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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자료] 올해 한류는 파란불! 소비자 설문조사와 K-드라마, 삼바 협업 광고

2025-04-1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목요일 브라질 넷플릭스가 재미있는 광고 하나를 선보였다. 브라질의 원로 가수 아우시아니가 자신의 히트곡 의 한 구절을 한국어로 부르는 이 짧은 영상은 한국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4막 공개를 앞두고 제작된 홍보 영상이었다. 77세의 친근한 국민 가수가 두 주연배우 아이유와 박보검의 모습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드라마에 한껏 빠진 모습으로 사랑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브라질 한류 팬들의 큰 공감을 얻으며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궜다. 아우시아니의 허스키한 내레이션과 한국어로 부른 노래가 일품이다. "지금 한국어로 노래하고 있어요. 왜냐면 이 언어에는 열정이 가득하기 때문이지요. 저는 사랑의 섬 성루이스 출신이에요. 어떻게 K-드라마 팬이 아닐 수가 있겠어요. 내가 우리 보검 씨에게 푹 빠져버린 것처럼 당신도 이 드라마에 빠져버릴 거예요." 아우시아니가 자신을 마라냥 주의 성루이스 섬 출신으로 소개하는 것도 드라마 배경인 제주도를 연상시킨다. 각종 드라마 굿즈를 들고 배우 박보검을 '보군징유(Bogunzinho)'라는 브라질식 애칭으로 부르며 드라마 팬들을 그대로 묘사한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지 하루 만에 해당 영상은 전국의 도라메이라들과 아우시아니의 팬들이 보낸 코멘트로 가득 찼다. "어떤 언어로 불러도 멋진 노래!", "소름 돋았어요.", "넷플릭스가 브라질을 감동시키네요. 놀라운 목소리로 드라마와 하나가 된 우리 국민가수!", "노래 들으려 몇 번이나 다시 돌려보고 있어요.", "아우시아니가 한국 노래를 부르는 것도 보고 싶네요.", "상상치도 못한 조합!", "저도 이 드라마에 빠졌어요.", "이 아이디어 낸 사람의 월급을 올려줘야 합니다." 등 반응이 뜨겁다.
아우시아니와 브라질 넷플릭스가 선보인 '폭싹 속았수다' 광고가 큰 주목을 받았다

<아우시아니와 브라질 넷플릭스가 선보인 '폭싹 속았수다' 광고가 큰 주목을 받았다 - 출처: 인스타그램 계정(@netflixbrasil)>

1분기 브라질 넷플릭스 현황을 보면 매월 두어 작품씩 한국 작품이 순위권에 오르고 있다. 1월에는 <오징어 게임>(6주)과 <솔로지옥 시즌4>(1주)가, 2월에는 <응급외상센터>(1주), <멜로무비>(1주), 3월 현재는 <감자연구소>(4주), <폭싹 속았수다>(2주), <약한영웅 Class 1>이 선방하고 있다. K-드라마 신작이 올라오면 일단 한번 맛은 본다는 의미다. 특히 <감자연구소> 같은 로맨틱코미디 장르는 한국 내 인기와 상관없이 믿고 보는 수준이다. 한국 드라마 상영과 한류 콘텐츠를 꾸준히 밀고 있는 케이블 방송 Play TV의 레오나르도 잘크만 부사장은 "2024년 말 방영한 한국 드라마 의 마지막화 시청률이 5배나 뛰었다."며 "(한류가) 더 이상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브라질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언급했다.
3월 28일 브라질 넷플릭스 순위에 한국 드라마 3편과 영화 1편이 올랐다

< 3월 28일 브라질 넷플릭스 순위에 한국 드라마 3편과 영화 1편이 올랐다 - 출처: 넷플릭스 >

빅 테크 기업 스테파니니의 자회사인 마케팅 소비자조사 전문회사(Ecglobal)는 지난달 '2025년 브라질의 한류 소비 추세'라는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957명 설문 대상자 중 총 852명이 해당 주제에 관심을 갖고 설문에 응했다. 조사에 따르면 가장 관심 있고 알려진 한류 콘텐츠로는 드라마(55%), 기술(55%), 영화(48%), 음식(44%), 뷰티 및 스킨케어(41%), 음악(41%)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90%가 K-드라마 시청 경험이 있으며, 그중 55%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시청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70% 이상이 한국 음악을 접한 적 있다고 답했다.

또한 한류 콘텐츠를 시청하는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으로는 넷플릭스(60%), 유튜브(14%), 아마존프라임비디오(9%), 라쿠텐 비키(4%), 글로보플레이(4%) 순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선택 이유로는 작품의 다양성(37%), 자막이나 더빙의 품질(35%), 오리지널 작품(31%), 독점권(23%), 친구나 인플루언서의 추천(20%) 순으로 꼽았다. 해당 응답자의 53%가 더빙을 선호했고, 자막으로 본다는 답변은 19%, 그리고 28%는 더빙과 자막 모두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케이팝 이용 플랫폼은 유튜브(69%), 스포티파이(57%), 애플뮤직(12%)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설문조사는 올해 한국문화 행사에 대한 관심도도 보여준다. 응답자의 47%가 한국문화와 관련된 이벤트에 참여할 의향을 표했는데 그중 23%가 반드시 가겠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관심 이벤트로는 문화 축제(46%), 전시회 및 제품 박람회(45%), 케이팝 콘서트(35%), 팬미팅(27%) 등이 있다. 또한 응답자의 48%가 한국의 전자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41%는 식품, 40% 화장품을 구입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5%가 브랜드가 제품과 서비스 홍보에 한국문화 경험을 활용하는 것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80%는 한국문화로부터 영감을 받은 품목을 시도해 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류 마케팅의 선호도와 가능성을 알아보는 설문조사인 만큼 스테파니니의 자회사 측은 "올해 브라질 소비자들이 한류와 연관된 홍보, 제품, 서비스, 지역 행사 등에 호감도가 높으며 적극적인 소비 의향을 보임에 따라 한국문화와 현지 시장의 긍정적인 협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발표된 설문조사 '2025년 브라질의 한류 소비 추세

<지난 2월 발표된 설문조사 '2025년 브라질의 한류 소비 추세' - 출처: 'HIT!Magazine'/Divulgação/Stefanini>

올해 초 리우데자네이루의 큰 한류 행사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오픈 시간에 맞춰 길게 줄을 선 입장객들, 전날 매진된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사람들, K-드라마 팬 도라메이라 단체 방문객, 골수 케이팝 팬들과 커버 댄서들, 한류 상품을 자체 제작해 판매하는 프리랜서들, 식품 및 제품 판매원, 먹거리 가판대 조리원들까지 복작복작하지만 질서 있게 돌아가는 모양새는 한류 행사가 따르는 일반적 규칙을 잘 보여줬다. 인터뷰를 해보니 많은 이들이 한류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행사 방문도 처음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규모가 커지고 인지도도 높아졌지만 내용이 새로운가 살펴보면 대부분 그렇지는 못했다. 처음으로 한류 행사를 찾은 방문객들은 매우 흡족해했지만 다수의 방문 경험이 있는 이들은 동일한 경험을 위해 재방문해야 하는가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한류는 더 이상 신흥시장이 아니다. 한국 콘텐츠가 주는 환상과 낯섦에 신선한 문화 충격을 받는 시기는 지났고 이제는 충성도와 기대심리를 이용한 소비 시장이 이끌고 있다. 기존 매력에만 기대어 익숙함을 재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이 같은 점에서 브라질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가 적절히 협업된 아우시아니의 광고는 매력적인 시도라고 평할 수 있다. 당분간 의 한국어 버전이 귀에 맴돌 듯하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인스타그램 계정(@netflixbrasil), https://www.instagram.com/netflixbrasil/
- 《TELA VIVA》 (2025. 2. 10). Quase 90% das pessoas assistem k-dramas com frequência no Brasil, https://telaviva.com.br/10/02/2025/quase-90-das-pessoas-assistem-k-dramas-com-frequencia-no-brasil/
- 《HIT!Magazine》 (2025. 2. 11). Quase 90% das pessoas assistem k-dramas com frequência no Brasil, https://hitmagazine.com.br/quase-90-das-pessoas-assistem-k-dramas-com-frequencia-no-brasil/

통신원 정보

성명 : 서효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브라질/리우데자네이루 통신원]
약력 : 리우데자네이루 야지지 어학원(YÁZIGI TIJUCA) 한국어 강사, 오디오콥 더빙 번역 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