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공개 26일 만에 1억 가구 이상이 시청하는 대기록을 세우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딱지치기', '달고나 뽑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한국 아이들이 즐겼던 각종 놀이들이 이제는 세계로 퍼져나가는 중이다. 세계 각국에서 드라마 속 한국 문화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한국 문화를 알리는 K-문화 전도사 역할까지 하고 있다.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놀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행사 참여 인원은 30명으로 제한했지만 총 350명에 가까운 시민이 참가 신청을 해서 무려 1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놀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행사 참여 인원은 30명으로 제한했지만 총 350명에 가까운 시민이 참가 신청을 해서 무려 1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행사는 개최 전부터 UAE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UAE 유력 매체인 《더 내셔널(The National》에서 이번 행사에 앞서 내놓은 '<오징어 게임>이 여기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다'는 소개기사는 ‘UAE에서 많이 읽은 기사' 5위 안에 랭크되기도 했다. 여기에 수많은 네티즌들이 이 기사를 리트윗하고 링크를 서로 돌리면서 더 많은 화제를 불렀다.
<’오징어 게임‘ 행사장에 도착해 서명을 하고 유니폼을 수령하는 참가자의 모습 - 출처 : 통신원 촬영>
그 인기를 실감하듯 수많은 외신들도 이번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참여했다. 통신원이 이날 방문한 현장에는 UAE 현지매체 이외에도 《CNN》, 《로이터》 등의 국제매체까지 보였다. UAE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처음에는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작은 행사를 기획했었는데 갑자기 엄청난 관심이 몰렸다'며 '준비하는 데 부담감을 느끼고 열심히 자리를 마련했다'며 웃었다.
<수많은 외신들도 이번 ’오징어 게임‘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참여했다. 통신원이 이날 방문한 현장에는 UAE 현지매체 이외에도 CNN, 로이터 등의 국제매체까지 보였다. 사진은 행사가 끝난뒤 로이터에서 작성한 기사 일부 - 출처: 로이터 웹사이트>
남찬우 UAE 한국문화원장은 '순수했던 어린 시절 동심을 느끼면서 한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그런 요소들을 제거하고 순수하게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마련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다른 점도 있다. 드라마에서는 상금 456억원을 걸고 탈락자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그런 요소가 당연하게도 제거됐다. 탈락자가 되어도 스펀지 총을 맞고 퇴장할 뿐이다. 그리고 탈락이 되어도 다음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드라마와 다른 점이다. 때문에 행사장에는 처음부터 웃음이 넘쳐났다.
<게임 진행을 맡고 있는 세모 가면이 앙증맞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행사장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이 넘쳐났다. - 출처: 통신원 촬영>
UAE판 <오징어 게임>의 시작은 드라마와 동일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였다. 드라마에서 듣던 익숙한 목소리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호에 맞춰 모두들 동작을 멈추자 빨간 옷 가면 진행요원들이 움직임을 체크한 뒤 탈락자에게 스펀지 총을 쐈다. 탈락한 참가자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다음 게임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곧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드라마에서 듣던 익숙한 목소리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호에 맞춰 모두들 동작을 멈추자 빨간 옷 가면 진행요원들이 움직임을 체크한 뒤 탈락자에게 스펀지 총을 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똑같은 옷을 입은 참가자들이 드라마 주인공처럼 집중해서 게임에 참여한 이번 게임의 백미는 '달고나 뽑기'였다. 참가자들은 뚜껑이 닫힌 달고나 세트를 앞에 두고는 긴장감까지 감돌았다. 제한 시간은 드라마와 동일한 10분이다. 무대 앞 대형 스크린에 카운트다운을 알리는 디지털 알람이 떠 있다. 드디어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모두 뚜껑을 열고 여기저기서 환호와 탄성 소리가 뒤섞여 들린다. 환호를 지른 참가자들은 대체로 세모, 네모 등의 쉬운 모양을 뽑았고, 탄성을 지른 쪽은 별 모양 등의 어려운 모양을 뽑은 참가자들일 것이다.
<달고나 게임에 참여한 마리암 씨가 바늘을 들고 초집중하면서 달고나 뽑기 문양을 맞춰나가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바늘을 들고 인생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던 참가자들에게 시간이 지나면서 슬슬 승패 유무가 갈렸다. 한창 집중하던 차에 한 참가자에게서 탄식 소리가 들려 무슨 일이 생겼는지 물어봤더니 '슬프게도 어려운 모양을 하게 되어서 달고나가 부서졌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자랑스럽게 자신이 완성한 달고나 모양을 내밀면서 자랑하는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자랑스럽게 자신이 완성한 달고나 모양을 내밀면서 자랑하는 참가자의 모습. 그는 '어려운 모양을 뽑아서 처음엔 힘들었지만 잘 해내서 기쁘다'고 말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이어 '구슬놀이'와 '딱지치기'까지 게임은 부드럽게 진행됐다. 드라마에서 나왔던 게임을 충실하게 재현하려 했던 것이 돋보였다. 마지막 게임이었던 딱지치기에서 참가자들이 힘을 약하게 주어 딱지가 잘 넘어가지 않자, 진행자가 숙련된 조교의 시범을 보여주면서 참가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결승전인 딱지치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우승을 차지한 남성 참가자 타힐(25) 씨는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왔는데 우승까지 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특히 달고나 게임이 어려웠는데 그래도 정말 재미있게 잘 즐겼다'며 소감을 밝혔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이번 게임의 우승자는 <오징어 게임>에 참가자들이 입고 나왔던 녹색 트레이닝복 세트를 상품으로 수령했다. 우승을 차지한 남성 참가자 타힐(25) 씨는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왔는데 우승까지 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특히 달고나 게임이 어려웠는데 그래도 정말 재미있게 잘 즐겼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진행을 맡은 문화원 소속 무함마드 씨는 검은 갓과 한복을 입었냐는 질문에 '원작 드라마에는 검은 가면과 옷을 입은 프론트맨이 등장하지만 한국문화를 더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 복장을 입기로 결정했다. 잘한 결정인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이날 검은 갓과 한복을 입고 진행을 맡은 문화원 사회자 무함마드 씨는 '모든 참가자들이 한국전통놀이를 배우기 위해 온 분들이라 그랬는지 모두들 남달랐다'며 '열정과 흥미에 정말 크게 놀랐고 정말 모든 순간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왜 검은 갓과 한복을 입었냐는 질문에 '원작 드라마에는 검은 가면과 옷을 입은 프론트맨이 등장하지만 한국문화를 더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 복장을 입기로 결정했다. 잘한 결정인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나온 게임들은 통신원을 비롯한 우리나라 모든 이들이 소싯적에 즐겼던 전통놀이들이다. 모두에게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준 이번 행사가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한국 문화를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의 통로로 잘 인식됐으면 좋겠다.
<이날 초집중하면서 달고나 모양을 맞춰나가던 마리암 씨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성명 :원요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랍에미리트/두바이 통신원] 약력 : 전) 매일경제신문 기자 현) A320 항공기 조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