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온라인 미디어 《Konbini(콘비니)》는 '왜 한국 드라마를 그토록 좋아할까(Pourquoi aime-t-on autant les dramas coréens)?'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프랑스 대중들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Konbini》는 18세에서 30세 사이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2008년 설립된 대중문화 전문 프랑스 온라인 미디어이다. 4월 셋째 주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프로그램 TOP 10에 이미 <퀸 메이커(2위)>부터 <더 글로리(6위)>, <환혼(9위)>까지 총 3개의 한국 드라마가 올라와 있다. 《Konbini》는 "<사내 맞선>, <소년심판>,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드라마는 해외에서 더 많이 시청한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디즈니 플러스, 애플 티비에서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TOP 10(비영어권) - 출처: 넷플릭스>
《Konbini》는 한국 드라마가 서구에서 성공한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첫째는 정면으로 불평등을 다루는 드라마 주제, 둘째는 사랑과 남성성에 대한 시선이다. 성균관대학교 앙투안 코폴라(Antoine COPPOLA) 교수는 "서구에서 성공한 한국 콘텐츠는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 티비와 같이 미국 플랫폼과 공동으로 제작한 드라마"라고 강조한다. 물론 지상파에서 제작한 드라마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인기를 얻었지만 국제적 파급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기사는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시청자를 대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로 한국 드라마가 사회적 불평등, 부패, 학교폭력, 치열한 경쟁, 집단의 압력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앙투안 코폴라 교수는 "서구 드라마와 유사한 방식으로 한국 드라마가 돌려서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현대 자본주의와 경쟁 이데올로기를 비난한 점"도 인기 요인으로 보았다. 또한 『K-Pop Culture』와 『Why Korea?』의 저자 오펠리 쉬르쿠프(Ophélie Surcouf)는 "한국 드라마 주인공이 <에밀리, 파리에 가다>처럼 슈퍼 영웅이나 세상을 구하려고 하는 미국식 캐릭터가 아닌, 현실과 단절되지 않은 평범한 인물로 개인적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내적 친밀함을 형성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내적 친밀함이 시청자와 드라마 사이의 애착 관계를 형성한다."고 덧붙였다. 《Konbini》는 한국 드라마의 또 다른 인기 요인으로 사랑과 남성성에 대한 시선을 꼽았는데 그 근거로 이민주 연구원의 분석을 예로 들었다. 한국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은 일종의 이상화된 남성성을 연기하는데 주인공은 충성스럽고 헌신적이며 멋진 외모와 조각 같은 몸매를 선보인다. 이러한 정형화된 남성성은 여성 시청자들의 소비력 상승과 함께 한국 드라마에 등장했다. 드라마 제작사가 여성 시청자들의 욕구를 끊임없이 충족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한국 드라마의 낭만적이고 미학적인 연출과 더불어 섹슈얼리티의 부재는 특히 남성성이나 성적 요소에만 집착하는 서구 국가에서 성장한 어린 여성 시청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어린 여성 시청자들에게 성적 요소만 추구하지 않는 남자 주인공이 훨씬 낭만적이고 안전한 존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선정성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통제되기 때문이며 이는 표현에 영향을 미쳐 드라마 내 섹슈얼리티의 부재로 이어졌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시각이야말로 "한국 남성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아시아 남성들이 남자답지 못하고 성적 매력이 없다는 이미지를 고착화할 수 있다."라는 점을 지적했다. 《Konbini》는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 차트 상위권에 오른 것은 사람들이 장르를 불문하고 좋은 콘텐츠를 찾아보기 때문"이라며 "한국 드라마의 장래는 밝다."고 기사를 마쳤다. 넷플릭스는 향후 4년간 한국 콘텐츠 제작에 약 25억 달러(약 3조 3,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기에 당분간 한국 드라마의 순항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Konbini》 (2023. 4. 20). Pourquoi aime-t-on autant les dramas coréens?, https://www.konbini.com/popculture/pourquoi-aime-t-on-autant-les-dramas-coreens/ - 《Le Figaro》 (2023. 4. 25). Netflix va investir 2,5 milliards de dollars dans des contenus sud-coréens, https://www.lefigaro.fr/flash-eco/netflix-va-investir-2-5-mds-de-dollars-dans-des-contenus-sud-coreens-20230425 - 넷플릭스, https://top10.netflix.com/tv-non-english
성명 : 지영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프랑스/파리 통신원] 약력 : 현) 파리3 소르본 누벨 대학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