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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선보인 '오직 젊음: 한국 실험미술 1960-70'

2023-10-3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9월 1일부터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한국의 실험미술을 소개하는 특별전 '오직 젊음: 한국 실험미술 1960-70(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Korea, 1960s-1970s)'이 시작됐다.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이번 5월에 먼저 선보인 해당 전시는 이후에 바로 뉴욕으로 옮겨져 구겐하임 미술관에 새롭게 설치됐다. 구겐하임의 타워 갤러리 3개 층에 걸쳐 공개된 이번 전시는 뉴욕 현지에서 처음으로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한다. 총 29명의 작가가 제작한 80여 점의 작품과 31점의 아카이브 자료가 포함된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 미술관이 공동주최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의 강수정 학예연구관과 구겐하임 미술관의 안휘경(Kyung An) 아시아 미술 어소시에이트 큐레이터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전시장 전경, 정강자 작가의 작품-키스미

< Level 2 전시장 전경, 정강자 작가의 작품 '키스미(1967, 2001년 재제작)'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은 지난 9월 1일 오프닝 행사와 9월 24일 두 차례 전시장을 방문했다. 오프닝 당일에는 현지의 한국 관련 기관들과 미술계 관계자들이 방문해 전시를 관람했다. 비록 이번 전시가 소개되는 공간인 타워 갤러리는 많은 사람들이 구겐하임 미술관을 생각하면 떠올리는 스파이럴 갤러리가 아니지만, 관객들은 3개 층을 가득 채우고 있는 작품 수와 전시 규모에 감탄했다. 특히 오프닝 현장에 방문한 사람들에게서는 뉴욕 주요 미술관에서 한국 근현대 작품이 소개된다는 것 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졌다.
    

전시 오프닝 현장

< '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 전시 오프닝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가 시작된 첫 번째 갤러리, Level 2는 변화하던 서울의 모습과 대한미술미술전람회(국전)으로 대표되던 기성 미술에 대한 반대로 시작된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 등의 젊은 작가 모임인 AG 그룹(Korean Avant Garde Association)의 작품으로 시작됐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감상하기 전 전시 서문 앞에서 1960~70년대 한국 사회에 대한 짤막한 소개를 읽었고, 몇몇 관객은 작품을 본 뒤에 돌아 나와 설명을 읽기도 했다.

두 번째 갤러리, Level 4는 성능경과 이건용 등의 작가가 포함된 개념적인 설치미술과 이벤트를 시도한 전위미술단체 ST(Space&Time)학회 활동을 소개하고, 이승택과 같이 당시 미술계에서 통용되지 않던 다양한 방법과 매체를 시도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특히 당시 유신정권을 배경으로 한 성능경 작가의 '신문(1974)'과 예술 개념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을 통해 완성된 이건용 작가의 신체 드로잉 시리즈 앞에서 많은 관객들이 감상평을 나누고 있었다. 마지막 갤러리인 Level 5는 당시 한국 젊은 작가들이 세계적인 미술계의 흐름에 맞춰 활동하고자 했던 시도와 국제 비엔날레 등에 참여했던 활동을 살펴볼 수 있었다. 마지막 갤러리에 소개된 성능경 작가의 '세계전도(世界顚倒)(1974)' 앞에는 여러 관객이 잘게 조각나고 새롭게 붙여진 세계 지도를 보며 오랜 시간 대화 나눴다.

전시 중간에는 연대표와 함께 시대적 상황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어 당시 한국 사회와 역사적 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관객들이 관심을 가졌다. 한국의 근현대 미술 작품들이 현지에서 더 깊은 이해와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한국의 근현대 역사와 사회적 맥락에 대한 소개와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장에서 이건용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들

< Level 4 전시장에서 이건용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구겐하임 미술관의 안휘경 큐레이터는 《New York Times(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시기(1960-70년대) 한국은 진정한 변화의 시기였고 예술가들은 그 시기와 세계 안에서 그들의 위치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전하며 한국 근현대 미술의 중요성에 관해 설명했다. 안 큐레이터는 인터뷰에서 "이번 전시가 힘들었던 시기의 한국 작가들의 노력과 인상적인 활동을 보여준다. 김구림 작가의 영상 작업 '1/24초의 의미(1969)'와 같은 작품은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의 일상을 기록하고 예술 작품으로 만들었다."고 전하며 "이 시기 한국 작가들의 노력은 장르를 초월해 실험미술로 분류됐다."고 했다. 이어 안 큐레이터는 "(당시 한국에) 정말 미술 시장이 없었고 그래서 많은 작품이 살아남지 못했다."고 전하며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 중에 일부는 나중에 다시 만들어졌고 사진이나 추억, 기억으로만 남아있는 작품들도 있다."고 전했다.

현지 미술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번 전시는 2024년 1월 7일까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이어진 후에 LA의 햄머 미술관(Hammer Museum)에서 2월 11일부터 순회 전시 일정을 이어간다. 다가오는 10월에는 필라델피아 미술관(Philadelphia Museum of Art), 11월에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각각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는 큰 규모의 기획전이 시작될 예정이다. 최근 작은 규모의 갤러리가 아닌 현지의 저명한 미술관과 기관에 의해 한국 작가들이 현지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돼 한국의 근현대 미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기의 한국 미술이 현지에서 관심받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구겐하임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https://www.guggenheim.org/exhibition/experimental-art-in-korea-1960s-70s
- 《New York Times》 (2023. 9. 1). Ephemeral but Unforgettable: Korean Experimental ArtIs Having a Star Turn, https://www.nytimes.com/2023/08/31/arts/design/korean-experimental-art-guggenheim.html?searchResultPosition=5
- 《Ocula》 (2023. 8. 30). Kyung An on the Enduring Spirit ofKorean Experimental Art, https://ocula.com/magazine/conversations/kyung-an-on-korean-experimental-art/
- 《Artnews》(2023. 9. 8). Under-Recognized South Korean ArtistsCome into Focus at the Guggenheim Museum, https://www.artnews.com/art-news/artists/under-recognized-south-korean-artists-focus-og-guggenheim-museum-show-1234678898/
    

통신원 정보

성명 : 박진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약력 : Program Coordinator and Executive Assistant, YS Kim Foundation (New York, United States) Teaching Assistant and Course Assistant, New York University (New York, United States) Social Media Manager and Creative Web Director, 스튜디오랩딥(서울,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