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3일 한국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대선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파면 이후 치러지는 조기 선거로 국내외에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재외국민투표가 함께 진행됐다. 해외에 체류 중인 국민들이 투표를 위해 굳이 한국을 방문해야 했던 불편함을 덜기 위해 마련된 재외국민투표 제도는 2012년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대통령 선거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돼 재외동포 참정권을 보장해왔다. 재외국민투표는 투표용지 해외 배송과 회송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해 본 투표보다 먼저 시작된다. 이번 대선 전 세계 각국 재외공관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한인들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미국, 호주, 캐나다 등 국토가 넓고 대중교통이 불편한 나라에서는 투표소까지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각국 대사관과 한인회는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투표소까지 교통편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 (좌)투표 참여를 위해 지원된 대사관행 버스, (우)투표소로 향하는 필리핀 교민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러한 지원 속에서 필리핀을 비롯한 전 세계 118개국 223개 투표소에서는 5월 20일부터 25일까지 재외국민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신분증 등 필요한 서류를 지참한 유권자들은 점심시간, 주말, 공휴일에도 투표할 수 있었다. 마닐라 주필리핀대한민국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한인들이 모여들었다. 앙헬레스, 수빅 등 한인 밀집 지역에서는 대사관행 버스가 운영돼 교민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다. 대사관과 한인회는 사전에 안내를 강화하고, 투표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교통편과 간식을 마련하는 등 적극 지원했다. 재외국민투표는 단순한 투표 행위를 넘어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대한민국과 연결고리를 다시금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해외에서 자라는 젊은 세대에게는 민주주의 소중함과 시민 책임을 직접 체험하는 특별한 경험이기도 하다. 한 교민은 "해외에 있어도 한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재외국민의 목소리가 더욱 반영되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정치적 혼란과 변화 한가운데서 치러져 교민들 관심과 참여가 더욱 높았다. 한 교민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의미 있는 한 표를 행사했다."멀리 살지만 내 나라 미래를 위해 투표에 참여할 수 있어 다행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교민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전하기도 했다.
< 출마한 후보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2025년 5월 필리핀 역시 정치적으로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했다. 필리핀은 2025년 5월 12일에 중간선거를 치르며 상원 절반(12석), 하원 전체(317석), 지방정부 선출직 등 총 1만 8,200여 명을 새로 선출했다. 이번 선거 최대 관심사는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안과 2028년 대선 출마 가능성, 그리고 마르코스-두테르테 진영 대결이었다. 두 진영은 2022년 대선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함께 하면서 압승을 거뒀으나 이후 외교노선, 국방부 장관직 요청 거절, 예산 문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두테르테 전 대통령 체포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사실상 연합전선이 붕괴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두테르테 진영은 상원에서 예상 밖 약진을 보였고,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안은 7월 상원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2028년 대선 출마가 유력해지며, 반대로 탄핵이 가결되면 두테르테 가문이 행사하던 정치력 영향력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모두 외교·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차기 지도자 노선과 리더십이 국가 미래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와 정치적 파장은 필리핀을 넘어 동아시아와 아세안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2025년 제21대 대통령선거와 필리핀 중간선거는 각국 정치적 분수령이자, 민주주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운 중요한 계기였다. 한국에서는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조기 대선이라는 점에서 국민과 재외국민 모두가 한 표가 갖는 소중함과 책임감을 깊이 체감했다. 필리핀 역시 중간선거를 통해 정치 지형이 크게 요동쳤고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안 등 주요 이슈가 향후 국제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양국 선거는 단순한 정치적 요식 행위가 아니라 사회 각계 다양한 목소리와 참여가 국가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민주적 경험과 참여를 기반으로 양국 관계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한국법률일보》 (2025. 5. 5).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 유권자 258,254명 확정…재외투표는 5월 20~25일, https://www.lawfact.co.kr/news_view.jsp?ncd=3997
성명 : 조상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앙헬레스 통신원] 약력 : 필리핀 중부루손 한인회 부회장/미디어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