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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와 드라마로 풍성한 베트남 한가위

2020-10-0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베트남에서 추석은 쭝추(Trung thu)이라 불린다. 추석을 중추(仲秋)절이라 표기할 때 한자와 같다. 베트남에서의 추석은 한국과는 달리 큰 명절이 아니다. 한국처럼 추석 연휴가 있는 것이 아니고, 보통 추석 당일 하루만 휴일로 보내며 직장에 따라서 휴일인 곳도 있고, 휴일이 아닌 곳도 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추석이란 차례를 지내는 날이기도 하지만, 집안의 어린이들을 위한 날이기도 하다. 또 추석날에 그간 못 만났던 가족들이 한데모여 식사를 하고, 집안의 어린이들을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의미가 더 크다. 이렇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의미의 추석에 한국영화 3편이 베트남 극장가에서 베트남 가족들에게 웃음과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며, 베트남 내에서 한국 영화 열풍을 배가하고 있다.

이제는 어떤 수식어로도 설명이 어려운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가 되어버린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공연무대와 무대 뒤 인간적인 모습과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낸 감성 다큐멘터리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Break the Silence: the Movie)>는 베트남 아미(ARMY)들과 한류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흥행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번 더 스테이지(Burn the Stage)>와 2019년 <브링 더 소울(Bring the Soul)>에 이어 방탄소년단의 모습이 담긴 3번째 극장용 영화의 개봉으로 베트남 내의 K-Pop은 열기가 한층 더 뜨거워졌다. 추석 이후에도 당분간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열기를 이어갈 듯하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Deliver Us From Evil)> 역시 개봉 전부터 베트남 주요언론사 《더 타오반호아(Thể thao & Văn hóa)》에서 기사를 게재할 만큼 베트남 영화 팬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작품 중 하나였다. 주연배우 황정민과 이정재 두 배우의 명성에 걸맞은 표정연기와 액션장면은 동 상영기간의 할리우드 액션영화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며, 베트남 영화팬들의 감탄사를 자아냈다. 베트남 내에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한국영화가 더 이상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 액션장면이나 배우들의 연기력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오! 문희’ 포스터 – 출처 : 베트남 CGV>

영화 <오! 문희(Oh! My Gran)>도 베트남에서 예상 밖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나문희, 이희준 주연의 <오! 문희>는 가슴이 따뜻한 코미디 장르의 가족영화다. 역대 베트남개봉 한국영화를 살펴보면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며 가족애를 그린 가슴이 따뜻한 영화가 좋은 흥행성적을 기록하였다. 지난해 개봉했던 <로망(이순재, 정영숙 주연), 7월 개봉>과 <크게 될 놈(김해숙, 손호준 주연), 10월 개봉>, <감쪽같은 그녀(나문희, 김수안 주연), 12월 개봉>에 이어 지난달 개봉했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조병만, 강계열 주연)>도 베트남 영화팬들의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다.

<오! 문희>는 주인공 딸이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자, 유일한 사건 목격자인 치매환자 어머니와 둘이서 뺑소니 범인을 잡아나서는 과정을 그린 가족 영화이다. 범인을 잡기위해서 고군분투하는 과정 속에서 엄마와 아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영화로, 베트남 영화팬들의 감정 포인트로 자극되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의 흥행을 예고한 듯 지난 19일에는 베트남 주요언론사 《더 타오반호아(Thể thao & Văn hóa)》에서 기사를 게재하기도 하였다. 추석을 전후로 베트남 가족동반영화 예매율 1위로 손꼽히는 영화이다. 베트남 문화전반에 형성되어있는 한류의 영향으로, 현지 영화 산업에 한국 영화가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2020년 흥행성적을 살펴보아도 베트남 자국영화나 할리우드영화보다 한국 영화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영화 ‘오! 문희’ 기사 내용 – 출처: thethaovanhoa.vn>

한편, 영화만큼 베트남 안방극장에서 9월 첫방송부터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며 베트남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드라마가 있는데, 바로 <제빵왕(Vua bánh mì)>이다. 베트남 드라마 <제빵왕>은 2010년 《KBS》에서 방영한 <제빵왕 김탁구>를 리메이크한 드라마이다. 당시 최고시청률 49.3%를 기록한 <제빵왕 김탁구>의 이야기를 베트남판으로 재해석해서 드라마로 제작하였다. 전체적인 드라마의 스토리 전개는 <제빵왕 김탁구>와 비슷하지만, 시대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을 현대 베트남으로 옮겨와 주인공들의 꿈을 이뤄가는 모습과 인물들 간의 갈등을 풀어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스토리이다.

<드라마 ‘제빵왕(Vua bánh mì)’ 기사 내용 – 출처 : thethaovanhoa.vn>

총 80회분의 긴 스토리이지만, 첫 방송부터 베트남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으며, 매회 시청률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원작이 한국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유료 콘텐츠 사이트에 접속하여 원작을 시청하는 드라마 팬들도 증가하고 있다. 2020년의 베트남 가을은 한국영화와 드라마로 가을의 정취가 깊어가고 있다.
	

통신원 정보

성명 : 천석경[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베트남/호치민 통신원]
약력 : 호치민시토요한글학교 교사 전)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