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는 뉴욕, LA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미국 3대 대표 도시 중 하나이다. 꾸준한 인구 감소세를 보이며 미국 3대 도시 위상을 위협받았지만, 2021년 발표된 2020 인구총조사결과에서는 시카고시 인구가 10년 전보다 5만여 명(1.9%) 증가한 274만 6,388명으로 집계됐다고 알려지며 미국 대표 도시를 굳건히 했다. 특히 아시아계는 무려 31%(약 4만 5,000명)나 증가할 정도로 동양인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는 도시이다. 동양인 인구는 14만 4,000여 명에서 18만 9,000여 명으로 늘며 시카고 전체 인구의 7%를 차지하게 됐다. 이런 시카고에는 약 33만 명의 한인 교민들이 살고 있다. 미국 내 총 한인 인구의 약 11%를 차지하고 있지만, 뉴욕-LA-아틀란타와 같은 도시와 달리 일리노이 전역에 퍼져 있어 특별히 코리아타운이 조성되어 있지 않는 도시이다. 또한 전통적인 미국의 가치를 많이 가지고 있는 중서부 지역의 대표 도시 시카고는 상대적으로 일상에서 한국 문화나 한류가 아직 눈에 띄게 보이는 도시는 아니다.
<시카고 한인문화회관 전경>
시카고에 위치한 한인 문화회관은 중서부에서 유일무이하게 한국 문화와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제대로된 한류를 전파하고 있다. 특히 한국 문화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미국 중서부 지역의 유일한 공식 한인문화회관으로, 한국계 미국인 자녀들 뿐만 아니라 미국 지역 시민들이 쉽게 방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이다. 시카고 한인 문화회관은 사실 지역 한인들이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 건립되었다. 지난 2003년 7월 1일 제26대 시카고 한인회의 출범과 함께 문화회관 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상하여 모금운동이 시작된 이래, 2004, 김길영 전 한인회장과 고 진태훈 회장의 벽돌쌓기 운동으로 문화회관 건립운동이 본격화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당시 블라고야비치 일리노이 주지사는 한인 57명을 초청, 만찬을 가지며 해당 문화회관 건립을 적극 지원 약속하며 한류의 불씨에 힘을 보태주었다. 이후 2005년 일리노이 주정부에 비영리 단체로 등록된 이후 다양한 모금 행사와 시카고 내 한식 문화 축제 및 삼일절 행사 등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지난 2010년 현재 시카고 한인 문화회관이 자리한 일리노이 휠링 지역에 건물을 구입하여 한국어 책이 가득한 도서관, 중서부 지역 한인 예술인들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갤러리, 각종 한국 문화 체험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음식 강좌, 한식 요리 경연 대회, 이 외에도 지역 유력 정부 관련 인사들이 방문해 한국 식품과 주류를 선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한류가 중서부 지역에도 잘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해오고 있다.
<시카고 한인문화회관은 현재 '제5회 신인 미술 작가 전시회'를 진행 중이다. 지역 시민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시카고 문화회관 박물관에는 한국 전통문화를 잘 보여주는 가구, 병풍, 생활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처럼 역사와 지역 사회에 적극적으로 한국을 알리고 있는 시카고 한인 문화회관은 지난 8월 14일부터 31일까지 제5회 신인미술작가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신인 한국인 예술인들에게 작품을 설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은 물론 지역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뜻깊은 행사다. 해당 전시회에는 20대 초반부터 90대 초반까지의 한국인 미술인들이 참여하여 의미를 더했다. 해당 전시회 외에도 한국 문화 전반을 알 수 있는 전통 한복, 한옥 양식, 가구, 한식 소개 등이 자세하게 설명된 박물관도 마련되어 있어 한국 문화에 생소한 중서부 지역 미국 시민들도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특히 해당 박물관에 마련된 전통 한복과 가구 등은 지역 한인들의 기부와 노력으로 마련된 만큼, 그 의미가 남달랐다.
<시카고 한인문화회관 외부에는 부산정, 돌하르방, 꽃담 등 한국적인 정원이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어 마치 한국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 외에도 한국 책들이 가득한 도서관은 물론 시카고시와 자매결연된 부산시에서 기증한 부산정 정자, 돌하르방이 눈길을 끄는 꽃담 등 전통 한국 기와가 눈에 띄는 정원은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었다. 마치 한국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시카고 문화회관의 정원은 봄, 가을 등 중서부 지역 시민들에게 지역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뉴욕과 LA처럼 한류가 대중화되고 미국인들의 일상에 스며들기까지 과정에는 지역 한인 사회의 보이지 않은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류는 단순히 한국의 문화 우수성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국 교민들의 정체성과 국가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또한, 1020세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한류를 위해선 반드시 전통문화와 현지 지역 사회의 노력을 통해 직접적인 문화, 예술, 학술 교류가 필수이다. 최근 들어 한류의 성장에 따라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가까운 아시아 국가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를 표방하거나 우리의 전통을 빼앗으려는 움직임도 보이는 만큼, 미국 전역의 다양한 도시 내 한인 사회와 손잡고 한류를 계속해서 알리려는 노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성명 : 강기향[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약력 : 현) 패션 저널리스트 및 프리랜서 디자이너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대학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