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내 한국문화는 이제 특정 팬덤이나 일부 커뮤니티에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캐나다 사회 전반에 걸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대중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캐나다 주요 언론뿐만 아니라 대학 내 신문에서도 한국문화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토론토 메트로폴리탄 대학(Toronto Metropolitan University, TMU)의 학보인 《The Eyeopener(더 아이오프너)》는 "조화와 갈등: 케이팝을 통한 한국문화의 확산"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표했다. 해당 기사를 통해 캐나다 대학생들이 한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 영향력이 어떠한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기사는 기자가 직접 케이팝 공연장을 방문하며 느낀 개인적인 감정으로 시작해 콘서트에 참석한 학생들과의 인터뷰로 이어진다. 기사는 학생들이 케이팝을 처음 접한 계기와 이를 통해 얻은 경험을 생생하게 전한다. 한 학생은 "케이팝을 처음 접한 것은 사촌이 빅뱅, 소녀시대, 티아라, 엑소 같은 그룹의 음악을 소개해 주면서였어요."라고 말했고, 또 다른 학생은 "케이팝 뮤직비디오는 굉장히 화려하고 음악도 정말 신나요. 그전까지는 음악과 특별한 연결고리가 없었어요. 제가 접했던 음악은 거의 캐나다 라디오 음악뿐이었거든요."라고 덧붙였다. 또한 케이팝 콘서트의 특별한 분위기를 묘사하며 "콘서트가 시작되면 완전히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아요."라는 학생의 인터뷰를 통해 케이팝이 단순한 음악적 경험을 넘어선 감동적인 문화적 체험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케이팝을 단순한 대학생들의 유행 문화로 바라보지 않고 이를 통해 개인적인 성장과 문화적 확장을 경험하는 점에 주목했다. 음악과 영상미에 대한 새로운 이해뿐만 아니라 다양한 케이팝 관련 행사에 참여하면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고 이를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실었다.
< 토론토 매트로폴리탄 대학 신문에 실린 한류 관련 기사 - 출처: 'The Eyeopener' >
그러나 한편으로는 캐나다에서 케이팝 팬이 된다는 것이 과거에는 부정적인 인식과 조롱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는 케이팝 내에서 표현되는 여성적인 이미지, 성 고정관념, 그리고 아시아 문화에 대한 서구 사회의 오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팬들이 불필요한 편견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서구 중심적 시각 속에서 아시아 문화가 종종 오해되거나 대상화되는 문제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과 소비도 늘어나고 있지만 동시에 일부에서는 여전히 한국문화와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남아 있으며 성별과 관련된 편견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음을 짚었다. 마지막으로 기사는 캐나다에서 케이팝과 한국문화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캐나다 내 한류 소비자들 역시 K-드라마와 케이팝이 보여주는 이상화된 이미지 너머의 현실을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문화에 단순히 세련되고 화려한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회적 이슈와 현실적인 요소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실제 7월 22일 예정된 블랙핑크의 2025년 토론토 공연은 티켓 발매 하루도 되지 않아 매진돼 캐나다 내 케이팝과 한류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블랙핑크 외에도 스트레이 키즈, NCT 127, 베이비몬스터, 태민 등도 2025년 캐나다 공연을 앞두고 있어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케이팝의 지속적인 인기는 캐나다 내 다양한 문화산업과 연결돼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케이팝 팬들이 직접 오프라인 이벤트를 주관하거나 사회적 목소리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이는 새로운 공동체와 정체성을 찾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또한 케이팝에서 시작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캐나다 대학 내 한국어 강좌에 대한 수요와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오기도 했다. 하지만 《The Eyeopener》 기사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여전히 백인 문화가 우세한 소규모 지방 도시에서는 케이팝 통해 드러난 성 고정관념, 아시아 문화에 대한 편견, 문화적 오해 등이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캐나다 내 주요 대학에서는 케이팝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학문적 연구와 교육으로 확장되고 있다. 현재 여러 대학에서는 한국어 강좌 개설이 늘어나고 있으며 케이팝과 한류를 연구하는 학술 세미나와 포럼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직접 주최하는 케이팝 관련 동아리나 행사가 증가하면서 케이팝이 단순한 음악 소비 형태를 넘어 대학 내 새로운 문화적 경험과 교류의 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케이팝과 한국문화는 캐나다 대학 내에서 하나의 학문적, 문화적 흐름으로 자리 잡으며 학생들에게 세계화된 문화 감각과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의 지속적인 성장은 단순한 대중문화의 유행을 넘어 대학 내 교육과 연구의 중요한 주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The Eyeopener》 (2025. 2. 25). Harm and harmony: the dissemination of Korean culture through K-pop, https://theeyeopener.com/2025/02/harm-and-harmony-the-dissemination-of-korean-culture-through-k-pop/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해밀턴 공립 도서관(Hamilton Public Library) 사서 보조 전) 캐나다 한국학교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협회 학술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