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일본 대표 연말방송에 한국 아티스트의 참여가 대폭 늘어나고 있어 일본 방송가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에 대한 관심이 왜 이렇게 높은 것일까? 일본 방송국 NHK에서 방영되는 해당 프로그램은 1951년 라디오에서 처음 방송됐다. TV 방영이 시작된 것은 1953년이며 이후 매년 12월 31일 밤 방송돼 2024년에는 75회를 맞이한 역사 깊은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다. 방송은 12월 31일 19시 15분에 시작해 23시 45분에 종료되며 1부와 2부로 나누어 방영된다. 홍팀과 백팀으로 구성된 출연 가수들의 우승을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성 가수가 홍팀, 남성 가수가 백팀이 된다. 그룹의 경우에는 리드 보컬의 성별에 따라 팀이 결정되며 듀엣의 경우는 나이, 데뷔 연도에 따라 홍팀과 백팀으로 갈린다. 가령 남녀 듀엣일 때는 여성 쪽이 나이가 더 많거나 경력이 앞설 경우 홍팀으로 편성된다. 승패는 게스트로 초대된 심사위원(탤런트, 스포츠 선수, 유명 인사)과 시청자 참여로 결정된다. 현재까지 70번 이상 치루어진 승률은 제73회(2022년)까지를 기준으로 백팀 40번 우승, 홍팀 33번 우승으로 백팀이 우세하다. '홍백'인 이유에 대해서는 빨간색과 하얀색이 일본을 대표하는 색 조합이자 길(吉)함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검도의 점수를 판정하기 위해 홍백기를 사용하는데 당시 프로듀서가 검도부 출신인 것이 계기가 돼 만들어진 제목이라는 설도 있다.
< 제2회 라디오 방송, 제3회 텔레비전 방송으로 공개된 'NHK 홍백가합전' - 출처: NHK >
은 시청률 및 화제성 면에서 일본 음악 방송 프로그램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프로그램이다.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가수들이 출연하기 때문에 가요계 인기 척도로 평가받기도 한다. 이에 따라 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는 매년 12월 현지 뉴스를 장식할 정도로 주목받는다. 최근 몇 년 사이 케이팝 아티스트 출연 비중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본 가수 팬들이 걱정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24년 11월에는 "한국 아이돌뿐이어서 지루하다, 참가자 발표"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해당 뉴스에 1,568건의 댓글이 달렸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왜 케이팝 그룹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젊은 세대에서 인기 있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온 가족이 시청하는 연말방송이기 때문에 다른 세대도 배려해 줬으면 좋겠다. 시청률 때문이라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일본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적인 프로그램인 만큼 소박하게 일본인 아티스트만 출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일본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빈자리를 한류 아티스트가 채워주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연말 프로그램에는 일본인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또한 최근 앙케트 조사 업체(LASISA)는 에 대한 시청자의 의견을 2024년 11월 기준으로 조사해 12월 발표했다. "당신은 에 일본 아이돌뿐만 아니라 케이팝 아이돌도 많이 출연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일본 대학생 400명의 반응은 어땠을까.
< 'NHK 홍백가합전'에 대한 일본 대학생 400명의 의견 - 출처: 'LASISA(らしさ・ラシサ)' >
해당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62%가 이번- NHK 홈페이지, https://www2.nhk.or.jp/archives/articles/?id=C0010423 - 《Yahoo!ニュース》 (2024. 11. 19). 「韓国アイドルばかりでクソつまらん」NHK『紅白』出場者発表もブーイングの嵐…「絶対今年いけた」女性アイドルグループのファン愕然, https://news.yahoo.co.jp/articles/1178d1dad35b5b136c4db6821983aa22d3d78f6b - LASISA(らしさ・ラシサ), https://lasisa.net/photo/84903?utm_source=news.yahoo.co.jp&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feed&utm_content=84903_6을 시청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66%가 "2024년 출연 아티스트에 대해 불만이 있다."고 답했다. 불만족스러운 이유로는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없다.", "일본 아티스트가 적다."를 꼽으면서 비즈(B'z)나 요아소비(YOASOBI)등 일본의 인기 아티스트가 출연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의문을 숨기지 못했다. 또한 "일본의 전통적인 방송 프로그램인데 케이팝 아이돌이 너무 많다."도 불만의 이유로 꼽혔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케이팝 아티스트 출연 찬반 의견이 분분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출연한 케이팝 아이돌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트와이스, 아일릿, 르세라핌 총 네 그룹이다. 일본 내 의 케이팝 아이돌 출연 이슈는 제이팝 팬들을 중심으로 한 우려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매년 한류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현지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더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류의 지속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다양한 반응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성명 : 하승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도쿄)/도쿄 통신원] 약력 : 호세이대학 대학원 정책창조연구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