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0년 만에 콜롬비아에서 개봉하는 영화 <올드보이>

2024-03-1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2024년 들어 한국 영화가 콜롬비아에서 잇달아 개봉하고 있다. 지난 1월 25일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주연의 <콘크리트 유토피아(Sobrevivientes después del terremoto)>가 첫 포문을 열었고, 뒤를 이어 2월 1일 그레타 리와 유태오 주연의 <패스트 라이브즈(Vidas pasadas)>가 현지 관객들을 만났다. 그리고 오는 2월 22일 4K로 리마스터링 된 <올드보이(Oldboy)>가 콜롬비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2003년 개봉한 <올드보이>는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박찬욱 감독을 세계에 알렸을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에 대한 세계 영화인의 관심을 끌어올린 한국 영화사에서 큰 의미를 갖는 작품이다.

< 영화 '올드보이' 개봉 관련 내용을 담은 현지 언론 보도 - 출처: 'Señal Colombia' >

콜롬비아의 국영방송사인 《Señal Colombia(세날 콜롬비아)》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월 13일 '올드보이의 귀한'이라는 제목으로 영화의 내용, 등장인물, 제작진과 더불어 원작인 일본 만화 등에 대해 소개했다. 해당 매체는 지난 1월 30일 아동을 위한 채널 《Mi Señal Colombia(미 세날 콜롬비아)》의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케이팝이 인기 있는 이유'라는 주제로 케이팝이 인기 있는 6가지 이유에 대해 분석한 글을 선보인 바 있다. 

< 영화 '올드보이'의 개봉에 대한 현지 누리꾼의 반응 1 - 출처: 시네 콜롬비아 인스타그램 계정(@cinecolombia) >

《Cine Colombia(시네 콜롬비아)》는 SNS를 통해 영화 <올드보이> 개봉에 대한 소식을 주기적으로 업로드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댓글들이 눈에 띄였다. 현지 누리꾼들이 남긴 "예술 그 자체", "더빙을 하지 말아 주세요.", "우리 도시에서도 개봉해 주세요" 등의 많은 코멘트에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느껴졌다. 

영화 <올드보이>가 현지 흥행에 성공하면 다양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한국 영화의 관객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에 극장에서 접할 수 있던 한국 콘텐츠는 주로 BTS, NCT DREAM, 아이유 등 케이팝 아티스트의 콘서트 무대를 담은 영상이었다. 콘서트 장면을 담은 영화 역시 소중한 콘텐츠이지만 해당 아티스트의 팬덤이 주관객층이며, 일 2회 상영으로 인해 상영관수가 적다. 상영일 역시 1~3일 정도로 짧은 편이다. 하지만 상업영화의 경우 한 번 개봉하면 최소 일주일 이상, 하나 이상의 상영관에서 일 3~4회 정도 상영하기 때문에 조금 더 대중적인 접근이 가능해 다양한 관객층을 만족시킬 수 있다. 가령 식도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 속 산낙지나 주인공 오대수가 15년 동안 먹은 군만두에 호기심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그 유명한 '복도에서의 격투신'을 보고 훗날 자신의 작품에 오마주한 장면을 삽입할 수 있을 것이다. 

< 영화 '올드보이'의 개봉에 대한 현지 누리꾼의 반응 2 - 출처: 시네 콜롬비아 인스타그램 계정(@cinecolombia) >

더 나아가 <올드보이>가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시리즈 중 하나인 점을 고려할 때, <올드보이>가 현지 흥행에 성공하면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도 현지 관객을 만날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실제 한 누리꾼은 "박찬욱 감독의 모든 복수 시리즈를 개봉해 달라."는 글을 남겼는데, 이에 대해 다른 누리꾼이 "그 복수 시리즈가 무엇이냐?"고 묻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561명이 좋아요를 누른 해당 게시물을 본 사람이라면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와 제목에 대해 알게 됐을 것이다. 

이렇게 오래전에 제작된 한국 영화가 현지 개봉된 적이 없는 만큼 <올드보이>의 이번 성과에 따라 한국의 과거 흥행작이 후반 보정 작업을 통해 질을 높여 현지 극장에서 상영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이 시작된 지 두 달이 채 안 됐는데 벌써 한국 영화 세 편이 콜롬비아에서 개봉했다. 이 기세를 이어 올 한 해 더 많은 한국 영화가 콜롬비아에서 개봉돼 현지 관객들을 만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Señal Colombia》 (2024. 2. 13). “Oldboy” regresa a salas de cine en Colombia 20 años después de su estreno, https://www.senalcolombia.tv/cine/pelicula-oldboy-park-chan-wook
- 《Mi Señal Colombia》 (2024. 1. 30). Razones por las que los niños y las niñas aman el K-pop, https://www.misenal.tv/noticias-Kpop-infantil-Colombia
- 시네 콜롬비아 인스타그램 계정(@cinecolombia), https://www.instagram.com/cinecolombia/

	

통신원 정보

성명 : 최민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콜롬비아/메데인 통신원]
약력 : 현) EBS 글로벌 리포터 (콜롬비아, 메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