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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한국 편의점, 캐나다 킬로나에 스며들다

2025-05-2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한국 편의점 감성, 여기서도 느낄 수 있어요." 2024년 가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킬로나(Kelowna) 다운타운 한복판에 특별한 공간이 등장했다. 서울과 소울(Soul)을 결합한 이름의 '서울풀 편의점(Seoulful Convenience)'은 단순히 한국 식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한국문화를 살아있는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경험형 편의점이다. 

캐나다 현지 로컬 언론 《Castanet》와 《INFOnews》는 이 공간을 "K-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창구", "킬로나의 작은 서울"로 소개했다. 불닭 챌린지, 한강 스타일 라면 조리기, 김치 클래스, 그리고 떡볶이와 붕어빵 같은 정겨운 간식들까지. 서울풀 편의점은 한류 콘텐츠로 한국을 접한 이들에게 한국문화의 일상을 체험하게 해 주는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풀 편의점의 박석원 대표와 온라인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 공간이 단순한 한국 식품점이 아니라 로컬 커뮤니티와 연결되는 하나의 문화공간이자 작은 민간 문화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밴쿠버 기반의 한국 음식 공동구매 플랫폼인 '마켓밴(MarketVan)'의 킬로나 지역 운영을 담당하던 박 대표는 "킬로나는 한인 인구가 많지 않아 대형 한인 마트가 들어오긴 어려웠지만 한국 식품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높았고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반응도 뜨거웠습니다."라고 말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소규모지만 정체성이 뚜렷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서울풀 편의점를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풀 편의점은 매장 내 모든 제품을 '메이드 인 코리아'로만 구성하고 있다.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컵라면부터 시작해 삼각김밥, 김치볶음밥, 떡볶이, 호빵, 음료, 과자, 아이스크림 등 한국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간식들과 식재료들로 가득하다. 특히 한강 스타일 자동 라면 조리기가 현지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드라마나 유튜브에 자주 등장하는 한국의 라면 문화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게 만든 이 조리기는 단순한 조리 도구를 넘어 한국 일상의 정서를 전달하는 문화적 경험 장치로 기능하고 있어요. 라면 하나 먹는 것도 한국에서는 하나의 문화잖아요. 한강에서 라면을 먹는 장면을 본 사람들이 여기서 직접 그걸 체험하고 싶어 해요."라고 그는 설명했다. 서울풀 편의점은 실제로 40종 이상의 라면과 계란, 치즈, 떡, 만두 등 각종 토핑을 제공하고 즉석에서 라면을 조리할 수 있는 스테이션을 마련해 사람들에게 한강 편의점에서의 라면 문화를 선사하고 있다.
서울풀 편의점에 마련된 라면 스테이션

< 서울풀 편의점에 마련된 라면 스테이션 - 출처: 서울풀 편의점 인스타그램 계정(@seoulfulconvenience) >

현지 언론들은 서울풀 편의점이 지역 사회에서 특히 주목받는 이유가 "단지 제품의 다양성이나 가격 경쟁력 때문이 아니라 참여형 문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불닭 스파이시 누들 챌린지'다. 참가자는 정해진 시간 내 불닭볶음면을 먹고 물 한 모금 없이 완주한 뒤 이를 소셜미디어에 인증하면 무료 음료와 라면을 받을 수 있다. 이외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달고나 만들기, 제기차기와 함께 김치 만들기 클래스 등 다양한 K-컬처 이벤트를 통해 매장은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서울풀 편의점 주고객층이 비한인이라는 사실이다. 약 80%의 고객이 비한인 현지인인데 그중 K-드라마나 케이팝을 통해 한국문화를 접했거나 한국에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을 체류하고 온 이들도 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이들은 서울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떡볶이, 김치 등을 구매하며 한국에서처럼 자연스럽게 쇼핑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그 가운데 매장 안 대형 스크린을 통해 케이팝 관련 영상이 상시 재생되고 있어 문화적 몰입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서울풀 편의점에서 실행한 불닭 챌린지

< 서울풀 편의점에서 실행한 불닭 챌린지 - 출처: 서울풀 편의점 인스타그램 계정(@seoulfulconvenience) >

서울풀 편의점은 앞으로도 커뮤니티 중심의 운영을 강화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여름 시즌을 맞아 인생네컷 포토 부스 도입을 계획 중이며 K-뷰티 체험, 김밥 만들기 클레스, 어린이 대상 한글 놀이 프로그램 등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한국문화에 대한 그리움이 있는 이들뿐만 아니라 한국을 처음 접하는 이들도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한국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통로로 작용하고 싶어요. 서울풀 편의점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공간을 넘어 문화적인 것을 함께 소개하는 곳이 되고자 했으며, 실제 운영하면서 우리가 가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얻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이를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하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서울풀 편의점은 오늘도 한국의 문화를 한국 식품과 함께 캐나다 킬로나 지역 주민들에게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서울풀 편의점 인스타그램 계정(@seoulfulconvenience), https://www.instagram.com/seoulfulconvenience/
- 《Castanet》 (2025. 4. 12). Plenty of fun challenges bring community together at Seoulful Convenience, https://www.castanet.net/news/Think-Local/544198/Plenty-of-fun-challenges-bring-community-together-at-Seoulful-Convenience
- 《Castanet》 (2025. 1. 31). Seoulful Convenience introducing Han River-style automatic ramen cooker, https://www.castanet.net/news/Think-Local/530737/Seoulful-Convenience-introducing-Han-River-style-automatic-ramen-cooker
- 《Castanet》 (2024. 11. 8). Seoulful Convenience hosting Buldak Spicy Chicken Noodles Challenge, https://www.castanet.net/news/Think-Local/516328/Seoulful-Convenience-hosting-Buldak-Spicy-Chicken-Noodles-Challenge
- 《INFOnews》 (2024. 11. 30). Where to get weird and exotic snacks in Kelowna, https://infotel.ca/inwine/where-to-get-weird-and-exotic-snacks-in-kelowna/it107334

통신원 정보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해밀턴 공립 도서관(Hamilton Public Library) 사서 보조 전) 캐나다 한국학교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협회 학술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