤’ 발표 앞둔 넷플릭스 “전세계에 韓콘텐츠 소개”>,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124/93851136/1 《BBC NEWS 코리아》(2020.04.22), <코로나19: 전 세계 봉쇄조치로 넷플릭스 가입자 1600만명 늘어>,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2378213 《BOX OFFICE TURKEY》 , https://boxofficeturkiye.com/film/parazit-2014797 《yabancidizi》 , https://yabancidizi.vip/dizi/kingdom-2019 《Guney Kore Sinemasi》 , http://guneykoresinemasi.com/diziler/3090-kingdom.html <버닝헬 신의 나라> 서지정보, http://www.yes24.com/Product/Goods/19502349?scode=029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현) 대한민국 정책방송원 KTV 글로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