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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일본의 〈라이어게임〉은 왜 〈오징어게임〉이 되지 못 했는가?

2021-10-2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오징어 게임’ 일본판 포스터 - 출처 : Netflix Japan

<‘오징어 게임’ 일본판 포스터 - 출처 : Netflix Japan>


‘빨간색은 구글에서 ‘오징어 게임’을 검색한 횟수. 파란색 ‘어벤져스’, 노란색 ‘스타워즈’, 초록색 ‘기생충’으로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인 화제성을 확인할 수 있다, - 출처 : 구글 트랜드

<빨간색은 구글에서 ‘오징어 게임’을 검색한 횟수. 파란색 ‘어벤져스’, 노란색 ‘스타워즈’, 초록색 ‘기생충’으로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인 화제성을 확인할 수 있다, - 출처 : 구글 트랜드>


틱톡(Tiktok)에서 ‘오징어 게임’ 해쉬태그(#SQUIDGAME) 검색결과 - 출처 : 틱톡

<틱톡(Tiktok)에서 ‘오징어 게임’ 해쉬태그(#SQUIDGAME) 검색결과 - 출처 : 틱톡>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넷플릭스 회원수가 500만 정도로 타 국가 대비 저조한 일본에서는 그렇게까지 화제성을 끌고 있진 않지만, ‘도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하는 궁금증은 충분히 유발시키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검색 수는 지난해 아카데미상을 수상해 화제가 된 영화 <기생충> 검색 수를 웃돌았으며, 2019년 <스타워즈> 완결편의 검색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 전 세계 역대 흥행 수입 1위를 기록한 <어벤져스 : 엔드 게임> 공개 당시의 검색 수에도 육박했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자 드라마 시리즈이기 때문에 영화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전 세계 기준으로 봤을 때 일본에서 한류 드라마가 유행하는 수준을 넘어설 만큼의 열풍으로 보인다. SNS를 통해 인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는데, 가장 상징적인 것이 바로 틱톡(Tiktok)이다. 해시태그 #SQUIDGAME을 검색해 보면 총 시청 횟수가 무려 320억 회 이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극중에서 사용되는 녹색 트레이닝복과 흰색 운동화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반스’ 흰색 실내화 매출은 무려 7,800% 증가했다고 한다.

<오징어게 임>의 황동혁 감독은 작품을 구상할 때 영향을 받은 작품이 일본 만화 <카이지>와 <라이어 게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일본 방송 드라마 업계 사이에서는 ‘왜 일본의 <라이어 게임>은 <오징어 게임>이 될 수 없었던 것일까?’라며 논의가 되기도 했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상을 수상했을 때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의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했을 때에도 일본 방송 업계에서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을 것이다.

<오징어 게임>의 히트는 일본 드라마도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다는 아주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일본은 그동안 자국의 드라마나 영화가 해외 진출할 때 언어가 일본어라는 점과 배우가 일본인인 것이 핸디캡이라고 생각해 왔다. 일본에서 히트한 영화나 드라마가 해외 진출에 성공하려면 똑같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할리우드 배우가 출연해야만 한다고 해석되기도 했다. 할리우드에서 최초로 영화화된 <고질라>, 영화 <주온>의 시미즈 감독이 미국판 <주온>의 메가폰을 잡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례처럼 일본의 영화나 드라마가 해외 진출에 성공하려면 출연진부터 바꿔 다시 찍는 것이 성공의 방정식이라고 생각되어 왔다.

일본의 작품이 전 세계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콘텐츠 발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함은 틀림없어 보인다. 영어 이외의 콘텐츠도 충분히 각광을 받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더빙 버전이 아닌 자국어 자막 버전으로 즐기는 팬들이 많다고 한다. 넷플릭스의 초기 서비스 인기를 견인했던 콘텐츠 중 하나인 <종이의 집> 또한 스페인 방송국이 제작한 스페인어 중심의 작품이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징어 게임>은 언어적인 한계를 넘어 오직 콘텐츠로 승부하며 공감을 일으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일본의 드라마도 해외 진출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 <아리스 인 보더랜드>가 해외의 넷플리스에서도 상위 차트에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칸사이 테레비전》에서 방영된 <오마메다 토와코와 세 명의 전 남편>은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드라마다. 드라마 <일본 침몰>을 포함한 일본의 대표 방송국 《TBS》의 신작 드라마는 TV 방영과 동시에 넷플릭스 동시 방영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애니매이션 <귀멸의 칼날> 또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상영되었으며, 미국의 극장판 <귀멸의 칼 블레이드>의 관객 동원에도 성공했다. <오징어 게임>은 오랜 시간 묵혀 있다가 세상에 나온 작품이다. 일본에 숨겨진 콘텐츠 또한 OTT의 플랫폼을 통해 새롭게 부각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참고자료
《東洋経済》 (21. 10. 8.) <「イカゲーム」がNetflix最高峰に迫る納得理由>, https://toyokeizai.net/articles/-/460155
《週刊文春》 (21. 10. 8.) <米CNNも「本当に最高だ」と絶賛…韓国発Netflix『イカゲーム』、これまでの「デスゲーム」と何が違うのか>, https://bunshun.jp/articles/-/49162

통신원 정보

성명 :박하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오사카)/오사카 통신원]
약력 : 현) 프리랜서 에디터, 한류 콘텐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