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찾아가는 도서전' 스케치

2024-10-0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주최하는 '찾아가는 도서전'이 자카르타 시내 르메르디앙 호텔(Hotel Le Merdian Jakarta) 1층 사소노 물요노 볼룸(Sasono Mulyo Ballroom)에서 7월 11일과 12일 양일간 열렸다.

< 2024년 7월 10일 첫째 날 오전 '찾아가는 도서전'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2024년 '찾아가는 도서전'은 일본(5월), 인도네시아(7월), 스페인(9월) 이렇게 세 번 진행될 계획이다. 2015년 처음 시작된 이 행사가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것은 대면 행사로는 2017년과 201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며, 온라인으로 열린 2020년과 2022년까지 합치면 다섯 번째다.

▣ '찾아가는 도서전' 연혁

구분

개최 도서전

2015

찾아가는 중국도서전 3회(샨시 시안, 산둥 지난, 지린 장춘)

2016

찾아가는 중국도서전 3회(장시 난창, 충칭, 장쑤 난징), 태국 방콕, 대만 타이베이

2017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남미 멕시코

2018

북미 미국, 베트남 호치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독일 프랑크푸르트

2019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베트남 하노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미국 LA, 태국 방콕

2020

(온라인 화상 상담회) 인도네시아, 베트남, UAE, 일본

2021

(온라인 화상 상담회) 동남아 3개국(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및 러시아, 프랑스·벨기에, 북미

2022

인도네시아(온라인), 일본 도쿄, 베트남 하노이, 북미 미국 뉴욕

2023

일본 도쿄, 태국 방콕, 프랑스 파리

2024

일본, 인도네시아, 스페인(예정)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7월 10일 오전에 만난 한국 출판사 중 유독 2018년에도 왔었다는 곳이 많았는데, 이는 자카르타에서 오프라인으로 마지막으로 열린 행사가 2018년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참가한 한국 출판사는 총 19개 업체였다. 행사의 영문 제목이 'Visiting Korean Book Fair in Indonesia 2024'이지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도서전이 아니라 사전 상담이 잡힌 현지 출판사들과 IP 수출 상담을 진행하는 비공개 행사다. 따라서 교민 사회에는 행사 공지가 전혀 나가지 않았고 개막일 아침 얼굴을 비춘 한국인은 한국문화원, 코트라 등 유관기관 직원들이 전부였다. 수 년째 '찾아가는 도서전'을 진행하고 있는 B2B 전문용역회사 피알액트가 당일 행사 현장을 관리했다.

참가 업체나 위탁 도서의 테마는 대부분 아동 도서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지난 3월 '2024년 찾아가는 자카르타(인도네시아) 도서전 참가사 및 위탁 도서 모집 공고' 요강을 보면 장르를 제한하지는 않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 참가사 중엔 '리스컴'처럼 음식 레시피 등 라이프스타일 전문 출판사, '건축세계' 같은 건축 도서 출판사도 있었으며 위탁 판매 도서 중에도 일반 에세이, 인문서 등이 눈에 띄었다. 참가 업체와 위탁 도서는 시장 적합성과 콘텐츠 우수성에 방점을 둔 기준에 따라 응모 업체 중 선정됐다. 참가사에는 전용 상담 및 전시 공간, 전담 통역사 1명, 현지 출판사와의 1대 1 미팅, 선정 도서 10종의 소개 자료 번역 및 제작, 항공료와 홍보물 제작 용도로 최대 70만 원의 지원금 등 혜택이 주어졌다. 올해를 포함해 최근 도서전 참석 업체와 상담 건수는 다음과 같다.

▣ 2020년~2024년 인도네시아 '찾아가는 도서전' 참석 업체와 상담 건수

연도

한국 출판사

인도네시아 출판사

상담건수

2020년 (온라인)

28

27

203

2022년 (온라인)

20

19

94

2024년 (오프라인)

19

37

집계 중

※출처: KPIPA 케이북수출지원팀

20번 테이블의 캐롯코리아에이전시는 별도의 공고를 통해 선정된 수출 전문가로 위탁 도서의 수출 상담 대행을 맡았다. 중국통 도서 에이전시로 알려진 캐롯코리아에이전시가 실제로는 2007년부터 인도네시아 출판사들에게 아동 도서 IP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한국 번역서가 현지에서 본격적으로 출간되기 시작한 것이 2011년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부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구자 격에 속한다.

< 2024년 7월 11일 둘째 날 오후 '찾아가는 도서전'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캐롯코리아에이전시 백은영 대표는 "이 행사에서 IP 수출 계약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그 계기가 되는 첫 미팅이라는 의미가 있다. 캐롯의 역할은 위탁된 한국 도서의 소개와 IP 수출 상담 대행일 뿐 나중에 수출이 성사되더라도 해당 실적이 캐롯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도서의 IP를 한국으로 수출하는 반대 방향의 거래에 대해서는 인도네시아 도서나 작가들의 지명도가 낮다는 점에서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백 대표는 늘 봤던 업체들이 다시 참가한다고 말해 한국 도서의 번역 출간에 관심을 가진 현지 출판사가 수적으로 그리 많지 않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로비에서 만났던 현지 출판사들은 공교롭게도 대기업에 속하는 그라메디아 소속 4곳, 미잔 그룹 소속 두 곳뿐이어서 풀이 크지 않음을 새삼 실감했다. 행사 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케이북수출지원팀 최가연 주임으로부터 이번 행사에 찾아온 현지 출판사 37곳의 명단을 받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복수의 퍼블리셔 계열사를 거느린 그라메디아, 미잔그룹, 아그로메디아는 계열사 및 출판 그룹 거의 모두가 총동원된 반면 전체의 절반쯤 되는 독립 출판사 중 실제로 한국 원작 번역 도서를 출간해 본 경험이 있는 곳은 3~4곳에 불과했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에서 만난 현지 출판사 중 몇 곳이 한국 도서 번역 출판사 목록에 추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주요 출판사 대부분이 행사에 얼굴을 비춘 셈이고 둘째 날 오후에도 행사장 로비가 다음 미팅을 기다리는 현지 출판사 관계자로 붐벼 한국 도서 IP에 대한 인도네시아 시장의 높은 관심이 잘 드러났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홈페이지, https://e.kpipa.or.kr/export/bookFairDataInfo.do

	

통신원 정보

성명 : 배동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통신원]
약력 : 작가, 번역가 저서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막스 하벨라르』 공동번역,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