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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인 눈으로 본 한국과 코로나19

2020-11-0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벨기에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하루에 확진자 수가 약 1만명을 넘으면서 벨기에 연방정부는 락다운에 가까운 사회 통제 정책을 발표했다. 상점과 슈퍼마켓을 제외한 모든 레스토랑과 카페들은 다시 폐쇄되었고, 벨기에 국가 전체가 밤 12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통금정책까지 나왔다. 하지만 학교와 예체능 학원들은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 벨기에 사람들 대부분이 맞벌이를 하고 있으며, 올해 초 휴교령이 내려진 당시 가정 내 아동 학대율이 증가한다는 보고서가 발표되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전 학교의 휴교령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벨기에 사람들은 한국을 어떻게 바라볼까? 최근 서울을 방문한 벨기에 사람들이 바라본 한국과 한국의 코로나19 대처 방안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코리안 바비큐 식당을 방문한 유럽인들 – 출처 : 다비드 파테인>

유럽 화물 항공사에서 파일럿으로 근무하는 벨기에인 다비드 파테인(David Pattijn, 43세)씨는 10월 중순에 4일 동안 서울에 머물렀다. 코로나19로 인해 비행하는데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파테인씨는 “화물 항공사라 이전보다 더 바빠졌으며, 출국 직전과 유럽으로 돌아온 후 코로나19 테스트를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고 대답했다. 파테인씨에 따르면 예전에는 관심을 받지 못하던 서울 비행이 코로나19로 인해 파일럿들에게 인기있는 비행 장소로 떠올랐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통제가 강화된 국가들도 많으며, 자유롭다고 해도 코로나19 위험성 때문에 외출하기 꺼려지는 국가들이 많아졌다”면서 “반면에 한국은 유럽에서도 코로나19 대처에 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서 파일럿들이 비행국가로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번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는 파테인씨는 이번에는 남아공 출신으로 아일랜드에서 거주하고 있는 기장을 포함해 프랑스인과 핀란드인 부기장들과 함께 서울에서 4일간 머물렀다고 한다. 공항에서 코로나19 앱을 설치해 매일 하루에 두번씩 발열 여부 등을 체크해 보고해야 했지만 크게 번거롭지 않았다고 한다. “젊은 부기장들은 이번에 서울을 처음 방문했기 때문에 내가 이태원도 보여주고 코리안 바비큐 식당에도 데리고 갔다”면서 “이태원에 갔을 때 많은 레스토랑들과 유명한 카페들이 폐업한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말하면서 파테인씨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유럽 파일럿들은 코리안 바비큐 맛에 빠져 3일 연속으로 한식 레스토랑을 방문했다고 한다. 동일한 레스토랑에 두 번째 방문하자 주인은 그들을 알아보고 반가워하며 육회와 소주를 서비스로 제공했다고 한다. “육회는 맛있었지만, 소주는 유럽인들이 크게 좋아하기 힘든 술이다. 소주를 못 마시겠다고 말하는 게 미안해서 우리가 오히려 소주 몇 병을 더 사서 식당의 주인과 종업원들에게 선물로 주었다”면서 “한국인들은 놀라울 정도로 정말 친절하다”고 유쾌한 경험을 들려주었다. 프랑스인 부기장은 ‘빠리’가 들어간 제과점들을 사진 찍어 프랑스에 있는 여자친구에게 보내 주었고, 핀란드 부기장은 혼자서 경복궁과 롯데 타워를 방문한 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고 한다.  

< 한국에서 2주간 자가격리 경험담 기사 – 출처 : 더 스탄다르트/CVC >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방문 중 이색적인 경험을 한 벨기에인도 있다. 벨기에 유력 언론사 《더 스탄다르트(De Standaard)》의 편집장인 샬롯 반 캄펀호오트(Charlotte Van Campenhout)는 지난 10월 21일 기사에서 ‘한국에서 2주: 6센티미터 외부공기(Twee weken Zuid-Korea: Zes centimeter buitenlucht)’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 2주간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자신의 상황을 보도하였다.  

기사에 따르면 편집장이 한국에 도착했을 때 여권과 의학적 건강 상태가 모두 점검되었고, 자신의 비자 유효기간이 3개월이고 따라서 의무적으로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만 한다고 한다. 자가격리 기간동안 한국 정부가 지정한 건물 내에서 머물러야 하며,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신이 실제로 해당 거주지에 격리를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 받게 된다고 한다. “나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하루에 두번씩 코로나 19 증상이 있는지 여부와 체온을 입력해야 한다. 하루 3번씩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음식이 방문 앞에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인터폰을 통해 안내 받는다. 식사 때에만 방문을 열 수 있으며 그 외에는 방안에서만 머물러야 한다. 방에 테라스는 없으며 6센티미터 열리는 창문을 통해서만 환기를 시킬 수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상황을 ‘파블로프의 개’에 비유하였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편집장은 “나는 불평할 것들이 많지 않다고 느껴진다. 우선 음식이 맛있고 방도 괜찮으며, 5천 2백만 명이 살고 있는 한국 내 하루 신규 코로나18 확진자가 58명 밖에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14일 후면 나의 격리도 끝날 것이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벨기에 사람들은 벨기에보다 인구수가 약 5배 많은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적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놀라고 있다. 이제 더 나아가 한국에서 자가격리 상황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낫다는 점도 드러났다. 《더 스탄다르트(De Standaard)》의 편집장은 다른 국가들에서 자가격리 상황에 처한 지인들을 예를 들면서 그들에 비하면 한국에서 자가격리는 견딜만 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거의 포기 반응을 보이는 벨기에 사람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개방되어 있으면서도 잘 대처해 나가는 예외적인 놀라운 국가이다.       
	
※ 참고 자료
https://www.standaard.be/cnt/dmf20201020_97608367
	
	

통신원 정보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