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사진박물관(Fotografiska)에서 열리고 있는 조기석 작가 사진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가 바로 공존이다. 앞으로도 이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공존이란 주제로 작업을 할 것이다. - 조기석 사진작가 스웨덴 스톡홀름 쇠데르말름 사진박물관(Fotografiska)에서 열리고 있는 조기석 사진작가의 첫 국제 전시회 '공존(Coexistence)'.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전에 예약한 제한된 인원만 박물관에 입장할 수 있지만, 평일 오후 2시에도 30명이 넘는 스웨덴 사람들이 조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다. 사진박물관 2층에 자리한 조 작가 전시회 한켠에는 조 작가의 영상 인터뷰가 반복해서 재생되고 있었다. 이 영상에서 조 작가는 “사람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가 공존”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에서 오랜만에 듣는 한국말이 반가웠다. 조 작가 사진전이 지난 3월 26일부터 스톡홀름 사진박물관에서 열리면서 스웨덴에서 한인 전시회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스톡홀름 사진박물관은 조 작가의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작품을 한 데 모아 그의 첫 사진전을 마련했다. 스톡홀름 사진박물관은 전설적인 사진작가의 전시회를 여는 동시에 가능성이 있는 글로벌 신인 사진작가를 발굴하는 것을 포부로 삼는 곳이다. 이에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가장 떠오르는 패션 사진작가이자 아티스트'인 조 작가의 첫 국제 사진전이 이곳에서 개최된 것으로 보인다. 조 작가의 작품관을 대표하듯 전시회 입구부터 빨간색을 배경으로 한 사람과 꽃 작품을 나란히 배치해 관람객의 시선을 홀리듯 끌어모았다. 또 조 작가의 설명대로 '언타이틀'의 작품이 다수 전시됐다. 그는 “영감을 받기 위해 동묘와 꽃시장을 간다”면서 “전시회는 꽃과 무엇을 함께 표현했고 언타이틀이라는 의미를 부여해서 촬영 당시의 아름다움을 담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면서 인상 깊은 오브제를 떠올렸다. 어떤 대비되는 것이나 비슷한 것에서 아름다움이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사진전의 배경 음악으로 한국 전통 가락이 흘러나와 조 작가의 강렬한 사진 작품과 묘한 시너지를 냈다. 사람들은 천천히 조 작가의 작품을 응시했고 일부 작품 앞에서는 눈을 떼지 못했다. 이들은 영어 자막이 달린 조 작가의 영상 인터뷰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전시회에서 만난 Li(24·대학생) 씨는 “조각을 전공하고 있어서 사진전에 방문하게 됐다”면서 “조 작가의 작품이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조기석 작가 사진전 '공존'에서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스톡홀름 사진박물관 측은 “조기석 작가의 사진은 모든 것이 중요하고 모든 선택이 신중하게 실행되는 정교한 구성이 특징”이라면서 “조화, 순결, 아름다움, 상징주의와 세련된 분위기를 부드럽게 강조한다”고 호평했다. 이어 “그는 돌, 나무, 동물, 공간, 기계, 인간 등 모든 것이 '공존'할 운명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조 작가는 특유의 색감 있는 연출, 피사체를 자신만의 독창적인 프레임으로 잡아내는 실험적인 작업으로 패션계와 의류계의 주목도 받고 있다. 92년생으로 올해 서른이 된 조 작가는 20세에 대학교를 과감하게 그만두고 서울에서 꽃, 친구의 정물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2016년 자신의 패션브랜드 'KUSIKOHC'를 만들었고 보그, 엘르, 에스콰이어 등 유력 패션 잡지뿐만 아니라 까르띠에, 아디다스,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했다. 그는 또 가수 이효리와 오혁 앨범 커버 촬영을 하는 등 비주얼 아티스트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조 작가의 사진전은 오는 8월 29일까지 열린다. 한편 스웨덴 보건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면서 6월부터 스웨덴 내 주요 박물관이 재개장했고 연극, 콘서트 등 문화행사에서 관객수 제한은 9월부터 해제될 예정이다. 이에 스웨덴에서 전시회를 비롯한 문화예술 활동에도 온기가 돌 전망이다.
<스톡홀름 사진박물관 전경>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 참고자료 스톡홀름 사진박물관 웹사이트, https://www.fotografiska.com
성명 : 박소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웨덴/스톡홀름 통신원] 약력 :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현) 파이낸셜 뉴스기자(휴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