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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카드게임

2022-03-2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오징어 게임’ 카드 게임을 판매하고 있는 누르술탄시 소재 쇼핑몰 유라시아의 상점 글로부스

<‘오징어 게임’ 카드 게임을 판매하고 있는 누르술탄시 소재 쇼핑몰 유라시아의 상점 글로부스>


글로부스에서 판매 중인 ‘오징어 게임’ 카드게임

<글로부스에서 판매 중인 ‘오징어 게임’ 카드게임>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한국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구가하면서 콘텐츠와 관련된, 혹은 콘텐츠의 설정을 차용한 여러 상품들이 우후죽순으로 상점가를 휩쓸었다. 극중에서 게임 참가자들이 입은 트레이닝복부터 병정들의 빨간 수트와 세모, 네모, 동그라미가 그려진 마스크는 물론, 등장인물을 모델로 한 인형까지 여러 상품이 상점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카페에서도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달고나는 인기 메뉴가 되었고, 극중에 등장하는 여러 상징들은 디저트 메뉴로 재탄생했다.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와 행사에는 <오징어 게임> 속 등장하는 놀이를 체험해볼 수도 있다.

최근 눈에 띄는 것은 <오징어 게임> 카드놀이다. 통신원은 누르술탄시 올드타운에 위치한 쇼핑몰, 유라시아(Eurasia) 1층에 입점한 문구점 글로부스(Globus)에 방문했다가 이 보드게임을 발견했다. <오징어 게임> 보드게임의 가격은 2,500텡게(약 6,000원)이며, 구매하는 사람도 여럿 보였다. 점원은 이 카드게임이 최근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는 인기 품목이라 귀띔했다.

일반적으로 구소련 시기, 대중은 카드놀이를 즐겼다. 가정에서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놀이였기 때문에 주말에 가족들과 모여 카드를 즐기곤 했다. 소련 붕괴 이후, 사람들은 카드게임에 흥미를 잃었다. 그 자리에는 온라인 기반의 게임, 대중문화 콘텐츠가 자리했다. 이러한 점에서, <오징어 게임>의 인기 이후 콘텐츠를 모티브로 한 여러 상품들이 출시되면서 카드놀이가 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현상은 주목할 만하다. 카자흐스탄에서 특정 콘텐츠 이후 카드게임이 출시된 적은 드물었다. 이러한 점은 카자흐스탄 대중의 대부분은 <오징어 게임>을 시청했고, 그 인기가 상당했음을 보여준다.

한편, 유라시아 쇼핑몰은 의류, 식품 및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특히 어린이용 장난감과 용품을 판매하고, 식당가도 갖추고 있으며 영화관이 입점해있다는 점에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는 가족 단위의 고객층이 주말에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세대보다는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장소이다. 이러한 점에서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한 옷과 물건, 놀이용 콘텐츠가 판매된다는 것은 그만큼 콘텐츠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 카드 게임의 가격은 2,500텡게(약 6,000원)이다.

<‘오징어 게임’ 카드 게임의 가격은 2,500텡게(약 6,000원)이다.>


다만, 일부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카드’를 이용한 놀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카자흐스탄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국가이지만, 전 국민의 73%가 이슬람 신자라는 점에서 이슬람 율법과 사회 통념상 카드 게임은 종종 신성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도둑’, ‘도적’들이 카드놀이를 한다는 사회적 인식도 무시할 수 없다. 아울러, ‘카드 게임’이라고 하면 ‘건전한 놀이’라기보다 사행성 오락과 도박으로 연결하고, 중독성이 강한 콘텐츠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이유들로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보드게임을 즐기는 계층은 상대적으로 이슬람 신념을 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일 수 있다. 전술한 것처럼, 과거 카드놀이를 즐겼던 카자흐인들은 소련 시대의 카자흐인들이었다. 그들은 이제 거의 중년이 되었고, 지금도 종종 카드놀이를 즐긴다. 카드놀이를 즐기는 또 다른 계층은 해외 문화에 거부감이 없는 청년들이다. 한류를 좋아하는 청년들도 여기 포함될 것이다. <오징어 게임> 보드게임은 이러한 계층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징어 게임> 카드놀이는 카자흐스탄 사회 특성상 일반 대중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놀이가 될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오징어 게임>의 파급력을 보여준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아카쒸 다스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누르술탄 통신원]
약력 :  현) 카자흐스탄 신문사 해외부 한국 담당 기자 카자흐스탄 기자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