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거장 서보 이스트반(István Szabó) 감독이 지난 5월 16일 금요일(현지 시간) 제78회 칸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으로부터 평생공로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번 수상은 헝가리 국립영화연구소(NFI)가 4K로 복원한 감독의 1999년작 <선샤인(Sunshine, 1999)>이 칸 클래식 부분에서 상영되기 직전 발표돼 의미를 더했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평생공로상은 전 세계 영화 평론가들이 한 감독의 영화적 업적과 영화사에 대한 공헌을 기리기 위해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과거 클린트 이스트우드, 마뇰드 올리베이라, 장뤽 고다르 등 전설적인 감독들이 수상한 바 있다. 1981년 헝가리와 독일의 합작영화 <메피스토(Mephisto, 1981)>를 통해 단숨에 전 세계 영화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서보 이스트반 감독은 이후 <레들 대령(Colonel Redl, 1985)>, <하누센(Hanussen,1988)> 등 40여 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꾸준히 활동해 왔다.
< 서보 이스트반(István Szabó) 감독 - 출처: 'XpatLoop.com' >
영화사를 관통하는 거장의 궤적: 서보 이스트반의 업적 서보 이스트반 감독은 1938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부다페스트 연극영화대학교(University of Theatre and Film Arts)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그는 얀초 미클로시 이후 헝가리 영화계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감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서보 이스트반 감독의 초기작은 자전적 요소와 함께 당대 젊은 세대의 초상, 기억, 정체성을 탐구하며 주목받았다. 그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도 실험적 예술 영화 제작을 지속했다. 야노쉬 카다르 정권에서 영화가 국가의 주요 선전 도구였음에도 서보이스트반 감독은 어떻게 예술 영화 제작을 지속할 수 있었을까? 이는 사회주의 체제 헝가리가 국가 지원을 통해 비록 제한적이었으나 비판적이고 실험적인 작가주의 영화 제작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부의 예술 영화 지원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었다. 먼저 국제적으로는 사회주의 체제가 순수예술을 억압한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문화적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동시에 헝가리 정부는 예술 영화의 난해함과 상징성이 대중에게 미치는 사상적 파급력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예술 영화는 대외적 홍보 수단과 대내적 무관심이라는 모순적 상황에서 국가 지원을 받아 제작될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지원은 철저한 검열 아래 제한된 자유였으나 정부는 벨라 발라즈 스튜디오(BBS) 같은 기관을 통해 젊은 감독들에게 실험 영화 제작 기회를 부여했다. 이처럼 통제된 자유 속에서 제작된 예술 영화는 사회주의 체제 붕괴 이후 헝가리 영화가 세계적 반열에 오르는 자양분이 됐다. 사회주의 정권 붕괴 후 서보 이스트반 감독은 랄프 파인즈, 헬렌 미렌 등 세계적인 영화 제작자들과 협업해 <선샤인(Sunshine, 1999)>, <빙 줄리아(Being Julia,2004)> 등 국제적인 작품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 거장으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그는 <메피스토(Mephisto, 1981)>로 헝가리 영화 최초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레들 대령(Colonel Redl, 1985)>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는 등 동시대 가장 중요한 감독 중 한 명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헝가리 언론, 연일 뜨거운 찬사 서보 이스트반 감독의 칸영화제 평생공로상 수상에 헝가리 언론은 한목소리로 헝가리 영화계의 큰 영광으로 그의 공노를 높이 평가했다. 《Daily News Hungary(데일리 뉴스 헝가리)》는 "헝가리 영화감독 이스트반 서보, 칸에서 권위 있는 평생공로상 수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수상 자체의 영예와 더불어 그의 영화 <선샤인>의 4K 복원 상영 및 칸영화제와의 인연을 상세히 보도했다. 《Kultura.hu》와 《index》 역시 감독의 수상 소감과 <선샤인>의 복원 과정 및 의미를 비중 있게 다루며 그의 예술적 성취가 헝가리 문화에 기여한 바를 강조하는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루었다. 이뿐만 아니라 헝가리 대표적인 진보 언론사 《!!444!!》 역시 "서보 이스트반 감독이 수상할 때 관객들은 87세의 노감독에게 기립박수를 보냈으며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선샤인>이 진정한 영화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평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현지 언론과 평론가들은 서보 이스트반 감독의 이번 수상을 개인의 영광을 넘어 헝가리 문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 쾌거로 평가하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Daily News Hungary》 (2025. 5. 18). Hungarian film director István Szabó receives prestigious lifetime award in Cannes, https://dailynewshungary.com/film-director-istvan-szabo-awarded-in-cannes/ - 《Kultura.hu》 (2025. 5. 17).Életműdíjat kapottCannes-ban Szabó István, https://kultura.hu/szabo-istvan-cannes-eletmudij-fipresci-a-napfeny-ize/ - 《index》 (2025. 5. 17). Életműdíjjal tüntették ki Szabó Istvánt Cannes-ban, https://index.hu/kultur/2025/05/17/cannes-filmfesztival-szabo-istvan-eletmudij-a-napfeny-ize/ - 《telex》 (2025. 5. 17). Szabó István életműdíjat kapott a cannes-i filmfesztiválon, https://telex.hu/kult/2025/05/17/szabo-istvan-eletmudijat-kapott-a-cannes-i-filmfesztivalon - 《!!444!!》 (2025. 5. 17). Életműdíjjal tüntették ki Szabó Istvánt a Cannes-i NemzetköziFilmfesztiválon, https://444.hu/2025/05/17/eletmudijjal-tuntettek-ki-szabo-istvant-a-cannes-i-nemzetkozi-filmfesztivalon - XpatLoop.com, https://xpatloop.com/channels/2025/05/hungarian-director-wins-at-cannes-film-festival.html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한국 영화 속 주변부 여성과 미시 권력』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