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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쇼타임(K-SHOWTIME)' 현장

2023-10-1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9월 9일 토요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 대형 전시 및 공연장 투어앤택시스(Tour & Taxis)에 오전부터 수많은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유명 케이팝 콘서트장의 열기를 방불케 한 'K-쇼타임(K-SHOWTIME)'은 벨기에 한류 커뮤니티 치킨스쿼드(Chicken Squad)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후원해 한국문화원의 협조로 개최됐다. 2016년 케이팝 동호회로 결성된 치킨스쿼드는 케이팝 커버댄스 영상을 지속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하면서 벨기에 내 한류 팬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이후 치킨스쿼드는 2021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해외 한류 커뮤니티 지원(Hallyu Com-on) 사업의 개별 커뮤니티 지원 부문 대상자로 선정돼 제1회 'K-쇼타임(K-SHOWTIME)'를 성사시켰으며, 벨기에 내 한류 팬들의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유럽 내 유명한 케이팝 댄스 경연 대회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댄스 배틀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댄스 배틀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댄스 배틀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이번 행사는 케이팝 댄스 워크숍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막을 열었다. 케이팝 전문 댄서의 지도하에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케이팝 댄스를 따라 하며 즐거워했다. 그 뒤로 열린 케이팝 댄스 배틀 시간에는 관중들의 환호가 행사장의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댄스 배틀 참가자들은 수준 높은 댄스 실력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관중들은 참가자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커다란 함성과 박수를 보내며 응원해 행사장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축제 그 자체였다.

댄스 배틀 참가자 프리야와 욜린 - 출처: 통신원 촬영

<댄스 배틀 참가자 프리야와 욜린 - 출처: 통신원 촬영 >


댄스 배틀을 막 마치고 무대 뒤로 돌아온 댄스 참가자 프리야(Priya, 21세) 씨와 욜린(Jolien, 23세) 씨는 정신없이 가파른 숨을 몰아쉬었다. 이들에게서 무대 위의 흥분과 긴장감이 여실히 드러났다. 두 사람의 댄스 경쟁에서 승리한 프리야 씨는 섬세하고 섹시한 댄스 동작을 선보여 사람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결과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프리야 씨는 "더 잘 출 수 있었는데 아쉽다. 팔 동작이 완벽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댄스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BTS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팬이자 이번 행사에서 파워풀한 댄스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욜린 씨 역시 "너무 긴장해서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두 참가자는 결과와 상관없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면서 즐거워했다.

K-뷰티 판매대 및 투호던지기 체험 공간 - 출처: 통신원 촬영
K-뷰티 판매대 및 투호던지기 체험 공간 - 출처: 통신원 촬영


또한 K-뷰티 판매대를 준비해 관람객들에게 한국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한복을 입고 즉석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한복 체험 공간도 마련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선보였다. 다른 한쪽에는 한국의 전통놀이 중 하나인 투호던지기가 준비돼 있었다. 케이팝 팬인 누나를 따라왔다는 밀란(Milan, 10세)은 40분째 쉬지 않고 투호던지기 놀이에 빠져 있었다. "누나는 케이팝 댄스 배틀에 참가하러 왔는데 저는 댄스에 크게 관심이 없어요. 누나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어요."라면서도 "이 게임은 너무 재미있어요. 던지기만 하면 되니까 방법은 쉽지만 정작 점수를 내는 것은 너무 어려워요. 현재까지 점수는 15점이에요."라며 투호던지기에 진심을 드러냈다.

좌측부터 양념 치킨을 맛보는 레아, 레이첼 그리고 숀 - 출처: 통신원 촬영

<좌측부터 양념 치킨을 맛보는 레아, 레이첼 그리고 숀 - 출처: 통신원 촬영>


행사장 외부에는 음식, 음료수 및 디저트 판매대가 마련돼 있었다. 벨기에에서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중국인 쿡히(Quoc-Huy) 씨는 "신청을 통해 이번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어떻게 한국 치킨 요리를 준비하게 됐냐는 질문에는 "우리 직원들 중 한국인은 없어요. 모두 중국인이죠. 하지만 유사한 요리가 있어 한국 음식을 만드는 것에 어려움은 없었어요."라고 답했다. 쿡히 씨는 이번 행사에서 다양한 한국 치킨을 선보여 사람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 명의 동갑내기 친구인 숀(Sean, 20세), 레이첼(Rachel, 20세) 그리고 레아(Lea, 20세) 씨는 모두 양념치킨을 구입했다. 맛 평가에 대한 질문에 숀 씨는 "치킨, 무, 김치가 함께 있는데 정말 맛있어요. 제가 김치를 알 정도로 한국 음식은 벨기에에 많이 알려져 있죠."라고 말했다. 어떻게 이번 행사장을 방문하게 됐냐는 질문에는 "케이팝 팬인 레아가 댄스 경연 대회를 함께 보러 가자고 해서 오게 됐는데 맛있는 음식도 맛보고 볼거리도 많아 매우 즐겁다."고 답했다.    

벨기에는 공용어로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 세 언어가 있어 다양성이 존중되는 국가이다. 또한 다양한 인종과 종교 및 문화가 공존하기 때문에 국가 화합은 월드컵 축구 경기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이렇게 다른 배경을 가진 벨기에의 젊은 세대를 하나로 만들어주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케이팝과 한국문화이다. 케이팝 댄스 행사가 열리는 곳에서는 백인, 흑인, 동양인은 물론 동유럽인, 무슬림, 모로코와 터키 배경의 젊은이들이 함께 어울려 춤을 추며 즐거워한다. 비록 모국어와 문화 및 종교적 배경은 다르지만 케이팝이라는 공통분모로 세대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중이다.

'K-쇼타임(K-SHOWTIME)' 역시 한국문화 행사이지만 한국인은 찾아볼 수 없는, 벨기에 내 케이팝 팬들이 하나가 돼 직접 준비해 이루어낸 멋진 성과물이다. 이제 벨기에 내 한류 행사는 현지 젊은이들이 주체가 돼 자발적으로 한국문화를 먼저 배운 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현지화 과정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대목에서 'K-쇼타임(K-SHOWTIME)'은 앞으로 벨기에뿐만 아니라 유럽 내 젊은이들의 화합과 교류의 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행사라고 여겨진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