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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해외문화 차용 논란

2020-07-2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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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팝 가수들의 활동이 세계로 넓어지면서, 해외의 여러 문화를 차용하는 데 부적절한 사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최대 뉴스 채널인 《채널 뉴스 아시아(Channel News Asia)》의 기사에 따르면, 최근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 에 등장한 힌두교의 신 가네샤의 동상의 모습이 문화적 조롱에 가깝다고 비판을 받았다. 종교적인 대상을 바닥에 놓고 디자인 요소로만 사용하는 것은 명예를 훼손한 것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후 힌두교의 신 가네샤가 나오는 부분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사라졌다. 이에 대해서 블랙핑크 소속사는 지난 7월 19일 성명에서 '미필적 실수'라며 가네샤 신(神)을 잘못 인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앞서 언급한 문제는 싱가포르에도 인도계 민족이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인도계는 싱가포르에서 세 번째로 큰 민족이며, 인도 국외의 인도인 인구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가장 큰 국외 인도인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내에서 인도인의 역사 또한 매우 길다. 주로 영국이 싱가포르 식민지를 세운 1819년 이후 남인도에서 건너왔다. 오늘날 인도계 주민 중 60%가 타밀 민족계의 후손이다. 싱가포르의 인도 민족의 절반 이상은 힌두인이다. 트위터에서 아이디 @Iam_drish를 가진 인도 델리 출신의 한 팬은 “K팝 아이돌들이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힌두교와 가네샤 신은 대중문화 뮤직비디오에서 놀잇감, 장난감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인도 힌두교의 신 가네샤가 잘못 인용된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를 비판하는 기사 – 출처 : 채널 뉴스 아시아>

싱가포르에서 케이팝을 다루는 SNS에서도 해당 논란을 조명하는 의견이 많았다. 유튜브 채널 ‘K-pop News Trending’에서는 블랙핑크의 해당 영상을 편집하며, 해당 부분을 강조했다. 아이디 @Vandita Thakur 유저는 “소속사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문제”라며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유저 @Cute paw LPS는 “문화적 내용의 분별없는 사용은 잘못되었다”고 언급했고, @Leela Chandrashekharan 유저는 “일단 인도의 문화가 차용된 것은 환영할 일이나, 검수가 필요했다”라고 밝혔다.

<블랙핑크 뮤직비디오를 비판하는 유튜브 영상과 댓글 – 출처 : 유튜브 채널(@K-pop News Trending)>

이처럼 뜨거운 논란이 됨에 따라, K팝 스타의 영향력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찰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K팝이 주로 국내에서 소비되었기 때문에, 우리의 편견이나 잘못된 상식을 K팝 음악, 퍼포먼스 등에서 사용했어도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문화적 수준과 인식이 성숙해지면서 편견이 콘텐츠에 반영되지 않도록 자발적인 노력도 수반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K팝의 영향력이 세계적으로 확대됐다. 수준 높은 안무, 뛰어난 가창력, 영상미가 넘치는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서 K팝은 한국의 최대의 문화 수출품이 되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3월에 발표한 백서에 따르면 2018년에 한국의 음악 산업은 대부분 케이팝에서 발생했고, 5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고 한다. 블랙핑크를 운영하는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2019년 2억 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케이팝 아티스트들도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문화적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18년 발표한 노래 <아이돌>이나 슈가의 <대취타> 등은 한국 민속 리듬이 녹아들어 찬사를 받았다.

한편 이러한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앨범을 만들면서 퍼포먼스나 소품 등이 해당 문화권에 민감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 해당 문화권의 아티스트들에게 확인할 필요도 있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블랙핑크와 같이 세계적으로 1억 명이 넘는 팬을 거느리고 있는 그들의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꼭 필요한 과정이다. 현재 블랙핑크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전반에 걸쳐 1억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K-Pop 아이돌의 앨범 발매일이나 스타의 생일 전, 소셜미디어에 폭발적인 글을 남기며 인기를 끌 수 있도록 하고, 블랙핑크와 같은 밴드들이 세계적인 스타덤에 오르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심지어 지하철 및 옥외 광고료를 지불하기 위해 모금해 아티스트의 특별한 날을 축하해주기도 한다. 이러한 큰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종과 종교를 넘나드는 팬들을 위해서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 참고자료
《Channel News Asia》 (20. 7. 1.) ,
https://cnalifestyle.channelnewsasia.com/trending/statue-hindu-deity-removed-blackpink-video-how-you-like-that-12889290
《The Strait Times》 (20. 6. 3.) , https://www.straitstimes.com/lifestyle/bts-agency-apologises-for-cult-leaders-speech-sample-in-sugas-song

	

통신원 정보

성명 : 신지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싱가포르/싱가포르 통신원]
약력 : 현) 싱가폴국립대학교 박사 과정(Information Syste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