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분석] 〈피지컬: 100〉, 언어장벽 허문 콘텐츠로 화제

최근 <더 글로리>를 포함한 다양한 한국 드라마가 OTT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예능 프로그램도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드라마에 비해 예능 프로그램이 국제적 관심을 받은 사례는 적었는데 최근 한국 예능프로그램 <피지컬: 100>에 대한 현지의 반응이 뜨겁다.

<2월 9일 말레이시아 넷플릭스 2위로 집계된 '피지컬: 100' - 출처: 넷플릭스>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지난 1월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 100>은 공개 첫날 상위권에 올랐다. 이후 2월 1일부터 5일까지 연일 말레이시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1위를 기록했다. <피지컬: 100>은 100명의 남녀 참가자가 3억 원의 상금을 두고 최고의 몸을 찾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다. 성별, 나이, 인종의 구분 없이 가장 완벽한 신체 능력을 탐구한다는 색다른 콘셉트로 평소 한국 콘텐츠를 즐겨보던 한류 팬들은 물론, 그렇지 않은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말레이시아 SNS에 넘쳐나는 각종 패러디물이 <피지컬: 100>의 인기를 방증한다. 틱톡, 트위터 등 SNS에는 '피지컬 100(physical 100)'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피지컬: 100' 1화를 패러디한 말레이시아인 - 출처: 틱톡 계정(@zhafheybat)>

말레이시아인들은 1화에서 참가자들이 토르소를 찾으며 인사하는 장면을 패러디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 말레이시아인은 근육질인 참가자들을 보며 처음에는 미소를 짓다가 결국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연출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말레이시아인들 사이에서는 '오래 매달리기' 챌린지 열풍이 불고 있다. 평소 헬스장을 자주 찾는 운동인들은 1화에 나온 오래 매달리기를 시도하며 참가자들에게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피지컬: 100>에 대한 트위터 반응도 폭발적이다. 누리꾼들은 탄탄한 근육질 몸,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춘 참가자들을 응원하며 팬심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농부 김경진과 사랑에 빠졌다.", "경기가 끝나면 악수하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 "누가 우승할지 궁금하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말레이시아인들이 오래 매달리기 챌린지에 동참한 모습 - 출처: 트위터 계정(@mirakoru7)>

그동안 말레이시아에서 화제를 모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은 꾸준히 있었지만 전 세계 시청자들 모두가 공감할 만한 프로그램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피지컬: 100>은 성별, 인종, 직업 등의 경계를 허물어 모든 국가의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는 싱가포르 출신이자 말레이시아에서 활동하는 여배우 일레인(Elaine)이 출연해 동남아시아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싱가포르 언론 매체 《tnp》는 '왜 여기에 출연했니?: 싱가포르인 일레인 웡의 <피지컬: 100> 출연에 대해 묻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여배우 일레인(Elaine)을 조명했다. 해당 매체는 일레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프로그램 출연 계기와 과정을 소개하며 <피지컬: 100>의 화제성을 입증했다.

<'피지컬: 100'에 출연한 싱가포르 배우 일레인(Elaine)과의 인터뷰 기사 - 출처: 'tnp'>

<피지컬: 100>이 신체능력에 초점을 맞추며 몸에만 집중한 것도 현지에서 인기를 끈 비결로 꼽힌다. 말레이시아에서 <런닝맨>이 인기를 끌었던 배경도 단순한 내용이 언어장벽을 넘어 해외 시청자들을 끌어모았기 때문이었다. <피지컬: 100>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흔히 활용하는 자막을 최대한 줄이고 참가자들이 맨몸으로 '오래 매달리기', '모래주머니 나르기' 등 단순한 경기를 시각적으로 제시하는 것에 중점을 두면서 원초적인 재미를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참가자 모두가 정정당당을 외치며 진심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은 말레이시아 시청자들의 많은 감동과 환희를 자아냈다. 이러한 모습이 진정성 있게 다가와 현지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경기에 따라 여성이나 높은 체급의 참가자가 불리한 경우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뒤엎는 승부 결과가 나와 감동과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도 있다. 말레이시아 트위터 사용자들도 "근육이 많다고 이기는 법은 없다.", "최약체 장은실 팀이 극적으로 이겨 기쁘다.", "몸이 큰 사람도 이렇게 날렵할 수 있다." 등 반응을 공유했다.

<진정성 있는 참가자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말레이시아인들 - 출처: 트위터 계정(@tyrraawwrr, @Aidasue)>

<피지컬: 100>은 지상파(MBC)가 넷플릭스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아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급해 성공한 첫 사례이다. 이는 내수 시장을 넘어 전 세계를 바라보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탄생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동안 내수용 콘텐츠를 해외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면 <피지컬: 100>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공급한 것이다. 여기에 <피지컬 100>에 대한 폭발적인 해외 반응은 이 같은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피지컬 100>의 후발 주자가 될 예능 프로그램들 역시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https://www.netflix.com/
- 플릭스패트롤(FlixPatrol), https://flixpatrol.com/
- 틱톡 계정(@zhafheybat), https://www.tiktok.com/@zhafheybat
- 트위터 계정(@mirakoru7), https://twitter.com/mirakoru7
- 《tnp》 (2023. 2. 6). ‘Why are you in this’: S'porean Elaine Wong gets asked about hit Netflix show Physical: 100, 
https://tnp.straitstimes.com/entertainment/tv/why-are-you-sporean-elaine-wong-gets-asked-about-hit-netflix-show-physical-100
- 트위터 계정(@tyrraawwrr), https://twitter.com/tyrraawwrr
- 트위터 계정(@AidaSue), https://twitter.com/AidaSue

통신원 정보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