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 2가 지난 3월 10일 공개됐다. 공개 사흘 만에 총 38개국에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튀르키예에서도 사흘 만에 1위에 안착했다. 그 후 5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고 4주 연속 10위권에 머물며 장기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내 타국가와는 다르게 긍정적 반응이 나타난 튀르키예에서 <더 글로리>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4주 연속 튀르키예 넷플릭스 TOP 10에 안착한 '더 글로리' - 출처: 플릭스패트롤>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유럽권에서 튀르키예와 폴란드에서만 유일하게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외 유럽 내 타국가 시청자들의 반응은 매우 차갑다. "과장된 연기와 잔혹한 묘사가 거북하다.", "문화적 차이 때문인지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고 지루하다."는 반응이다. 동일한 드라마에 대한 수용 반응이 이렇게 극명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다수의 유럽 국가에서 <더 글로리> 소재 학교폭력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유럽권은 학교폭력을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지역이다. 크고 작은 학교폭력 문제가 발생하면 신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한다. 그러나 <더 글로리> 내 묘사된 교사와 경찰 등 사회의 공권력은 학교폭력을 막지 못한다. 유럽 시청자로 하여금 "왜 막지 못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할 뿐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학교폭력을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더 글로리>의 국가별 수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튀르키예는 유럽과 접해 있으면서도 사회문화적으로는 다른 점이 많은 나라이다. 그러나 <더 글로리>가 고발하는 '학교폭력'이라는 소재에 대한 대응은 사회적, 법적으로 매우 단호한 점은 동일하다. 튀르키예에서도 학교폭력을 대하는 분위기는 매우 엄격하다. 18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학교폭력과 같은 범죄를 저지를 경우 가해 학생은 성인과 동일한 형사처벌을 받는다. 예외 규정이 있다면 가해 학생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 전문의 소견으로 감형이 가능하다. 학교폭력을 포함한 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예외를 두지는 않는다.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죄의식이 약하거나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학교폭력을 대하는 학교의 분위기도 엄격하다. 교사가 개입해 상담하고 피해의 정도에 따라 전문기관을 연결하는 등 학교폭력에 단호하게 대처한다. 물론 튀르키예에서도 교내에서 발생하는 왕따 문화가 존재한다. 하지만 학교폭력에 대한 대처는 다른 유럽 국가와 동일하게 매우 엄격하며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이어져 큰 이슈가 되지 않도록 학교 차원에서 단호하게 조치한다. 만약 <더 글로리> 내 한 학생의 사례처럼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 학생은 퇴학조치를 받는다.
<튀르키예 넷플릭스 드라마 순위(5위~10위) - 출처: 넷플릭스>
이러한 점에서 유럽권에서 <더 글로리>가 흥행하지 못하는 요인이 '공감대의 결여'나 '문화의 차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와 공권력의 대처가 유사한 튀르키예에서 <더 글로리>의 높은 인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튀르키예에서 <더 글로리> 파트 2의 인기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SNS에서는 다음과 같은 현지인들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중학교 때 괴롭힘을 당했어요. 18명의 친구들이 소지품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도둑 취급을 했어요. 드라마 <더 글로리>를 시청하며 공감이 됐어요.", "물질적 소유와 사회적 지위를 위한 한국 사회 내 괴롭힘이 매우 심각하게 묘사됐지만 이러한 문제를 대담하게 다룬 작가에게 진정한 용기를 전합니다.", "시나리오가 실화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에 더 긴장을 하고 시청하게 됩니다." 등 <더 글로리>에 대한 반응은 매우 진지했다. <더 글로리> 파트 2가 지속적인 인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이 공개되자마자 단숨에 2위에 올랐다. 이는 영상 콘텐츠 부문에서 한국에 대한 현지인들의 신뢰가 매우 두텁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에 튀르키예에서 <더 글로리>가 흥행하는 이유로 K-콘텐츠 자체에 대한 호감, 두터운 신뢰, 그리고 높은 기대를 꼽을 수 있겠다.
<튀르키예 넷플릭스 영화 순위(1위~6위) - 출처: 넷플릭스>
사진출처 - 플릭스패트롤(FlixPatrol), https://flixpatrol.com/ -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 참고자료 - 《조선일보》 (2023. 3. 16). 전세계 휩쓴 ‘더글로리’… 유독 북미·유럽에서 힘 못쓰는 이유, https://www.chosun.com/entertainments/broadcast/2023/03/15/GPI4OM4YEX5J77ZOZJ3BOQ7UXU/ - 《조선일》 (2023. 3. 14). 송혜교 복수 38개국서 터졌다… ‘더 글로리’ 드디어 전세계 1위, https://www.chosun.com/entertainments/enter_general/2023/03/14/SKGZRRWMAFDSTKGAJRHDWSBSVM/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현) YTN Wold 리포터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