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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단편집 『Fyra berättelser(네 개의 이야기)』 출간 / 『흰』 오케스트라 공연

2026-01-1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스웨덴 공영 방송사 ≪스베리예스 텔레비시온(SVT)≫은 최근 메인 화면에 한국 작가 한강(Han Kang)의 단편집 신간 『네 개의 이야기(Fyra berättelser)』에 대한 후기와 소개 기사를 게재하며 스웨덴 문단에서도 한강의 문학 세계가 꾸준히 주목받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SVT≫는 한강이 지난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이후에도 인간의 고통, 그리움, 존재의 한계를 섬세하게 탐구하는 작가로 높이 평가되고 있으며, 이번 단편집에서도 이러한 문학적 감수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전했다. 『네 개의 이야기(Fyra berättelser)』는 한강의 초기 작품 형식에 기반해 스웨덴에 출판된 단편 모음집으로, 이는 차갑게 식은 결혼 속에서 한 여성이 식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내 여자의 열매(Min kvinnas frukt)', 도시의 밤길을 걸으며 억압과 내면을 탐색하는 '에우로파(Europa)', 실패한 치료 이후 육체적인 고통이 심리적인 상처로 이어지는 '회복하는 인간(Tillfrisknande)', 그리고 몸의 감각과 사랑, 고독의 긴장을 파편적으로 묶어낸 '아홉 개의 이야기(Nio stycken)'로 구성된다. ≪SVT≫는 한강의 문체가 단순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며 시처럼 천천히 읽어야 의미가 드러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 한강의 단편집 '네 개의 이야기(Fyra berättelser)' 후기 기사 - 사진 출처: ‘SVT’ 홈페이지 >

여기에 더해 스웨덴의 대표 일간지 ≪DN(Dagens Nyheter, 다겐스 뉘헤테르)≫ 역시 최근 후기를 통해 『네 개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DN≫은 이 단편집이 한강이 꾸준히 탐구해 온 “자신의 몸에서도 이방인이 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시 확인시킨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내 여자의 열매’와 ‘에우로파’에서 여성 인물들은 남성의 시선 속에서 주체와 객체 사이를 오가며, 자신들의 고유한 욕망과 자유를 드러내려 하지만 끝내 갇혀버리게 되는 상황을 세밀하게 포착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회복하는 인간'에서는 육체적인 상처가 과거의 감정적인 상흔과 맞물리는 방식을, '에우로파'와 ‘아홉 개의 이야기'에서는 혐오·고독·감각적인 긴장이 교차하는 방식이 인상적으로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다만 ≪DN≫은 책 전체가 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따른 사람들의 기대와 그 무게를 오롯이 감당하기에는 다소 가볍다고 보며, 짧은 분량의 단편집이기 때문에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의 크리스마스 양말에 들어갈 선물로 적당하다”라고 비평하는 등 절제된 균형 감각으로 작품을 바라보았다. 

또 다른 주요 일간지 ≪시드스벤스칸(Sydsvenskan)≫ 역시 이번 단편집을 자세히 다루며, 그녀의 글쓰기가 지닌 독특한 힘을 분석했다. 이 신문은 한강의 문장을 “현실의 표면을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항상 약간 비껴나 있는 꿈결 같은 감각을 지니는 서술”이라고 표현하며, 작가가 일상 속 아주 작은 움직임이나 침묵, 시선의 흔들림을 통해 이야기의 균열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내 여자의 열매'와 '에우로파'에서 등장 인물들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삶을 이어가지만 내면에서는 조용히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섬세한 디테일로 포착한다고 분석했다. ≪Sydsvenskan≫는 또한 해당 도서가 단편이라는 형식적인 한계를 오히려 강점으로 전환한다고 언급했다. 서술은 절제되어 있지만 그 여백이 독자의 내부에서 확장되며 문장 사이에 놓인 침묵이 이야기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회복하는 인간'에서는 육체적인 통증에서 시작해 과거의 상처, 죄책감, 상실의 감정으로 흘러가는 서사의 궤적을 “거의 음악적 리듬”에 가깝다고 평했고, 마지막 작품 '아홉 개의 이야기'에서는 파편적인 형식 속에서도 인물들의 감각, 몸, 기억을 잇는 보이지 않는 실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한강의 단편집은 “독자를 서사 안으로 끌어들이기보다, 서사 바깥에서 스스로 여백을 메우게 하는 방식으로 더 강한 잔상을 남긴다”라며, 한강의 글쓰기가 스웨덴 문학 독자들에게 특별한 정서적 울림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 예테보리 콘서트하우스(Göteborgs konserthus)의 공연 '더 화이트 북(The White Book)'- 출처: 예테보리 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

이처럼 ≪SVT≫, ≪DN≫, ≪Sydsvenskan≫ 등의 언론사들이 나란히 한강의 신간을 다루며 서로 다른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문학이 스웨덴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한강의 작품 세계는 책을 넘어 스웨덴의 다른 예술 분야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년 1월 14일에는 스웨덴 예테보리(Göteborg)의 예테보리 콘서트하우스에서 그녀의 작품 『흰』을 바탕으로 제작된 세계 최초의 음악 작품 '더 화이트 북(The White Book)'이 초연될 예정이다. 폴라 음악상(Polarpriset) 수상자이자 세계적인 지휘자인 바버라 해니건(Barbara Hannigan)은 지휘자이자 가수로도 참여하며, 작곡은 영국의 로라 보울러(Laura Bowler)가 맡았다. 이번 공연에는 예테보리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Göteborgs Symfoniker och kör)이 함께 한다. 『흰』은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언니에 대한 기억을 ‘흰색’이라는 감각적 매개로 풀어낸 작품으로, 스웨덴에서는 2019년에 번역 및 출간되어 이미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문학이 음악으로 확장된 이번 공연은 한강의 작품이 스웨덴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울림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예테보리 콘서트하우스(Göteborgs konserthus), https://www.gso.se/program/konserter/the-white-book/
- 나투르 앤드 쿨투르(Natur & Kultur), https://buly.kr/4bjMi6D
- ≪스베리예스 라디요(Sveriges Radio)≫ (2025. 11. 11). Nobelpristagaren Han Kangs bok blir musik – världspremiär i – Göteborg,
https://www.sverigesradio.se/artikel/nobelpristagaren-han-kangs-bok-blir-musik-varldspremiar-i-goteborg
- ≪DN≫ (2025. 11. 27). Nobelpristagarens novellsamling gör sig bäst som utfyllnad i julstrumpan, 
https://www.dn.se/kultur/nobelpristagarens-novellsamling-gor-sig-bast-som-utfyllnad-i-julstrumpan/
- ≪SVT≫ (2025. 11. 30). Recension: ”Fyra berättelser” av Han Kang, https://www.svt.se/kultur/recension-foo37y
- ≪Sydsvenskan≫ (2025. 12. 07.). Hur gör Han Kang när hon skapar bilder som bränner sig fast i hjärnan?, 
https://www.sydsvenskan.se/kultur/hur-gor-han-kang-nar-hon-skapar-bilder-som-branner-sig-fast-i-hjar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