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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넘치는 케이팝 팬들이 공연을 완성 시킨다, 온리원오브(OnlyOneOf)의 마드리드 공연

2024-08-2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케이팝의 인기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정해진 틀 안에서 기계적으로 키워지는 연습생들, 과도한 팬덤 문화 등 기형적인 시스템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케이팝이 문화 강국이라는 한국의 현재 이미지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아이돌 그룹의 해외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는다. 예전에는 대형 기획사들이 이미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지도 높은 그룹을 데리고 해외 공연을 했다면, 이제 이와 반대로 해외 투어를 통해 유명해지는 그룹도 늘고 있다. 코첼라에서 완벽한 라이브 무대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에이티즈(ATEEZ)도 공연을 통해 해외 팬들에게 먼저 크게 이름을 알리며 인기를 끌었다. 해외의 많은 케이팝 팬들은 처음에는 특정 그룹의 팬을 자처하기 보다 케이팝 자체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공연을 관람을 한 뒤 적극적인 팬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각 그룹의 해외 투어가 인지도나 인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난 주말 마드리드의 레가네스(Leganes) 지구에서 공연을 한 한국 그룹 온리원오브(OnlyOneOf)는 4년 전 스페인의 인기 가수 로살리아(Rosalía)의 노래 < Malamente >를 커버한 영상으로 스페인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스페인 음악 라디오 방송국 Europa FM 홈페이지 기사에 실렸던 바 있다. 또 이는 마드리드 시내가 아닌 남서쪽에 위치한 레가네스에서 처음 열리는 케이팝 콘서트로 레가네스 지역 신문의 이목이 집중됐다.

< 케이팝 그룹 온리원오브(OnlyOneOf)의 마드리드 공연 - 출처: 통신원 촬영  >

공연 당일, 공연장 앞은 이들을 만나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팬들로 가득했다. 이들의 스페인 팬클럽은 줄을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에게 자신들이 준비해온 피켓을 나누어주며 응원을 독려하기도 했고, 노래와 춤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북돋았다. 설렘이 가득한 입구를 지나 공연장에 들어선 관객들의 표정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기쁨에 기분 좋은 긴장이 섞여 있었다. 안에서 폭발하는 에너지는 엄청난 환호로 바뀌어 옛 투우 경기장이었던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팬들은 공식 공연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섰고 공식 티셔츠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들의 피켓까지 아낌없이 용돈을 지출하며 "공연을 오고 굿즈를 사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라며 찐팬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연 첫 곡은 투어의 이름이기도 한 < dOpamine >이었는데 공연장을 방문한 한 케이팝 전문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에 "첫 순간부터 노래와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치는 팬들 덕분에 수만 명이 함께 있는 듯한 멋진 경험이었다."고 서술하기도 했다. 팬들의 열정 넘치는 이런 반응은 공연을 펼치는 아티스트들에게도 전달됐는지 무대가 거듭될수록 더 큰 에너지 가득한 모습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공연 중간중간 팬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치며 그들의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해하고 걱정하는 따뜻한 모습은 스페인 현지 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멤버 소개 과정에서 멤버들은 배운 스페인어를 시도하는 모습으로 관객을 즐겁게 했다. 자신을 '구아포포(잘생긴 남자)'나 '마마시또(핫걸을 뜻하는 스페인 은어, 마마씨따를 남성형으로 바꾼 단어)'라고 소개하는 유머 있는 모습에 팬들을 크게 웃으며 연신 "귀엽다!"를 외쳤다. 이들은 밤새도록 '그라시아스(고마워)', '마마시타(핫걸)', '아리바(가자)', '테 아모(사랑해)', '그리타(외쳐)' 등 스페인어 단어를 연달아 부르며 스페인 팬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멤버 나인은 건강상의 문제로 무대 안무에 100% 참여하지는 못했는데 부재에도 그룹은 흠잡을 데 없는 퍼포먼스를 유지했다. 

< 공연을 함께 완성해 간 열정 넘치는 케이팝 팬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다른 멤버들이 자주 그에게로 가 장난을 치기도 하고 함께 하려는 모습에서 팬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멤버들 사이의 티키타카가 드러나는 순간들에 팬들은 더 열광했다. 엄마가 함께 공연장을 찾은 11살 엠마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수난 중 하나는 < give me the lOve, bitxx > 공연에 앞서 멤버들이 팬들에게 안무 일부를 보여주며 함께 춤을 추자고 권유했던 것"이라고 했다.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이들의 모습이 공연 차제를 더 특별하게 만들었고, 더 가족적으로 느껴지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멤버 각자의 개인 퍼포먼스의 무대도 이어졌는데 춤과 노래를 완벽히 해내는 모습에 팬들은 두 손으로 모아 잡고 감동하기도, 엄청난 함성과 박수로 보답하기도 했다. 농담으로 누가 가장 섹시한지 팬들의 의견을 묻고 감각적인 몸짓을 선보여 웃음과 환호를 자아내기도 했다. 공연 막바지에는 느린 노래에 맞춰 분위기를 바꿨다. 팬들은 휴대폰 손전등으로 현장을 밝히며 별이 빛나는 하늘을 연출했다. 한 멤버는 "꿈의 도시 마드리드에서 공연을 하게 돼 기쁘다."며 이 도시를 방문하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임을 암시하며 미래에 대한 암묵적인 약속을 남기기도 했는데 이는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감동의 무대가 끝나자 다시 무대로 올라와 에너지 넘치는 앙코르를 선사했다. 멤버들이 하트와 뽀뽀를 던지며 팬 서비스로 화답하자 팬들은 쉴 새 없이 뛰고 노래하고 비명을 질렀다. 한 팬은 "많은 콘서트를 다녔지만 이토록 팬들과 깊은 유대감을 표시한 그룹은 처음이었다."며 "다시 곧 스페인에서 보기를 고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열정적인 팬이라는 딸과 함께 찾은 페드로 씨는 "케이팝이 제 스타일의 음악은 아니지만 직접 공연을 와서 보니 왜 딸과 딸의 친구들이 케이팝에 열광하는지 알 것 같다."며 "팬들을 향해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공감'과 '세심한 관심' 그리고 '유머', 케이팝 팬들이 공연장에서 케이팝 스타들과 사랑에 빠지는 중요 키워드다. 이번 공연은 비록 작지만 그래서 오히려 팬들에게 더 직접 다가가고 소통할 수 있었던 인상적인 공연이었다. 두 시간의 공연이 끝나고 가슴을 부여잡고 나서는 팬들은 다음 투어를 위해 다시 스페인 땅에 발을 딛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으며 벌써 다음 콘서트를 고대하고 있었다.

공연장에서 해외의 팬들의 반응들을 직접 보면 '케이팝의 인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라는 질문보다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맴돈다. 이번 공연은 케이팝은 글로벌한 성장과 확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여전히 그 성장 동력은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