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가디언(Guardian), 왓슨스(Watsons) 같은 대형 드럭스토어 내 작게 비치된 한국 화장품 코너가 전부였던 싱가포르 내 K-뷰티 시장은 이제 한국 화장품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단독 매장이 생길 정도로 성장했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지속가능하고 문화적 기반을 지닌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싱가포르 내 다양한 온라인 쇼핑몰은 K-뷰티 중심의 전용 카테고리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예스스타일(YesStyle)은 '코리안 뷰티(Korean Beauty)' 카테고리를 별도 구성해 1만 개 이상의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고객을 위한 빠른 배송 및 정품 보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예스스타일에서 판매 중인 한국 화장품 - 출처: 예스스타일(YesStyle) 홈페이지 >
케이시스터즈(Ksisters) 공식 온라인몰(ksisters.sg)은 '마더케어', '뷰티 앰버서더 추천 루틴' 등 독창적인 큐레이션 메뉴로 접근성을 높이고 있으며, 세포라(Sephora) 역시 '코리안 스킨케어(Korean Skincare)' 항목을 통해 주요 K-뷰티 브랜드(에스케이투, 닥터자르트, 라네즈, 이니스프리)를 전면 배치하고 있다. 특히 토리든(Torriden), 조선미녀(Beauty of Joseon) 같은 신흥 브랜드도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기존 대형 브랜드들과 경쟁구도를 형성 중이다.
< 싱가포르 세포라에서 판매 중인 한국 화장품 - 출처: 세포라(Sephora) 홈페이지' >
K-뷰티 인기는 온라인 채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온라인 확장에 힘입어 싱가포르 중심부 오차드 로드에는 한국 화장품만을 전면에 내세운 케이시스터즈 매장이 문을 열었다. 케이시스터즈는 한국 출신의 창립자 이정민(Jungmin Lee) 대표가 싱가포르 현지에서 직접 설립한 브랜드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클린 뷰티 철학을 기반으로 선별된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2024년 말 문을 연 이 플래그십 매장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K-뷰티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매장 입구에 "Korean Skincare Philosophy Starts Here"라는 문구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매장 내부에는 제품 성분에 대한 상세한 설명, 뷰티 루틴별 카테고리 구성, 제품 테스트존 등이 섬세하게 배치돼 있다.
< 오차드에 위치한 케이시스터즈 매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직접 매장을 방문해 본 결과 주말에는 매장 입장에 줄이 생길 정도로 방문객이 많았다. 메이크업 제품, 아기 피부에도 쓸 수 있는 저자극 화장품, 클렌징 밤과 톤업 선크림 등은 특히 많은 현지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는 인기 제품이었다.
< 케이시스터즈의 제품을 구경하고 있는 손님 - 출처: 통신원 촬영 >
《Grazia Singapore(그라치아 싱가포르)》는 2025년 5월호 특집(Grazia Game Changers 2025)에서 케이시스터즈의 이정민 대표를 인터뷰하며 "케이시스터즈는 한국 여성들의 진짜 피부 관리 철학을 싱가포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데 성공한 브랜드"라고 평가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이정민 대표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K-뷰티의 철학과 루틴 자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특히 케이시스터즈는 자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 피부 타입 맞춤 추천, 질의응답, 뷰티 클래스 신청 등 고객 참여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며 오프라인 매장과의 연계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그렇다면 싱가포르 소비자들은 왜 K-뷰티에 열광할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유는 가볍고 산뜻한 텍스처, 민감 피부도 사용할 수 있는 저자극 포뮬러, 뛰어난 수분 보습 효과, 가성비 높은 가격대다. 기후가 습하고 더운 싱가포르에서 한국 화장품은 피부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보습력이 뛰어나 좋다는 홍보 문구나 리뷰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장점이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에서 인기를 끄는 큰 요인으로 꼽힌다.
< 매장 내 진열돼 있는 가성비 좋은 한국 화장품 - 출처: 통신원 촬영 >
또한 한류 콘텐츠의 인기도 K-뷰티 확산에 한몫하고 있다. 아이돌이나 배우가 사용하는 제품은 유튜브,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자연스럽게 현지 소비자에게 노출된다. K-뷰티 인플루언서의 루틴, 언박싱, 리뷰 콘텐츠 등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케이시스터즈는 매장 내 소셜미디어 인증 포토존을 마련해 고객의 자발적 콘텐츠 생성을 유도하는 등 바이럴 마케팅 전략도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이제 K-뷰티는 단순한 상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과 문화적 코드를 담은 경험 중심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케이시스터즈와 같은 브랜드는 큐레이션 철학과 고객 중심 전략을 통해 싱가포르 여성들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고 있으며 한국 화장품은 신뢰할 수 있는 뷰티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 향후 한국 K-뷰티 브랜드의 싱가포르 진출은 산후 회복 뷰티, 남성용 스킨케어, 비건 코스메틱 등으로 다양화될 것으로 보이며 동시에 뷰티 테크(Beauty Tech)와 접목된 스마트 진단 시스템, AI 기반 제품 추천 서비스도 본격 도입될 전망이다. 한류에서 시작된 K-뷰티가 싱가포르 중심가에서 만든 '작은 서울'은 이제 매장을 넘어 글로벌 문화 경쟁력의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열풍이 앞으로도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Grazia Singapore》 (2025. 5). GRAZIA Game Changers: Jungmin Lee On How Ksisters Is Redefining K-Beauty In Singapore, https://grazia.sg/game-changers/grazia-game-changers-2025-jungmin-lee-ksisters-beauty-interview/ - 예스스타일(YesStyle) 홈페이지, https://www.yesstyle.com/en/beauty-beauty/list.html - 세포라(Sephora) 홈페이지, https://www.sephora.sg/categories/skincare - 케이시스터즈 홈페이지, https://ksisters.sg
성명 : 신보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싱가포르/싱가포르 통신원] 약력 : 노보진(NovogeneAIT Genomics Singapore Pte.Ltd.)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