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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넘게 사랑받아온 스웨덴의 문화 아이콘, 삐삐 롱스타킹

2026-02-0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삐삐 롱스타킹(Pippi Långstrump, Astrid Lindgren, 1945)은 스웨덴의 고전 아동문학을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Astrid Anna Emilia Lindgren)의 성공적인 문단 데뷔작이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스웨덴 아동문화의 황금기를 여는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1945년 11월 크리스마스 시기에 출간된 첫 삐삐 책은 즉각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스웨덴 아동문학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므로 삐삐 롱스타킹은 단순한 인기 캐릭터를 넘어 스웨덴 문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삐삐 롱스타킹은 스웨덴의 문화 정전인 '스웨덴의 문화 목록(En kulturkanon för Sverige)'에서 포함됐으며, 그동안 30회 이상 추천되었다. 이는 삐삐가 아동문학의 영역을 넘어 스웨덴 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핵심적인 문화 코드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NK 백화점(Nordiska Kompaniet, NK)의 삐삐 등장 이벤트

< NK 백화점(Nordiska Kompaniet, NK)의 삐삐 등장 이벤트 - 출처: NK 백화점 공식 홈페이지 >

작품 속 삐삐는 자유와 상상력, 장난기, 그리고 규범을 깨는 행위의 집약체다. 부모의 보호 없이 혼자 살아가며, 어른의 권위에 쉽게 순응하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인물이다. 전쟁의 상흔이 짙게 남아 있던 시기에 등장한 이 강하고 자유로운 아이는 “어린이는 어때야 하는가?”라는 기존의 관념을 근본적으로 흔들었다. 삐삐 시리즈는 이후 8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며 스웨덴을 아동문화의 최전선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삐삐의 의미는 과거에만 머물지 않는다. 80년이 지난 지금도 삐삐는 여전히 질문을 던진다. 규범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를 아이답게 존중한다는 것은 어떤 태도인가, 그리고 사회는 자유와 상상력을 어떻게 품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2025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같은 해 9월,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UN) 총회에서 마리아 말메르 스테네르가르드(Maria Malmer Stenergard) 스웨덴 외교장관은 다자주의의 위기, 국제법과 인권의 약화, 전쟁과 폭력의 확산 등 오늘날 국제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도전 과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뜻밖에도 아동문학 캐릭터인 삐삐 롱스타킹을 연설 중 언급했다. 연설 속에서 삐삐는 세대를 넘어 용기와 독립성 그리고 가능성을 믿는 태도를 가르쳐온 문화적 상징으로 제시되었다.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에도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기존의 기대와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의 상징으로서 삐삐의 정신은 오늘날의 세계적 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유엔 총회에서 삐삐를 언급하는 마리아 말메르 스테네르가르트 스웨덴 외교부 장관

< 유엔 총회에서 삐삐를 언급하는 마리아 말메르 스테네르가르트 스웨덴 외교부 장관 - 출처: '스베리예스 텔레비시온(Sveriges Television, SVT)' >

2025년 겨울, 삐삐 롱스타킹은 다시 스톡홀름(Stockholm)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11월 16일, 스웨덴 NK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윈도 디스플레이(Christmas Window Display)가 공개됐다. 매년 전시의 테마(Theme)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는 이 전통은 전시가 공개되는 날이면 거리 전체의 공기를 바꿔 놓는다. 특히 2025년은 NK의 110주년과 삐삐 롱스타킹의 80주년이 겹치는 의미 있는 해이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컴퍼니(The Astrid Lindgren Company)와의 협업으로 완성된 올해의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에 대해, 카린 비크베리(Karin Wickberg) NK 백화점의 홍보 총괄 담당자는 삐삐와 NK가 공유하는 가치로 상상력, 용기, 기쁨을 꼽으며 이번 전시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장난기와 예상치 못한 가능성을 믿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쇼윈도(show window) 행사는 1월 말까지 진행되어 어두운 스톡홀름을 밝게 밝혔다. 
NK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전시 속 삐삐

< NK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전시 속 삐삐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

총 여섯 개의 쇼윈도 안에서 삐삐는 원숭이와 말 친구인 헤르 닐손(Herr Nilsson)과 릴라 구벤(Lilla Gubben), 그리고 토미(Tommy)와 아니카(Annika)와 함께 상상력과 발견의 기쁨을 마음껏 펼친다. 삐삐의 대담함과 장난기는 NK 백화점 특유의 고전적인 우아함과 충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전통과 자유가 공존하는 크리스마스 풍경을 만들어냈다. 삐삐 복장을 한 아역 배우가 등장해 NK 백화점 건물 앞 거리 행진(parade)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번 쇼윈도 행사와 삐삐의 등장은 아이들에게는 동화 속 세계로 들어가는 체험이, 어른들에게는 유년 시절의 기억을 소환하는 장치가 됐다. 80년 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딸 카린(Karin)의 상상력으로 시작된 캐릭터 삐삐는 여전히 스톡홀름의 중심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스웨덴 외교장관이 유엔 연단에서 언급한 삐삐와 자유와 용기의 메시지가 같은 해 겨울, NK 백화점의 쇼윈도 행사와 공간 속에서 시각적으로 구현된다. 이는 스웨덴 사람들이 문화를 대하는 방식이며, 삐삐 롱스타킹의 인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증표로 볼 수 있다.
NK 백화점의 쇼윈도 속 삐삐 - 사진

< NK 백화점의 쇼윈도 속 삐삐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레게링스칸슬리에(Regeringskansliet, 스웨덴 정부의 행정 기관) (2025) 「En kulturkanon för Sverige, SOU 2025:92」
- 레게링스칸슬리에(Regeringskansliet) (2025.09.26). Tal av Maria Malmer Stenergard vid den 80:e sessionen av FN:s generalförsamling, 
https://www.regeringen.se/tal/2025/09/tal-av-utrikesminister-maria-malmer-stenergard-vid-den-80e-sessionen-av-fns-generalforsamling/
- ≪SVT≫  (2025.09.26). Maria Malmer Stenergard (M) till FN: Var som Pippi, 
https://www.svt.se/nyheter/utrikes/maria-malmer-stenergard-mtill-fn-var-som-pippi
- ≪SVT≫  (2025.11.16.). Julpremiär i Stockholm: Koordinerad tändning och Pippi-tema, 
https://www.svt.se/nyheter/lokalt/stockholm/julpremiar-i-stockholm-koordinerad-tandning-och-pippi-tema 
- NK(Nordiska Kompaniet) 백화점 공식 홈페이지, 
https://www.nk.se/jul/pippi-langstrump?selected-store=s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