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Forbes)》, 《블룸버그(Bloomberg)》, 《비즈니스위크(Business Week)》와 더불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영어권 경제 관련 매체인 《포춘(Fortune)》에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주식 상장 소식을 실었다. 현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주식 상장 소식은 미국 엔터테인먼트와 경제계에 가장 관심이 뜨거운 뉴스이다.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3주째 차지하는 등, 이제 당당히 세계 팝 시장에 있어 최정상에 도달한 보이밴드를 키워낸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상장한다… 투자가들이라면 한 번쯤 귀가 솔깃해지는 내용일 것이다. 그래디 맥그리거(Grady MaGregor) 기자는 인터내셔널 섹션의 9월 28일자 기사를 통해 “케이팝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이제 주식 시장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움직이고 있다(Fans of K-pop’s BTS are mobilizing on a new platform: The stock market)”고 보도했다. 그동안 전 세계 스타디움을 꽉꽉 채우고, 그 도시로 향하는 비행기와 그 지역 호텔 숙박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만큼 대단한 파워를 자랑했었던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는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오클라호마 털사 유세장을 텅 비게 만들며 정치적인 세력으로도 등극했었다. 아미는 흑인 인권 옹호 운동을 펼치며 수백만 달러의 기금을 순식간에 조성하기도 했고 지난해 칠레 정부가 지하철 요금 인상 반대 시위의 배후로 케이팝 응원단을 지목했을 때에는 평화 거리 시위로 응답하며 선한 영향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그 파워를 과시했었다. 이처럼 세계적인 영향력을 이미 증명해보인 아미들이 이제 주식 시장에서도 그들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이 기사는 향후 미국의 문화 정책과 마케팅 시장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포춘》지의 기사 보도를 옮겨본다.케이팝 팬들이 그들의 조직력과 자금력을 주식 시장에 배치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4일, 10월의 기업공개(IPO)가 설정 범위 최상위에 오를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달 초 빅히트는 주당 가격을 10만 5,000원~13만 5,000원 사이로 제안했었는데 현재 한 주당 예상 가격은 최고 상한선인 115달러(13만 5,000원)선이다. 빅히트는 상장과 함께 약 710만의 새로운 주식을 내놓을 계획인데 이로써 8억 2천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빅히트의 기업공개(IPO)는 지난 3년 동안 한국의 최대 주식 공모가 될 예정이라, 한국 증권 거래소에 데뷔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월 초 컴퓨터게임 회사인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이후 하락하기는 했지만 거래 시작 후 30%까지 치솟았었다. 투자자들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공모가에 대한 뉴스가 보도되자 이에 고무돼 지난 28일(월) 한국의 상장된 음반사들과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이 뉴스 보도 후 YG 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11.98%,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9.94%,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6.69% 각각 상승했다. 방탄소년단과 케이팝은 현재 세계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만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성공이 기대된다. 하지만 소매 투자자들이 빅히트나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단지 기업 실적에 베팅하는 것은 아니다. 방탄소년단 팬인 한 아미는 지난주 《로이터》 통신과 했던 인터뷰에서 자신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산 것은 방탄소년단에 대한 헌신의 표시라고 말했다. 아미인 김서현(12세, 서울 거주) 씨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모님들에게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사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한다. 김서현 씨는 “나는 주식 가치 평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방탄소년단 오빠들이 이미 부자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가 주식을 구입함으로서 그들이 더 부자가 되어 멋진 옷을 사 입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이라 말했다. 한 팬은 심지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개인 대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10월 상장과 함께, 아미들은 시장을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미국에서는 브로커나 투자회사를 통해 주식에 투자하는 이들도 있지만 자신이 직접 자산을 관리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특히 2013년에 출범한 로빈후드(Robinhood)라는 주식 거래 앱은 주식 거래에 따른 수수료가 전혀 없고 최소한도 유지해야 하는 잔액 기준도 없어 계좌만 열면 언제든 무료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수수료 무료', ‘금융 민주화’를 내세우며 개미 투자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로빈후드는 그 인기를 증명하듯 현재 기업가치가 무려 83억 달러에 이른다. 로빈후드 사용자들은 평균 나이 31세로 대개가 젊고 투자경험도 미숙하다. 투자금 역시 그다지 많지 않다. 로빈후드 사용자들은 다른 증권사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에 비해 투자 위험 부담이 있는 주식을 많이 거래했고, 거래 속도 역시 가장 빨랐다. 어쨌든 로빈후드를 이용해 즉각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 가운데는 방탄소년단의 팬층인 아미도 있을 터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주식 투자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어떻게 빅히트의 주식을 구입할 수 있나요?(How do I buy shares in Bighit?)”라는 질문이 자주 올라온다. 이에 대해 투자 전문가들은 한국의 주식들은 직접 미국에서 투자할 수 없다고 답해놓았다. 정 하고 싶다면 한국 거소증 또는 한국 출입 기록을 가지고 브로커 회사를 찾아가서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나스닥 상장 주식을 사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은 데다가 환율 등 여러 변수가 있어 이곳에서 빅히트에 투자할 수 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주식 전문가들은 정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하고 싶다면 개별 회사에 대한 투자보다 빅히트가 들어있는, 한국에 집중한 ETF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통신원 역시 이제 로빈후드를 이용해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지 3개월째를 맡는 신흥 개미로서 빅히트의 주식에 투자할 수만 있다면 방탄소년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산이 허용하는 만큼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다. 방탄소년단 하나만 보더라도 미국의 그 어느 유수 기업보다도 성장 가능성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과정 때문에 미국의 아미들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직접 구입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한국의 아미들은 《로이터》 통신이 인터뷰한 김서현 씨처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주주가 되고 싶어할 것으로 보인다. 아미는 이로써 정치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팬덤으로 등극할 것이다.
<포춘즈 잡지 기사 - 출처 : 포춘즈>
<2019년 12월 6일 포룸에서 열린 102.7 KIIS FM 징글 볼(Jingle Ball)쇼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멤버들 - 출처 : Roch Fury, Getty Images for Iheartmedia>
<미국의 젊은 세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주식 거래 앱, 로빈후드(Robinhood) - 출처 : 로빈후드>
※ 참고자료 https://fortune.com/2020/09/28/bts-fans-label-big-hit-ipo-price-kpop/
통신원 정보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