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아이돌을 여러 현지 매체에서 접하는 일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지난 19일 열린 2023 빌보드 뮤직 어워드(Billboard Music Awards)와 더불어 스트레이 키즈의 빌보드 앨범 순위 1위 소식은 어느 때보다 현지에서 케이팝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현지 음악 잡지 빌보드에서 매년 주관하는 음악 시상식으로 1990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와 함께 미국의 주요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올해 총 4개의 케이팝 부문을 신설했다. 총 69개의 부문 중에 케이팝 장르에 관한 수상을 하는 부문이 생긴 것이다. '톱 글로벌 케이팝 아티스트(Top Global K-Pop Artist)', '톱 케이팝 투어링 아티스트(Top K-Pop Touring Artist)', '톱 케이팝 앨범(Top K-Pop Album)', '톱 글로벌 케이팝 송(Top Global K-Pop Song)'이 새로 신설된 수상 부문이고, 각각 뉴진스,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의 <파이브스타>, BTS 정국의 < Seven >이 선정됐다. 반면 케이팝 이외의 다른 장르와 함께 경쟁하는 '톱 셀링 송(Top Selling Song)', '톱 듀오/그룹(Top Duo/Group)', '톱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Top Billboard Global(Excl. U.S.))' 부문에 각각 BTS 지민의 < Like Crazy >, 피프티 피프티, 뉴진스가 수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 BTS 멤버 정국의 수상 소감 인터뷰 - 출처: 빌보드 공식 홈페이지 >
올해 케이팝 부문이 신설되기 전까지는 싸이와 BTS가 역대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수상한 케이팝 아티스트였다. 최근 몇 년간은 BTS의 활약으로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꾸준한 수상이 있었으나, 멤버들의 순차적인 입대로 그 활약은 잠시 멈춰진 상태다. 비록 올해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케이팝 스타들의 수상은 케이팝 부문에 그쳤으나, 해당 부문의 신설에 의의를 둘 수 있다. 또한 시상식 무대에 오른 총 8팀의 퍼포먼스 중 2팀이 한국 가수였던 점 또한 의미가 있다(뉴진스, 스트레이 키즈). 빌보드 뮤직 어워드가 특정 지역 음악을 별도로 수상 부문으로 둔 것은 라틴음악뿐이었다. 라틴음악 부문은 미국 내에서 높은 인구 비율을 차지하는 히스패닉의 관심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기에 올해 케이팝 부문을 신설한 것은 미국 내에서 전반적으로 높아진 케이팝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을 방증한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 바로 다음 날인 지난 20일, 《New York Times(뉴욕타임스)》, 《Forbes(포브스)》 등 여러 현지 매체가 스트레이 키즈의 미니앨범 <樂-STA >의 빌보드 200 1위 소식을 보도했다. 빌보드에서 매주 발표하는 차트 중 앨범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 200'과 디지털 다운로드, 라디오 에어플레이,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노래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 '핫 100'이 그동안 여러 케이팝 스타의 성공을 보여주는 지표로 소개되곤 했다. 《New York Times》는 "스트레이 키즈가 데뷔 이후 지난 2년간 빌보드 200에서 4번이나 1위를 했다."며 "이번에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최신 앨범을 제쳤다."고 전했다. 《Forbes》는 "스트레이 키즈가 데뷔 이후 빌보드 200 차트 1위는 여러 차례 했으나, 이번 앨범에 포함된 싱글 <락(樂)(LALALALA)>이 처음으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 90위로 진입했다."고 전했다. 특히 《Forbes》는 스트레이 키즈를 "앨범 순위 1위를 여러 차례 하면서도 각 노래는 빌보드 핫 100에 진입하지 못했던 독특한 이력을 가진 케이팝 보이 밴드"라고 소개했다. 현지에서 앨범의 흥행은 각 음원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어지기에 앨범에 수록된 음원의 흥행 없이 앨범 판매량이 순위권에 드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Forbes》는 스트레이 키즈의 이번 빌보드 핫 100 진입에 주목하며 "드디어 케이팝 보이밴드가 음원의 흥행과 앨범의 흥행을 동시에 달성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이번 스트레이 키즈의 앨범은 21만 3,000장이 판매됐고, 1,600만 스트리밍을 달성했다. 《New York Times》는 특히 이번 앨범이 11개의 수집 가능한 에디션으로 다양한 포스터, 스티커, 포토북과 같은 굿즈와 함께 판매된 점을 언급하며, 각 멤버의 팬들이 여러 장의 앨범을 구매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현지에서 케이팝에 대한 보편적인 대중의 관심과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New York Times》가 최근 기사에서 암시했듯, 케이팝은 아직 팬덤을 중심으로 많은 경제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양한 에디션의 앨범, 랜덤 굿즈 등을 이용한 앨범 판매 전략은 국내 팬들에게도 이미 많은 비판을 받는 방법이다. 케이팝이 하나의 장르로 점차 인정받아 가는 만큼, 현지에서 과도한 판매 전략을 가진 음악산업으로 보이지 않도록 하는 산업계의 신중함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빌보드 공식 홈페이지, https://www.billboard.com/music/awards/jung-kook-2023-billboard-music-awards-top-global-k-pop-song-acceptance-speech-1235494753/
성명 : 박진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약력 : Program Coordinator and Executive Assistant, YS Kim Foundation (New York, United States) Teaching Assistant and Course Assistant, New York University (New York, United States) Social Media Manager and Creative Web Director, 스튜디오랩딥(서울,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