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음악계에서 한국 밴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본에 한국의 밴드 음악이 알려지기까지는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의 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FT아일랜드는 다섯 개의 보물 상자(Five Treasure Island)라는 의미를 담은 팝 밴드로 2007년 6월 한국에서 데뷔했고, 일본에서는 2008년 데뷔했다. 일본 데뷔 전부터 멤버들이 일본에서의 유학을 통해 문화와 언어를 익힌 것으로 유명했다. 일본 TV 애니메이션 < 토리코 >의 엔딩 테마를 담당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며 K-밴드를 일본에 알렸다.
< 2007년 6월 데뷔한 FT아일랜드 - 출처: FNC 엔터테인먼트 >
같은 소속사 밴드인 씨엔블루는 2009년에 일본에서 첫 데뷔를 한 후 다음 해인 2010년 1월 한국에서 데뷔했다. 이후 일본에서 활동을 지속하면서 FT아일랜드와 함께 인기를 얻으며 K-밴드가 현지에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했다. 2024년 6월 씨엔블루는 일본에서 최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우버월드(UVERworld)와의 합동 공연을 개최했다. 일본 피아 아레나 MM에서의 6월 콘서트에 이어 7월에는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도 합동 공연을 이어갔다(UVERworld&CNBLUE SUMMER LIVE IN JAPAN and KOREA ‘UNLIMITED CHALLENGE’). 일본 밴드 우버월드는 씨엔블루와의 이번 공연이 한국에서의 첫 공연이었다.
< 2010년 1월 데뷔한 씨엔블루 - 출처: 'neown.tokyo'/FNC 엔터테인먼트 >
씨엔블루와 우버월드는 '밴드'라는 공통점을 기반으로 국경을 초월해 화합하며 '꿈과 도전'을 주제로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 해당 합동 공연이 양국의 음반시장, 특히 밴드 음악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양국의 밴드 음악에 대한 관심은 소셜미디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된 한 동영상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일본의 록(J-ROCK)과 한국의 록(K-ROCK)을 비교했는데, 조회수 179만 8,842회와 댓글 1만 4,386개를 기록했다. 해당 영상에는 국카스텐, FT아일랜드, 씨엔블루, 엔플라잉, 데이식스 등 한국 밴드의 라이브와 우버월드를 포함한 일본 밴드(ONE OK ROCK, Raise your flag, RADWIMPS, VMPS 등)의 라이브가 번갈아가며 등장한다.
< 'K-ROCK VS J-ROCK' - 출처: 유튜브 계정(@Asian Music Chart) >
해당 영상의 댓글에서는 "보컬 음색이 좋은 한국의 밴드 음악이 좋다.", "록의 감성이 살아있는 일본의 밴드 음악이 좋다.", "서로 다른 국가의 음악은 환경과 산업의 규모가 다르므로 비교하긴 어렵다." 등 다양한 의견을 살펴볼 수 있다. 일본의 라이브 음악 정보 사이트 《UtaTen(우타텐)》에서는 17개의 케이팝 남성 밴드를 소개하는 특집을 마련하며 "한국에는 왜 이렇게 밴드가 적은가"에 대한 칼럼을 실었다. 그러면서 그 원인으로는 '밴드의 라이브 공연장이 적다는 점', '소속사에 의해 밴드가 결성되는 비율이 높다는 점', 그리고 '아이돌 음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통신원은 한국과 일본의 라이브 공연장에 대한 데이터에 주목했다. 이는 밴드 음악의 수요 및 공급 등 시장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도쿄에는 신주쿠와 시부야를 중심으로 731개의 라이브 공연장이 분포해 있다. 한편 서울에는 홍대와 이태원을 중심으로 433개의 공연장이 있다. 한국 공연장의 2배에 가까운 공연장을 보유한 일본에서는 밴드 라이브에 대한 수요가 크며, 실제로 여러 밴드가 매년 많은 공연을 개최해 시장 규모가 크다. 이와 같은 인프라의 차이는 양국의 대중음악의 발전 방식 및 시장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 한일 융합 밴드 프롬츠(Prompts) - 출처: 'LIVEAGE A.D.' >
반면 양국의 밴드 음악에 있어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는데 바로 한일 융합 밴드 프롬츠(Prompts)의 등장이다. 한국인 멤버로는 PK(박강현), Piguri(피승훈)이 있다. 한국과 일본이 하나의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프롬츠의 행보는 양국의 밴드 음악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한국 밴드 음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초석 굳건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프롬츠의 활동이 한국과 일본, 양국 밴드 음악계에 어떤 변화를 주게 될지 주목되는 바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Sponichi Annex》 (2023. 6. 5). 日韓合同バンド「Hi―FiUn!corn」26日デビュー決定日本人1人と韓国人4人の5人組, https://www.sponichi.co.jp/entertainment/news/2023/06/05/kiji/
성명 : 하승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도쿄)/도쿄 통신원] 약력 : 호세이대학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