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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팬덤 거대해진 K팝, 앞으로 문화 이해 확장해야

2020-12-0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코로나19로 사바주가 큰 피해를 입자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Army)는 사바주를 위한 성금을 모금하기 시작했다. 한 아미가 소셜미디어에 2만 링깃(약 580만원)을 성금으로 기부하자는 글을 올리자 수많은 아미들이 힘을 보태면서 ‘착한 기부’를 이어간 것이다. 성금 모금에 앞장선 누르 아마리나 나주아 자이누리는 최근 사바주 NGO 단체에 9,000링깃(약 260만원)을 기부했다. 그녀는 “사바주에 사는 삼촌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상을 보고 친구들과 기금을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며 모금 일주일 만에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은 아미가 10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부분은 성인이다”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도는 아미가 그동안 꾸준히 사람들을 돕고 세상의 변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면서 ‘팬덤’의 긍정적인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현지 온라인 매체는 '어떻게 방탄소년단과 케이팝은 세계를 지배했는가'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다 - 출처 :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AFP

< 현지 온라인 매체는 '어떻게 방탄소년단과 케이팝은 세계를 지배했는가'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다 - 출처 :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AFP)>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아미이자 『I am ARMY: It’s Time to Begin』의 공동저자 릴리 로우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듣고 사랑에 빠졌다고 전했다. 『I am ARMY: It’s Time to Begin』는 미국, 남아프리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호주의 방탄소년단 팬 9명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그녀는 책에서 “‘mono’를 들으면서 음악이 나를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RM의 랩이 노래로 흘러가고, 노래에서 랩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독특한 스타일에 안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릴리 로우는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처음 들은 것은 RM의 믹스테이프 ‘mono'를 들었을 때”라며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는데도 무언가 나를 잡아당기는 것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방탄소년단은 배경, 나이, 직업 등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닿는다. 최근 온라인 콘서트 를 보기 위해 191개국 사람들이 모인 것처럼 말이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는 케이팝 관련 트윗을 게시하는 이용자가 가장 많은 나라 7위를 기록한 국가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지난 1년 동안 트위터 내의 케이팝 관련 트윗을 조사한 결과, 미국이 1위, 일본과 한국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고 이어서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브라질, 말레이시아, 멕시코, 아르헨티나가 상위 10개국에 올랐다. 이렇게 말레이시아에 케이팝 영향력이 커지면서, 팬덤은 더욱 거대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아미인 릴리 로우의 말처럼 팬덤은 연령대와 국가를 막론하고 커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만큼 이 힘을 긍정적이고 올바른 곳에 쓰기 위해 좋은 영향력을 확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팬덤은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케이팝 그룹 ‘NCT U’는 이슬람 사원의 이미지를 무대 배경으로 선보였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 출처 : '말레이메일'/NCT U 공식 페이스북(@NCT.smtown)

< 최근 케이팝 그룹 ‘NCT U’는 이슬람 사원의 이미지를 무대 배경으로 선보였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 출처 : '말레이메일'/NCT U 공식 페이스북(@NCT.smtown)>


하지만 케이팝의 팬덤이 전 세계로 확장되는 만큼, 케이팝의 음악과 영상, 무대연출 등에 대한 논란도 일어나고 있다. 다양한 문화권의 팬들이 케이팝을 접하면서, 문화적·인종적·종교적인 논란을 빚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 케이팝 그룹 ‘NCT U’는 인기가요 생방송에서 이슬람 사원의 이미지를 무대 배경으로 선보였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무대 배경에 등장하는 사원은 예언가 무함마드의 외손자인 후세인 이븐 알리가 안치되어 있는 이라크의 이맘 후세인 사원이다. 이곳은 이란과 이라크, 레바논, 파키스탄 등의 신자들로 구성된 시아파 무슬림의 성지인 만큼 이슬람 신자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빚었다. 이슬람 신자들은 “시아파 무슬림이 다른 이슬람 국가의 표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종교적 이미지를 단순한 ‘장식품’으로 사용한 것은 문제다”며 무례하다고 지적했다. 케이팝의 팬덤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해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팬덤이 거대해지고 케이팝이 글로벌 언어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다른 문화권을 이해하고 올바른 문화를 전달해야 할 것이다.

※ 참고자료
《Free Malaysia Today》 (20. 10. 22.) , https://www.freemalaysiatoday.com/category/highlight/2020/10/22/how-bts-and-k-pop-conquered-the-world/
《Malay Mail》 (20. 10. 28.) , https://www.malaymail.com/news/showbiz/2020/10/28/k-pop-boyband-nct-u-angers-muslim-fans-after-featuring-islamic-shrine-text/1917120

통신원 정보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