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변화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대면 회의보다는 여러 온라인 기반 플랫폼을 통한 화상 활용 빈도가 더 높아졌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 역시 새로운 일상, 뉴 노멀이 되었다.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출을 삼가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났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외식이 보편적이었던 미얀마 식문화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시민들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음식을 만들고, 요리하는 영상을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기 시작했다. 레시피를 공유하는 동영상을 보고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며 따라서 만드는 사람들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한국 유튜버들의 ‘먹방’을 본다는 사람들도 늘었다. 먹방 시청 이유는 “맛있게 먹으니 나도 먹고싶다.”, “나는 먹을 수 없지만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먹어 보고 싶다”고 꼽는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의 확산 추세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는 배달 업계의 호황이다. 코로나19로 막심한 피해를 보는 업종은 나날이 늘어나지만, 그 속에서도 특수를 노리는 업종 역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로 시장과 마트에서 장을 보던 사람들은 마트가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배달을 받아보기 시작했다. 그만큼 사람이 살아가는데 의식주 중 식(食), 먹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의식주는 한 국가의 환경과 세월에 맞추어서 변화하지만, 그 중 가장 쉽게 관심이 가는 것,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 아닐까.
<미얀마 대사관 주최 제1회 한국사찰음식 소개전 포스터 : - 출처 : 주미얀마 대한민국 대사관 페이스북 페이지(@KoreanEmbassyMyanmar)>
9월 26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주미얀마 대한민국 대사관의 주최로 제1회 한국 사찰음식 소개전이 개최됐다. 코로나19의 확산 우려로 온라인으로 열린 이번 한국의 불교문화사업단이 대사관과 함께 진행한 행사로, 불교문화를 매개로 한-미얀마 양국간 교류를 활성화 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서울 소림사의 주지스님인 여거스님은 코로나19로 개인 면역이 중요한 이 시기, 건강에 좋은 메뉴라며 ‘두부 소박이 튀김’, ‘콩국수’, ‘고수겉절이’ 세 가지 요리를 선정, 레시피를 알려주는 강의로 소개전을 구성했다. 여거스님의 간단한 소개, 레시피 등 행사 개요는 주미얀마 대한민국 대사관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미얀마어로 번역돼 공유됐다. 한편, 행사는 현지 유력 언론 《일레븐 미디어(Eleven Media)》를 통해서 페이스북 라이브 스트리밍 형식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이번 소개전에는 미얀마 불교계 최고 승려라 불리는 시따구 스님(Sitagu Sayadawgyi)이 참가,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현 상황에 모두가 노력하고 극복하자”는 내용의 축사로 시작됐다. 이어 미얀마 종교문화부 뚜라 우 아웅 꼬(U Thura U Aung Ko) 장관이 사찰음식에 대한 소개를 통해 양국의 문화교류에 대한 중요성에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이상화 주미얀마 대한민국 대사의 축사로 마무리됐다. 미얀마어는 한국어로, 한국어는 미얀마어로 통번역이 제공돼 양국민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스님의 요리 시연 이전에는 영상을 통해 한국의 ‘발우공양’, ‘사찰음식’에 대한 소개가 간략히 이어졌다. 사찰음식의 발달경로, 발우공양 하는 법과 그 의미에 대한 내용이었다.
<제1회 한국사찰음식 소개전에 참여한 여거스님 프로필과 행사 내용(좌), 고수겉절이 레시피(우) - 출처 : 주미얀마 대한민국 대사관 페이스북 페이지(@KoreanEmbassyMyanmar)>
영상에 이어 여거스님은 곧바로 음식 만들기를 시작했다. 여거스님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닌, 지난번 미얀마 대사관의 주최로 열린 한식콘테스트의 수상자들도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콘테스트의 우승자 딸레포(Tha Lae Phaw) 씨, 2등을 차지했던 눼이퉤퉤툰(Nway Htet Htet Tun), 3위를 기록했던 실력자이자 페이스북 팔로워 31만 명을 보유해 ‘리틀 쉐프(Little Chef)’라 불리는 캐서린(Katherine)도 각자의 주방에서 레시피대로 한식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여거스님은 각 음식에 대한 소개와 만드는 방식에 대해서 천천히 설명하며 내용을 전달했다. 미얀마 시청자들은 ‘맛있겠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콩국수와 두부 소박이 튀김은 사실 현지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기 때문에 요리법이 어렵게 다가갔을 수 있지만 고수겉절이는 고수라는 익숙한 식재료, 만드는 방법 덕분에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제1회 한국사찰음식 소개전의 온라인 방영 모습 - 출처 : 일레븐 미디어>
대사관에서 주최한 동 행사의 누적 시청자 수는 19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현지인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미얀마와 한국의 불교문화는 서로 다소 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큰 틀에서 불교라는 공통점, 또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는 행사의 기획 의도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무엇보다 불교를 종교로서가 아닌, 삶의 일부로 생각하는 미얀마 사람들에게 이번 행사는 어떤 해외 음식 관련 행사보다도 큰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 참고자료 주미얀마대한민국 대사관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KoreanEmbassyMyanmar 일레븐 미디어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elevenbroadcasting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