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테마 카페(OT7 Purple Cafe)를 가다

2023년 12월 11일 구글은 '25 Years in Search: The Most Searched'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지난 25년 동안의 구글 검색 역사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인물과 순간을 보여주는 창립 25주년 기념 영상을 공개한 것이다. 해당 영상은 인터넷 접속과 검색을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해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을 보여주면서 세계적으로 상징적인 공연, 스포츠의 순간, 역사적 전환점 등 변화의 다양한 순간을 3분 34초에 담았다. 한국 연예인도 빠지지 않았다. BTS는 25년 구글 검색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보이 밴드(Boy Band)로, 블랙핑크는 역대 검색 순위 1위의 걸 밴드(Girl Band)로 기록됐다. 영상에는 BTS의 무대 일부와 팬클럽인 아미(ARMY)가 'BTS'를 연호하는 장면과 블랙핑크가 공연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구글 25년의 역사에 등장한 BTS는 지난 12월 12일 정국의 군 입대로 멤버 전원이 군 복무를 위해 자리를 비웠다. 이에 대해 영국 BBC는 '비틀스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군 입대를 위해 흩어진다고 상상해 보라."라고 말하면서 BTS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 보도를 냈다. 한편 가장 먼저 입대해 2024년 6월 전역 예정인 진은 팬들에게 신년인사를 전했다. 《Philstar》는 BTS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진의 신년인사에 대해 보도하며 "BTS가 2025년 중에 다시 모여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필리핀 내 BTS 팬들의 근황은 어떨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BTS를 사랑하는 팬들을 만나기에 가장 쉬운 장소는 그들이 자주 모이는 곳이다. 그중 하나는 바로 한국 아이돌을 주제로 하는 카페다. 지난 2022년 12월 필리핀 웹사이트에 BTS를 주제로 한 카페 7곳을 소개하며 장단점을 분석한 글이 올라왔다. 7곳의 카페 가운데 한 카페를 최고로 선정했는데 그 카페는 바로 'OT7 Purple Cafe'다.

< BTS 테마 카페(OT7 Purple Cafe) - 출처: 통신원 촬영 >

해당 카페는 BTS를 주제로 필리핀의 수도권에서 북서쪽으로 90km 정도 떨어진 앙헬레스에 지난 2022년 1월 15일 문을 열었다. 카페가 있는 앙헬레스는 '필리핀의 미식 수도(Pampanga is known as the Culinary Capital of the Philippines)'로 불리는 음식이 유명한 빰빵가주의 한 도시다. 필리핀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찾아 앙헬레스를 방문하기도 하는데 이제는 BTS 팬들도 그 방문길에 합류했다. 올해로 2주년이 된 해당 카페는 지역민은 물론, 마닐라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팬들까지도 찾아오는 장소가 됐다.

< 카페에서 판매 중인 한식을 포함한 음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해당 카페는 BTS를 주제로 하는 카페답게 실내에 BTS 멤버 전원의 등신대가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카페를 찾은 팬들은 사진을 촬영하면서 자신의 아이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한 김치볶음밥, 떡볶이, 라면, 불고기덮밥, 제육덮밥 등 한국 음식을 비롯한 음식도 판매하고 있다. 오후 12시부터 문을 닫는 오후 10시까지는 카페의 야외 자리에서 무제한 삼겹살 뷔페 등을 제공해 한국 음식을 먹기 위해 찾아온 일반 고객들의 발길도 사로잡고 있다. 실제 해당 카페를 방문하는 고객은 현지인이 주를 이루고 있다.

< 카페를 찾은 팬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이 만난 마닐라에서 온 중국계 필리핀인 첸(Chen) 씨는 "BTS와 주말을 보내기 위해 마닐라 밖으로 나가고 싶다면 이곳이 최적입니다."라면서 BTS 관련 상품을 한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어 편리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인근 딸락에서 온 산토스(Santos) 씨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라면서 "BTS가 군 복무 후 무사히 복귀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케이팝 아이돌을 좋아하는 인근 대학생들이 모여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콘서트가 모두 취소되면서 아쉬운 마음을 이 카페에서 달랠 수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좌)카페 내 자리한 케이팝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 (우)판매 중인 상품이 있는 케이팝 아이돌 목록 - 출처: 통신원 촬영 >

카페에서는 BTS 팬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케이팝 팬들을 위한 제품도 판매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꼭 BTS의 팬이 아니더라도 '케이팝'과 '아이돌'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통해 서로 교류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모임이 진행된다. 카페 측에서도 단순히 BTS를 주제로 하는 음식을 팔거나 관련 제품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댄스 경연대회를 진행하는 등 케이팝 아이돌을 사랑하는 고객들의 수요에 맞는 전략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카페에서 열린 BTS 댄스 경연대회 - 출처: 선샤인 명 유튜브 계정(@Sunshine Myung) >

BTS를 주제로 하는 카페를 비롯해 현재 필리핀에서는 한국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업종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류 콘텐츠의 증가와 함께 한국이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언급되거나 한국을 연상할 수 있다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곧 한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과 카페뿐만 아니라 현지인이 운영하는 한식당과 한국식 카페 그리고 한국의 다양한 식재료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말이 된다. 물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이 위치한 필리핀이기에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국의 문화와 그 이후에 필리핀인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 미국의 문화와 비교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겠지만, 지금도 현지인들의 생활 속에 한국문화의 영향력이 확장되는 중이다. 문화에 대해 백범 김구 선생도 일찍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백범일지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말했다. 김구 선생은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도 큰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대중문화 역시 공유하면서 즐기는 것을 통해 양국의 우호를 증진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조상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앙헬레스 통신원]
약력 : 필리핀 중부루손 한인회 부회장/미디어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