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타에 위치한 콜롬비아 국립대학교는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고등교육 기관 중 하나다. 이곳에는 정식 학점이 부여되는 교양 과목으로 한국어 수업이 운영되고 있으며 한국문화를 알리는 공간 '코리아 코너'도 있다. 이번 학기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에서 파견된 이혜진 객원 교수가 학생들의 한국어 수준에 따른 '한국어 1', '한국어 2', 그리고 '한국어 3'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코리아 코너'를 관리 중이다.
< '한국어 수업 3' 을 진행 중인 이혜진 객원 교수 - 통신원 촬영 >
학생 대다수가 케이팝과 드라마에 관심이 높은 만큼 수업 자료에 목표 표현을 포함한 케이팝을 소개한다. 흥이 많은 학생들의 특징을 고려한 마임이나 춤 등을 활용한 표현 학습은 학생들이 수업에 더 재미를 느끼고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냈다. 수업을 진행하는 이혜진 객원 교수는 "한국어에 관심이 높은 학생들이 수업을 신청해서 오기 때문에 수업 중 진행되는 여러 활동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고 그래서 지도하는 입장에서도 재미있고 만족감이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 수업을 듣는 학생들 - 통신원 촬영 >
'한국어 3' 수업에서 수업을 듣는 이유와 한국어에 왜 관심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나 마리아(컴퓨터시스템공학 전공)는 "처음에는 한국 역사를 다룬 드라마를 보며 한국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좋아졌어요. 그래서 약 4년 정도 전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 수업을 통해 한국어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어요. 수업에서 하는 한국의 전통놀이 등이 아주 재미있어요. 나중에 한국 장학금에 지원해 한국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했다. 이사벨 오스피나(컴퓨터시스템공학 전공)는 "2022년부터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고 한국문화를 좋아하게 됐어요. 이제는 한국에서 공부하거나, 일하거나 살고 싶어졌어요. 제가 처음으로 봤던 드라마는 제목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조선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였고, 드라마 속 건물과 문화 등이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그 후 한국에 대해 찾아봤는데 여전히 일부 조선 시대의 건물들을 방문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 한국에서 그 건물들을 제 두 눈으로 꼭 보고 싶어요."라며 한국의 전통 건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학기 학교를 졸업했지만 청강을 하고 있는 리나 메사는 "코로나19 기간 케이팝을 좋아하게 됐는데 그 후 전반적인 한국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또한 콜롬비아가 한국 전쟁 때 군인을 파병했던 것을 알게 되면서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2년 반 전부터 한국어를 배우게 됐어요. 그래도 아직 한국어로 말할 때는 많이 긴장돼 어려워요. 내년에는 한국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요. 사실 저는 대학을 졸업했는데 선생님이 특별히 청강을 허락해 주셔서 수업을 듣고 있어요."라며 한국어 수업에 대한 만족감과 한국어 학습에 대한 열정을 공유했다.
< 한국문화 향유 공간 '코리아 코너' - 통신원 촬영 >
한편 콜롬비아 국립대학교에서는 한국어 수업뿐만 아니라 '코리아 코너'라는 한국문화를 알리고 소개하는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는 학생들이 한국어로 된 도서를 열람할 수 있으며 자개 공예와 같은 문화 체험 활동과 함께 공기놀이, 투호,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도 경험할 수 있다. 오는 7월 자개 공예와 한글 캘리그래피 모임이 진행될 예정이다. 콜롬비아에서는 외국어 교육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대다수가 실용성을 고려해 영어를 우선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국어에 대한 높은 관심이 실제 학습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기에 대학 내 한국어 수업과 문화 공간이 마련돼 있다는 점은 한국문화를 보다 깊이 있게 소개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콜롬비아 내 한국문화 관련 수업이나 공간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최민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콜롬비아/메데인 통신원] 약력 : 전) EBS 글로벌 리포터(콜롬비아, 메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