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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리 감독, 제23회 도쿄 필멕스 수상 쾌거 등

2022-11-1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도쿄의 가을은 영화 팬들에게 바쁜 시기이다. 조금씩 날짜가 다르지만 많은 영화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그 필두에 있는 제35회 도쿄국제영화제(TIFF)는 10월 24일부터 10일간 작년보다 많은 169개의 작품을 상영했는데 한국 작품은 없었다. 직전에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가 규모가 더 크고 보다 많은 영화인이 모이는 관계로 그쪽에 집중된 경향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지만 코로나19 시국에 OTT 서비스를 통해 새롭게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접하고 흥미를 가진 사람도 많기에 지금이야말로 한국 영화의 다양한 매력을 전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유락초역 앞에 줄지어 선 도쿄국제영화제 상영 라인업 - 출처: 통신원 촬영

<유락초역 앞에 줄지어 선 도쿄국제영화제 상영 라인업 - 출처: 통신원 촬영>


도쿄국제영화제에서 배우 심은경은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세계 영화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중학생 때 관람한 일본 영화 <리리이 슈슈의 모든 것>이 자신의 감수성을 풍부하게 해 준 작품이다."라고 이야기한 그녀는 개막식 때 "세계 각국의 영화인과 같이 할 수 있어서 감개무량하다."라고 전했다. 또한 경쟁 분야 15개의 작품을 보고 "어느 시대 어떤 장르라도 항상 사랑과 평화를 외치고 갈구하는 것이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본인도 그런 메시지를 영화를 통해 표현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인 심은경은 현재 일본에서 상영하고 있는 영화 <7인의 비서 THE MOVIE>에서 주연을 맡았다.

기자회견에서 심사위원으로서의 각오를 이야기하는 심은경 - 출처: 통신원 촬영

<기자회견에서 심사위원으로서의 각오를 이야기하는 심은경 - 출처: 통신원 촬영>


더불어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코리안 시네마위크 2022도 개최됐다. 재작년과 작년은 온라인을 통해 상영했지만 올해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동시에 온라인 상영도 병행해 큰 스크린으로 보고 싶은 팬과 온라인으로도 감상할 수 있는 팬까지 아우렀다. 상영작은 일본 미공개 3작품을 포함해 영화 <룸 쉐어링>, <그 겨울, 나는>, <혼자 사는 사람들>, <안녕하세요>까지 4작품을 상영했다. 이 중에서도 평판이 좋았던 작품은 바로 <안녕하세요>이다. 주연 김환희의 자연스럽고 능숙한 연기력을 칭찬하는 사람이 많았다. "영화 <곡성>에 나온 아이다. 많이 컸는데 인상적이었던 검은 눈동자는 변하지 않았네.", "훌륭한 여배우가 됐네."와 같은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또한 노인과 대학생의 룸 쉐어를 소재로 한 영화 <룸 쉐어링>은 일본인에게 신기하게 다가왔다. "새로운 한국 문화를 또 하나 알았다. 재미있다."라는 반응이 있었다.

코리안 시네마위크 상영을 기다리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코리안 시네마위크 상영을 기다리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또한 10월 29일부터 11월 6일까지 개최된 영화제 제23회 도쿄 필멕스에서는 정주리 감독의 영화 <다음 소희>가 심사위원 특별상의 영예를 얻었다. 이 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수상은 6년 만이다. 도쿄 필멕스는 아시아 중심의 독창적인 작품을 모은 국제영화제로서 다양한 영화 제작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올해는 특별초대작품을 포함해 총 18작품이 상영됐고 경쟁 부문에는 한국 영화 두 작품이 상영됐다.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영화 <다음 소희>는 실업계 고등학생 소희가 대기업 콜센터에서 현장 실습을 하는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어 형사 역을 맡은 배두나가 조사 과정에서 사회의 부조리에 직면하는 이야기이다. 2016년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데다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해 마음을 울리는 영화라는 평가가 있다.

일본에서도 인기 있는 배두나가 주연을 맡아서인지 상영 후에는 캐스팅에 관한 질문이 있었다. 감독은 '각본을 쓸 때부터 배두나를 염두에 두었다. 제 생각 이상의 것들도 연기할 줄 아는 유일무이한 배우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소희 역할의 김시은도 오디션 없이 만나 대화만 했는데도 이 배우가 바로 소희라고 생각했다.'며 극찬을 했다. 수상하며 '영화의 힘을 믿고 한국에 돌아가면 전력을 다해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한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는 일본에서도 상영할 예정이다.

비록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김세인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인 <같은 속옷을 입은 두 여자>는 엄마와 딸이 서로 의존하는 복잡한 관계를 그린 영화이다. 질의응답 시간에 등장한 30세 여성 감독의 모습에 관객석에서 "감독이 젊어서 놀랐다.", "한국은 재능 있는 젊은 감독을 배출하는 것 같다."라는 말들이 들려왔다.

더불어 차세대 거장이 될 잠재력 있는 감독을 육성할 목적으로 2010년부터 도쿄 필멕스 기간 중에 열리는 영화 인재 육성 캠프에 참가한 손희송 씨도 눈에 띄었다. 본인이 직접 영화 기획을 발표해 높은 평가를 받아 'Talents Tokyo'를 수상했다. 'Talents Tokyo'는 칸과 베네치아 등 국제영화제에서도 주목하는 아시아 영화인을 다수 배출한 만큼 손희송 씨의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번 가을 다양한 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들은 각각의 표현 방식은 상이하지만 한국의 사회 문제와 부조리를 포함한다. 기간 중 이태원 참사가 발생해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도 한국 영화가 담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가 일본에 전파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한도치즈코[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도쿄)/도쿄 통신원]
약력 :현) 도쿄외국어대학, 국제기독교대학, 무사시대학 강사 리쿄대 사회학과 졸업, 서강대 사회학과 문학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