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TV 외 유튜브, OTT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현상은 태국 미디어 시장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중이다. 글로벌 OTT 채널인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HBO Go 외에도 홍콩의 Viu, 중국 텐센트의 WeTV, 아이치이(IQIYI) 등도 태국 미디어 시장에 진출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파워에 힘입어 넷플릭스가 강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Viu는 다양한 한국 드라마 콘텐츠를 무기로 시내 전면광고 등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 최근 태국에 진출한 아이치이도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리사가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는 중국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청춘유니(Youth with you)>를 킬러콘텐츠로 내세우며 태국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여기에 현지 메신저 점유율 84%(Hootsuit 조사, 2019)를 기반으로 택시, 배달, 금융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라인의 라인TV, 태국 굴지의 통신사 True의 TrueID+, 현지 시청률 1위 지상파TV인 《채널7》의 Bugaboo TV, 다수의 드라마 히트작을 보유한 《채널3》의 CH3Plus와 CH3Plus Premium, 《Mono29》의 Mono Max 등 태국 시장에 특화된 현지 미디어 기업의 OTT 채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다채널 상황에서 미디어 시장의 화두는 바로 '콘텐츠'이다. 채널마다 시청자들을 끌어당길 만한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구입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지에서 만난 한 콘텐츠제작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택 인구가 증가하면서 미디어 시장은 더 많은 콘텐츠를 요구하고 있다”며 “현지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방송프로그램 제작이 중지되는 중 어려운 상황이지만, 플랫폼마다 신규 콘텐츠 수입 및 구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에서 한국드라마 콘텐츠 광고를 통해 활발하게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OTT 채널 'Viu' - 출처 : 통신원 촬영>
현지 신문인 《끄룽텝투라낏(방콕경제신문)》에서도 6월 6일 'GMM 그래미 VS 채널3, '콘텐츠 제공사'의 전쟁을 선포하다'라는 제목으로 최근 미디어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콘텐츠 전쟁에 대해 크게 기사화했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 한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의 플랫폼들이 태국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마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 품질을 자랑하며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태국 콘텐츠 공급사로는 최근 미디어 기업 'GMM 그래미'와 방송사 《채널3》의 투자가 눈에 띄고 있다. GMM그래미(이하 GMM)는 1983년 설립되어 초반에는 음반 제작 및 가수 매니지먼트로 시작해 태국 최대 연예기획사로 성장했으나 이후 영화, 방송산업 진출을 통해 종합 미디어 기업으로 발전했다. GMM은 콘텐츠 사업에서 큰 두각을 보이는 중으로 현지 10대들의 방황과 고민을 다룬 드라마 <호르몬즈>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으며 2014년부터 지상파 TV 채널인 《ONE31》, 《GMM25》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영화제작 면에서 큰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2000년대부터 영화사 'GMM Thai Hub(현 GDH559)' 설립을 통해 2013년 태국 최대 흥행기록을 세운 <피막 프라카농>, 2017년작으로 국내에서도 개봉된 영화 <배드 지니어스>, 2018년 원조 태국인 한류스타 닉쿤을 기용한 <넝 피 티락> 등 다수의 흥행작을 제작해왔다. 2021년에도 한국의 나홍진 감독이 프로듀서를 맡은 공포영화 <랑종(영어명: The Medium)>, 2018년 태국 최대 히트드라마인 <붑페산니왓(영어명: Love Destiny The Movie)> 등 화제작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지난 5월 28일 한국 연예기획사 ‘YG 엔터테인먼트’와 합작사인 ‘YG’’MM’의 설립을 발표하며 현지에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파윗 GMM뮤직 최고경영자는 5월 28일 방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합작벤처를 통해 세계적 아이돌이 될 새로운 태국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양사의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며, 발굴된 연습생들은 대형스타 블랙핑크, 빅뱅 등의 소속사인 YG의 전문가들로부터 집중 지도를 받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타나콘 GMM부사장은 《끄룽텝투라낏》과의 인터뷰를 통해 “GMM의 주축을 담당했던 음악 사업 매출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존의 60%에서 46%로 감소한 가운데, 한국의 'CJ O Shopping'과 합작한 홈쇼핑 사업(GMM CJ O shopping)이 연간 15-16억 바트(약 536-572억 원)의 매출로 35%의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셋톱박스인 'GMM Z 박스' 판매, 매년 4.5-5억 바트(약 160-178억 원)의 매출을 보였으나 코로나 상황악화로 영화관 폐쇄 등의 조치가 따르며 타격을 받은 영화사업, YG’’MM을 포함한 외부 합작 사업을 GMM의 5대 사업으로 꼽았다.<현지에서 합작사 'YG''MM' 설립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한국의 YG엔터테인먼트와 태국의 GMM그래미 – 출처 : GMM 그래미(좌), YG엔터테인먼트(우)>
YG’’MM과 관련해 타나콘 부사장은 “GMM은 팝, 록, 컨트리 음악 등 전반에 걸쳐 제작실력이 우수하지만 아이돌 음악 분야는 그렇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핫한 아이돌 음악 시장이 한국인만큼 전문성을 가진 기획사인 YG와 손을 잡았다. 세계 정상인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같은 아이돌은 장기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그만큼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다. 아이돌 시장은 최근 3년 내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산업이다”라고 밝혔다. 타나콘 부사장은 “향후 5년간 태국 아이돌 제작과 세계시장 진출이 기업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GMM이 태국 음악 시장의 60%를 제작하며 저작권을 보유 중으로 여기에 드라마, 영화 제작, 앞으로는 아이돌 그룹 제작까지 최고의 콘텐츠 공급자 자리를 지키겠다는 포부이다. GMM에 맞서 《채널3》 역시 태국 최고의 콘텐츠 제작사 자리를 노리고 있다. 수린 《채널3》 제작국장은 “지난 50년간 채널3이 제작해온 수많은 히트 드라마, TV쇼를 거론하며, 이는 콘텐츠 전쟁 시대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밝혔다. 《채널3》의 방대한 콘텐츠 보유량은 자사의 OTT 플랫폼 《CH3Plus》와 《CH3Plus Premium》 출시로 이어졌으며 이용료는 월 79바트(약 3,000원)로 다른 OTT 플랫폼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채널3》의 또 다른 성장전략은 '콘텐츠 수출'로 지금까지 중국, 홍콩, 마카오,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 등의 시장을 개척해왔으며, 2018년에는 70여 편의 드라마를 수출했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는 필리핀 방송사인 《TV5》에 자사 드라마 3편이 방영되었다. 앞으로도 《채널3》은 드라마를 제작할 때 태국 원작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수출을 염두해 세계에서 통용될 만한 형식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수린 국장은 “《채널3》은 방송사일 뿐만 아니라 태국의 선도적 콘텐츠 공급사이자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라고 자사를 정의했다. ※ 참고자료 《끄룽텝투라낏》(21. 6. 6.), ‘‘จีเอ็มเอ็ม แกรมมี่’ VS ‘ช่อง 3’ ประกาศศักดาสู้ศึก “คอนเทนท์โปรวายเดอร์”’, https://www.bangkokbiznews.com/news/detail/941990통신원 정보
성명 : 방지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태국/방콕 통신원] 약력 : 현) 태국 국립쫄라롱껀대학교 석사(동남아시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