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유진과 유진>이 대만에서 초연된다. <유진과 유진>은 이금이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지난해 한국에서 삼연을 마친 작품이다. 원작 도서 『유진과 유진』은 대만에서는 지난 2023년 5월 25일 출판된 바 있다. 한국 웹진 《채널 예스》의 지난 3월 5일 보도에 따르면 뮤지컬 <유진과 유진>은 여성들의 우정인 '시스맨스'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어린 시절 유치원 원장으로부터 성추행 당한 소녀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트라우마를 이겨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 대만에서 출판된 도서 '유진과 유진'의 표지 - 출처: 부커라이(books.com) >
<유진과 유진>은 지난 2023년 11월 대만 국가 극장(National Theater & Concert Hall, Experimental Theater)에서 리딩으로 시범 공연을 선보였던 바 있다. 해당 공연을 통해 큰 호평을 받았던 <유진과 유진>은 2025년 3월 마침내 정식 공연을 시작했다. 현지 기업인 씨 뮤지컬(C MUSICAL)에 의해 진행되는 <유진과 유진>의 대만 공연은 3월 7일에서 3월 23일까지 타이베이에 위치한 500석 규모의 수원극장(水源劇場, Wellspring Theater)에서 진행된다. 지난 2022년 한국 창작 뮤지컬인 <어린왕자>가 공연됐던 공연장이다. 티켓 가격은 900nt(약 3만 9,807원)~2,000nt(약 8만 8,460원)으로 책정됐다.
< '유진과 유진' 공연이 진행된 수원극장 전경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유진과 유진> 공연의 흥미로운 점은 대만에서 한국 원캐스트 공연과 함께 중국어 버전으로 정식 초연된다는 점이다. 이에 중국어로 진행되는 공연과 한국어로 진행되는 공연을 대만에서 한 번에 만나 볼 수 있다. 그간 <어린왕자>나 <휘인>과 같은 한국의 창작 뮤지컬이 대만에서 중국어 버전으로 초연되거나 <헤드윅>과 <팬레터>와 같은 중형 뮤지컬이 초청을 받아 한국 캐스트들이 타이중 국립극장에서 공연을 진행한 적은 있었다. 그러나 <유진과 유진>과 같이 한국어 공연과 중국어 공연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다. 중국어 공연은 대만 현지 배우들이 진행하며 한국어 공연은 대만을 찾은 한국 배우들이 공연한다. 큰 유진으로는 다 티앤(大甜), 첸밍추(陳明珠), 이아진, 홍나현, 작은 유진으로는 리링웨이(李玲葦), 캉야팅(康雅婷), 임찬민, 박세미가 캐스팅됐다. 한국어로는 총 3회 공연되며 3월 13일과 14일에 이아진-임찬민 캐스트와, 3월 15일에는 홍나현-박세미 캐스트로 진행된다. 중국어와 한국어 공연을 함께 보는 이들을 위한 할인 혜택 또한 준비돼 있다. <유진과 유진>은 한국어 대사를 중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대만 관객들의 감성을 반영하기 위해 단순 직역이 아니라 대만 특유의 표현 방식과 감성을 살려 번역했다. 예시로서 <유진과 유진>에서 언급되는 한국 지명들은 대만인들에게 친숙한 대만 내 지명으로 대체됐다. 스레드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는 <유진과 유진>을 관람한 관객들의 번역 관련 호평을 찾아볼 수 있다.
<'유진과 유진' 포스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유진과 유진>의 라이선스 공연에는 한국 스태프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창작 뮤지컬 <무명, 준희> 등의 연출에 참여한 이기쁨 등이 대만을 찾아 <유진과 유진>의 공연을 현지 스태프들과 함께 준비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양국 스태프들의 노력을 통해 한국어로 진행되는 <유진과 유진>의 3월 14일 공연 현장에는 외국어 공연임에도 적지 않은 수의 대만인들이 찾아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자막과 함께 공연을 보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음에도 중국어 공연 못지않게 많은 대만인들이 찾아 공연장의 좌석을 빽빽하게 매웠다. 공연의 마지막에는 <유진과 유진>의 이야기에 공감한 관객들이 끊임없이 박수를 쳤다. 《CNA》는 지난 3월 6일 뮤지컬 <유진과 유진>을 소개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미성년자 대상의 성폭력이라는 비극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많은 피해자들이 침묵과 억압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심지어는 자신의 상처를 세상에 이야기조차 할 수 없는 가운데 이들의 목소리를 무대 위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언급한 대만 제작진의 소감을 전했다. 《自由時報(자유시보)》또한 지난 3월 10일 <유진과 유진>에 대해 보도했다. "두 유진이 함께 상처를 치유하고 용기를 내어 자신의 아픔과 마주하는 여정을 그려낸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유진들(有真們)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해당 뮤지컬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부커라이, https://www.books.com.tw/products/0010957376?srsltid=AfmBOoq1H3UcSDGyD4DWVQ1xU6zAxg1G4460n1fplZyO4K2WK0Du2mLb - 인스타그램 계정(@cmusicalpd), https://www.instagram.com/cmusicalpd/ - 《自由時報》 (2025. 3. 10). 【藝術文化】有真與有真韓國原版卡司本週登台 加碼台韓版有真們合體謝幕, https://art.ltn.com.tw/article/paper/1695641 - 《CNA》 (2025. 3. 6). 音樂劇「有真與有真」關注未成年性剝削議題, https://www.cna.com.tw/news/acul/202503060224.aspx - https://www.opentix.life/event/1879062568967995393 - 《채널 예스》 (2025. 3. 5). [더뮤지컬] 다양화되고 정교해진 여성 서사 창작뮤지컬, https://ch.yes24.com/Article/Details/80882 - 《팝콘뉴스》 (2025. 2. 18). [MZ아티스트] 낭만을 잃고 무명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뮤지컬 ‘무명, 준희’, https://www.popcorn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73271 - X 계정(@musical_yujin), https://x.com/musical_yujin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약력 : 국립정치대학교 박사과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