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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만의 영화 제작사 대표, 옌 다니엘

2023-01-1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옌 다니엘(Danielle Yen)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배우와 모델로 활동하다가 영화 제작사를 차린 흥미로운 이력을 가진 프로듀서이다. 옌 다니엘의 셀렉트 엔터테인먼트(Select Entertainment)는 다양한 범주의 콘텐츠 제작으로 대만 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영화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은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다. 통신원은 부산아시아영화학교 아카데미에도 참여해 한국 콘텐츠 산업에 대한 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옌 다니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옌 다니엘의 프로필 사진 - 출처: 옌 다니엘 제공

<옌 다니엘의 프로필 사진 - 출처: 옌 다니엘 제공>

셀렉트 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셀렉트 엔터테인먼트는 2020년 설립해 타이베이에 본사를 둔 미디어 회사입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국제 공동제작, 국제 제작 서비스 및 인재 관리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겪는 어려운 시기에 만든 회사이지만 창립 후 지난 3년간 정말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고 픽사 애니메이터 스튜디오와 같은 저명한 업계의 인재들과의 협업 경험도 쌓았니다. '셀렉트(Select)'라는 이름은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하겠다는 저희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좋은 선택을 하겠다는 것이죠. 이러한 노력을 통해 영화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이 금마장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은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에도 공개됐습니다. 한국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시청 후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와 같은 해외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시청자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듣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입니다. 이미 저희는 해외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한 이력이 있지만 2023년에는 해외 시장으로 더욱 진출하기를 바라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저희 작품 영화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이 호평을 받았다니 기분이 좋네요. 한국 대중들이 저희 작품을 긍정적으로 시청했다는 사실을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의 담당 프로듀서에게 전달했고 그 또한 기뻐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제작하셨을 뿐만 아니라 CF 등 프로모션 영상도 제작하셨는데요.
네. 대만을 대표하는 테크 기업(Appier)의 프로모션 영상을 제작하는데 참여한 바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는 현재 여러 프로듀서분들이 계시며 각자 개별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커버하는 범위가 비교적 넓은 편입니다.

대만에서는 어떠한 장르의 영화가 가장 인기가 있나요?
최근 대만에서 가장 큰 흥행을 기록한 영화는 <주(Incantation, 咒)>입니다. 과거에는 로맨스 장르의 영화가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최근 몇 년 간 대만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장르는 호러인 것 같네요. 고정적인 매니아층이 있어 시청 기반이 형성되어 있고 CG와 같은 제작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영화 <주>는 대만 내에서 흥행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호러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대만 영화로 등극했어요. 영화 <주>의 거대 흥행 이후 너무 많은 호러 영화가 제작되고 있기도 합니다.

에드워드 양이나 허우샤오셴과 같은 뉴웨이브 시절의 영화 감독에 이어 한국에서 인기를 끌만한 대만 감독은 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에드워드 양의 뒤를 이어 옌 다니엘이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감독이 될 수 있다면 멋질 것 같아요. 제가 추천하고 싶은 감독은 양야체(Yang Yache) 감독입니다. 그의 영화는 깊이가 있고 각각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풀어냅니다. 또한 영화 <메리 마이 데드 바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웨이하오 청(Weihao Cheng) 감독도 추천합니다.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배우 허광한 주연의 코미디 영화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가 <주>의 기록을 뛰어넘는 성과를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 콘텐츠 제작 시장과 대만 콘텐츠 제작 시장은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한국의 대기업이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점에서 대만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CJ처럼 문화 산업을 전문적으로 이끄는 기업 이외에도 문화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다양한 대기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반면 대만의 대기업들은 문화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너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는 콘텐츠 제작자로서 한국의 콘텐츠 시장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되네요. 또한 한국과 다르게 대만에서는 작가보다 감독의 비중이 훨씬 큽니다. 이에 작가 중심의 창의적인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데 지장이 있다는 점도 차이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한국과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에 항상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최근 <슈룹>이나 <더 글로리>와 같은 한국의 드라마를 흥미롭게 시청했어요. 사실 지난주에 한국에 다녀왔고 이미 몇몇 한국 기업들과 함께 협업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진행 중이라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저는 한국의 IP를 구매해 리메이크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대만의 문화는 서로 유사한 부분이 많아 리메이크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거든요. 좋은 작품을 통해 한국과 대만의 시청자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출처: 옌 다니엘 제공

통신원 정보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약력 : 전) EY(한영회계법인) Senior 현)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박사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