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유산 '장(醬)'과 '김치' 주제로 열린 'K-푸드 주간(K-Food Week)' 한식진흥원의 강좌 '테이스트 오브 장(Taste of Jang)'이 10월 30일부터 주이탈리아한국문화원에서 첫 순회를 시작했다. 10월 30일과 31일 양일간 현지 참가자 40명을 대상으로 약 3시간 동안 수업이 이뤄졌다. 이어 지난 11월 3일부터 5일까지는 부다페스트 주헝가리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장(醬)'의 깊은 맛과 철학을 알리는 'K-푸드 주간(K-Food Week)'이 3일간의 여정으로 펼쳐졌다. 이번 행사는 한식의 근간인 '발효' 문화를 주제로 첫 이틀간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2025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K-Arts)' 사업으로 선정된 한식진흥원 프로그램인 '테이스트 오브 장'이, 마지막 날에는 세계김치연구소의 '김치 데이(Kimchi Day)'가 열렸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 사업은 재외한국문화원(홍보관)과 협력해 한국의 우수 문화예술 프로그램(단체)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한국 문화예술의 국제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통신원은 그 첫날인 11월 3일, 헝가리 최정상급 셰프와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이스트 오브 장' 행사 현장을 직접 찾았다. 헝가리 세프들의 학구열, '장'의 비밀을 파고들다 행사는 한식진흥원 소속 김민지 셰프의 '장(醬)'에 대한 이론 강의로 시작됐다. 간장, 된장, 고추장이 모두 메주와 소금물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된다는 원리부터 각 장의 차이점까지, 한국 발효의 핵심 철학이 소개되자 객석의 분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더 학구적인 열기로 뜨거워졌다.

< 한식진흥원 김민지 셰프가 헝가리 셰프와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장' 문화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날 참석한 헝가리 최초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셰프를 비롯한 8인의 최정상급 셰프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내며 강의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다. "메주를 만들 때 콩 껍질도 사용하는가?", "대두 외에 다른 콩으로도 메주를 만들 수 있는가?", "고추장을 만드는 고춧가루와 찹쌀가루를 현지에서 어떻게 구할 수 있는가?" 등 원재료와 제조법에 대한 전문적인 질문 공세는 이들이 '장'을 단순한 소스가 아닌, 자신의 요리에 적용할 새로운 식재료로서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쌈장의 매력, 그리고 현지 시장의 아쉬움 동시에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현재 헝가리에서 구할 수 있는 한국 장의 종류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아시안 마트의 소스 코너는 일본의 기코만 간장이나 미소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다양한 한국 장 제품을 구매할 경로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통해 한국에도 잘 알려진 레스토랑 '힐다(Hilda)'의 셰프 역시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한국에서 직접 맛본 장과 현지에서 구매한 장의 맛 차이를 언급하며 "헝가리에서 더 다양하고 품질 좋은 한국 장류를 접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열정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 참석자들이 장을 활용해 직접 나물을 무치고 비빔밥을 만드는 요리 실습에 참여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문가에서 미래 세대로 이어지는 K-푸드 이러한 전문가들의 뜨거운 관심은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4일에는 한식 문화 강좌 강사와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한 '테이스트 오브 장'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5일에는 세계김치연구소의 글로벌 김치 앰버서더 김태연 요리연구가가 진행하는 '김치 데이'가 열렸다. 해당 행사에는 한국어를 배우는 현지 중·고등학생과 교사들이 참여해 직접 김장을 체험하며 K-푸드의 열기가 전문가를 넘어 미래 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 행사에 참여한 헝가리 미슐랭 스타 셰프 등 현지 미식 전문가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2025 투어링 케이-아츠' 일환으로 열린 이번 '테이스트 오브 장' 행사는 한국 음식의 세계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단순히 완성된 음식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한식의 근간이 되는 '장'이라는 철학을 현지 최고의 전문가 그룹과 공유하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요리에 한국의 '장'을 접목하도록 영감을 준 것이다. 이날 셰프들이 보여준 뜨거운 학구열과 창의적인 메뉴 개발 계획은 한국의 '장'이 헝가리 미식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음을 시사한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한국 영화 속 주변부 여성과 미시 권력』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