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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복권과 BTS

2021-05-3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코로나19가 동남아시아 전역에 재확산되면서 라오스 사람들의 삶 또한 더욱 힘들어졌다. 여행자들로 활기가 넘치던 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발길이 끊겨 음식점, 옷가게, 기념품 상점 등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곳곳에서 수레를 단 오토바이에 달걀을 팔기도 하고, 길거리에 과일과 채소 등을 파는 영세업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복권판매상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물론 복권은 라오스인들의 삶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라오스의 복권은 복권판매 전문상점에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 좌판에서 구입하기 때문에, 어디서나 쉽게 복권을 구입할 수 있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좌판에 책을 펴고 공부하면서 복권을 파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예전에 비해 복권판매상이 늘어난 모습. 약 20m 구간에 복권판매 6개소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예전에 비해 복권판매상이 늘어난 모습. 약 20m 구간에 복권판매 6개소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


라오스의 복권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주 2회 발행하며 발표는 발행 당일 오후 8시 30분 라디오와 페이스북에서 생중계 된다. 최소 한 자릿수 숫자부터 최대 여섯 자릿수 숫자까지 구매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여 구입할 수 있는데 자릿수 별로 구매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 다르게 정해져 있다. 각 자릿수별 당첨금은 아래와 같다.

한 자릿수: 구매액의 5배/두 자릿수: 구매액의 60배/세 자릿수: 구매액의 500배

네 자릿수: 구매액의 5,000배/다섯 자릿수: 구매액의 40,000배/여섯 자릿수: 구매액의 400,000배
복권판매상들은 좌판마다 동물과 숫자가 적힌 종이를 가지고 있는데 주로 꿈에 나온 동물이 의미하는 숫자를 조합하여 복권을 사기도 하고, 교통사고가 난 차량 번호, 불이 난 집 마을 번지수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와 관련이 있는 숫자를 사기도 한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복권판매상들은 좌판마다 동물과 숫자가 적힌 종이를 가지고 있는데 주로 꿈에 나온 동물이 의미하는 숫자를 조합하여 복권을 사기도 하고, 교통사고가 난 차량 번호, 불이 난 집 마을 번지수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와 관련이 있는 숫자를 사기도 한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여섯 자릿수를 다 맞출 경우의 확률은 매우 낮기 때문에 여섯 자릿수를 다 맞춘 행운의 주인공은 페이스북 뉴스로 화제가 된다. 무슨 꿈을 꾸었는지, 어떤 특별한 징조가 있었는지 등 인터뷰와 함께 당첨금 수령 당시의 사진이 게시되는데, 특이하게 며칠 전에는 네 자릿수를 맞추고도 여섯 자릿수를 맞춘 만큼 큰 화제가 된 사연이 소개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 BTS의 노래를 따라 복권을 산 행운의 소녀

Kee Hanvichit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K-Pop 가수인 BTS의 신곡 <버터(BUTTER)> 덕분에 네 자릿수 복권에 당첨되었다고 밝혔다. 2021년 5월 24일(월) 발행한 39회차 라오스 복권을 구입한 Kee Hanvichit은 ‘84654’, ‘0001’, ‘4627’, ‘0604’, ‘5212’, ‘1904’, ‘1018’, ‘0660’ 이렇게 총 8개의 숫자조합을 1,000낍(약 108원)씩 구매하였는데, 이날 복권 당첨번호는 ‘630604’로 그가 구입한 숫자조합 중 네 자릿수 '0604'가 당첨되었다. 당첨금액은 5,000,000낍(약 54만원)으로, 라오스 일반 직장인들의 약 3개월치 급여 정도이다. Kee Hanvichit은 인터뷰에서 “본인은 BTS의 오랜 팬이며 BTS 팬클럽에 가입한 친구가 보내준 한 장의 사진을 보고 복권을 사기로 마음먹었다”고 언급했다.
Kee Hanvichit이 친구에게 받았다는 BTS 사진 - 출처 : HYBE LABELS 유튜브 채널, BTS 'BUTTER' 공식 뮤직비디오(@HYBE LABELS)

< Kee Hanvichit이 친구에게 받았다는 BTS 사진 - 출처 : HYBE LABELS 유튜브 채널, BTS 'BUTTER' 공식 뮤직비디오(@HYBE LABELS) >


사진은 바로 BTS의 신곡 <버터>의 뮤직비디오 중 멤버들이 알 수 없는 숫자와, 생년월일, 이름이 적힌 카드를 들고 있는 일명 머그샷이었는데 이 중 정국이 들고 있는 카드에 적힌 ‘110604’의 숫자 중 뒤 네 자릿수를 골라 복권을 구매한 것이 당첨된 것이다. Kee Hanvichit은 “기쁘고 흥분된다. 보통 그냥 복권에 당첨되어도 기쁜 일인데 내가 좋아하는 가수 덕분에 당첨되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행복하다.”고 당첨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녀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자신이 구매한 복권 용지와 함께 <버터> 뮤직비디오 속 멤버들이 숫자를 들고 있는 사진을 같이 올리면서 BTS에 대한 사랑과 감사함을 표현했다.
그녀의 사연은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으면서 덩달아 BTS의 새 노래 ‘버터’ 역시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얻어 라오스에서 BTS 신곡 홍보가 톡톡히 이루어지고 있다. - 출처 : Kee Hanvichit 페이스북

<그녀의 사연은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으면서 덩달아 BTS의 새 노래 ‘버터’ 역시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얻어 라오스에서 BTS 신곡 홍보가 톡톡히 이루어지고 있다. - 출처 : Kee Hanvichit 페이스북>


BTS의 새 노래 발표, 뮤직비디오 속에 정국이 직접 고른 숫자, BTS의 팬이 멤버들의 숫자를 보고 산 복권과 그 복권이 당첨될 확률. 우연과 우연이 거듭되어 찾아온 이번 행운이 Kee Hanvichit 씨 외에도 라오스의 많은 BTS 팬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통신원 정보

성명 : 박경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라오스/비엔티안 통신원]
약력 : 전) 주라오스대사관 실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