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봄, 프랑스 언론의 웹툰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미 《르몽드》, 《프랑스 앵포》, 《프랑스 텔레비지옹》, 《르 파리지앙》에서 웹툰을 비중 있게 보도한 바 있다. 프랑스 지방일간지 《라 데페슈 뒤 미디(La Dépêche du Midi)》도 지난 3월 24일 온라인판을 통해 '웹툰이 뭐지?'라는 제목으로 웹툰에 대해 보도했다. 기사는 '일본이 망가로 수백만 명의 독자를 확보했다면, 한국은 웹툰을 이용해 문화 영향력을 넓히려고 하고 있다'면서, 웹툰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에 따르면, 한국의 웹툰 시장은 2019년에만 5억 7,700만 달러어치의 매출을 이뤄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핸드폰을 통해 웹툰을 보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수백만의 구독자를 가진 웹툰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웹툰의 인기는 한국에서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인도의 그래픽 인디아(Graphic India) 그룹은 모바일 기기 전용 만화 플랫폼 '툰수트라(Toonsutra)'를 4월에 런칭 예정이다. 또한, 샤라드 데바라잔(Sharad Devarajan) 그래픽 인디아 공동창업자는 《버라이어티(Variety)》지와의 인터뷰에서 "웹툰 플랫폼들은 아시아를 넘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현상이다. 현재 주요 웹툰 앱들은 월간 이용자 수가 7,000만 명이 넘으며, 연간 1,000억 회 이상의 조회 수에 이르고 있다"고 하면서, "툰수트라에서는 큰 성공을 큰 성공을 거둔 인도 영화나 TV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은 웹툰을 제공하고, 인도 작가들이 전 세계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웹툰을 창조하는 새로운 플랫폼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으로 스크롤하며 보는 한국에서 시작된 웹툰의 폭발적 인기는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
<네이버 만화(국내) 및 네이버 웹툰(글로벌)에서 연재되고 있는 Lore Olympus - 출처 : 네이버 만화 스크린샷>
웹툰의 자유로운 형식은 스마트폰을 통해 스크롤 하면서 매 에피소드를 보는 젊은 층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더욱이 점점 더 많은 신진작가들은 프로크리에이트(Procreate), 메디방페인트(MediBangPaint) 등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웹툰을 제작하고 있으며, 유튜브에서 해당 애플리케이션 사용법과 웹툰 제작 테크닉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중 일부 작가는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뉴질랜드 출신인 레이첼 스마이스(Rachel Smythe)도 그 중 한 명이다. 풋내기 여신 페르세포네와 지하세계의 왕 하데스의 현대판 로맨스 판타지 웹툰 는 에피소드마다 480만 명 이상의 독자가 감상하고 있다.
<4월 런칭 예정인 인도 최초의 모바일 웹툰 플랫폼 Toonsutra - 출처 : Toonsutra 홈페이지>
웹툰은 다른 포맷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웹툰 작품을 애니메이션화 하거나 영화로 만들고 있다. 웹툰 브레인>도 애플 TV+의 한국어 첫 번째 프로젝트로 선정되어 김지운 감독의 연출도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진달용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대 교수는 웹툰의 확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웹툰의 내용은 재미있고 신선하다. 매력적인 시각적 이미지(이제는 사운드도 포함)를 포함하고 있어서 이를 영화로 만들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제 웹툰 이용은 한국 문화산업에서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 웹툰과 웹툰 작가들의 상품화, 다른 장르로 각색하면서 발생하는 웹툰의 독창성 상실 그리고 일부 공룡기업들의 시장 독점화 등과 같은 우려들과는 별개로, 대형 스크린에서 상영되려는(영화화) 웹툰의 꿈은 계속될 것이다. 만화 전문 사이트 ActuaBD도 지난 2021년 3월 23일 '프랑스에 정착한 웹툰 현상' 제목의 기사를 통해 웹툰의 핵심은 '글로컬 문화'라고 정의했다. 이는 장르를 넘나드는 유연함과 외국 제작물에 대해 개방적이고 탈 문화적인 현재 웹툰의 특징과 일맥상통한다. 웹툰은 새로운 비즈니스 스탠더드가 되었고, 웹툰의 (한국적인) 로컬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한국을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소비된다. 그리고 단순히 한국적인 웹툰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국가가 지닌 고유한 로컬 정체성을 바탕으로 또 다른 웹툰이 제작되는 것이다. 2020년 코로나 팬더믹 사태로 프랑스 도서 시장은 2019년에 비해 3.3% 감소했다. 2020년 두 차례의 이동 제한으로 서점이 문을 닫으며 타격을 입었으나, 인터넷 판매 등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프랑스출판협회는 평가하고 있다. 반면 웹툰은 프랑스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는 웹툰이 수익성 있는 경제 모델로 자리 잡은 점에 기인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를 무료로 제공하는 프리미엄(Freemium) 사업모델은 미래 독자들에게 웹툰을 접하게 하고 웹툰을 계속 보도록 구독을 제안한다. 프랑스의 드퓌(Depuis) 출판사, 델쿠르(Delcourt) 출판사가 웹툰 플랫폼(인터넷 및 애플리케이션)을 런칭한 것은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 참고자료 «La Depeche» (2021.3.23.) < Les webtoons, c'est quoi ? >, https://www.ladepeche.fr/2021/03/23/les-webtoons-cest-quoi-9444959.php «ActuaBD» (2021.3.23.) < Le phénomène webtoon s’installe en France >, https://www.actuabd.com/Le-phenomene-webtoon-s-installe-en-France «France Culture» (2021.1.5.) < Covid-19 : les librairies ont limité les dégâts en 2020 >, https://www.franceculture.fr/economie/covid-19-les-librairies-ont-limite-les-degats-en-2020 https://toonsutra.com/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750558&weekday=wed
성명 : 지영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프랑스/파리 통신원] 약력 : 현) 파리3 소르본 누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