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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베트남 인구 구조의 전환-「베트남 인구 전망 2024–2074」를 중심으로

2026-01-2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베트남 국가통계청과 유엔인구기금(UNFPA)은 2025년 12월 「베트남 인구 전망 2024–2074」를 공동 발표했다. 본 보고서는 2024년 인구·주택 중간 조사를 기반으로 향후 50년간 베트남의 인구 구조 변화를 종합적으로 전망한 자료이다. 특히 해당 보고서는 주류 민족을 제외한 53개 소수민족 집단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포괄하여 대규모 조사 데이터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인구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향후 베트남 사회에서 나타날 가족 구조의 변화, 세대 관계의 재편, 성 역할과 젠더(gender) 인식의 전환, 그리고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국가 역할 등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베트남 인구 전망이 보여주는 사회 구조의 전환
2024년을 기준으로 하여 2074년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향후 50년간 베트남 인구는 저·중·고출산 시나리오에 따라 각각 약 2.5%, 12.7%, 17.0% 증가해 약 1억 389만 명, 1억 1,417만 명, 1억 1,854만 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간 출산율 시나리오 기준으로는 인구가 2059년경 약 1억 1,519만 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증가율이 0%에 근접하며 점차 정체 또는 완만한 감소 국면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시기에 베트남이 더 이상 인구 증가를 경제·사회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삼기 어려운 단계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각 저·중·고 출산률 시나리오에 따른 2024–2074년 베트남 인구 전망과 연평균 증가율

< 각각 저·중·고 출산률 시나리오에 따른 2024–2074년 베트남 인구 전망과 연평균 증가율 - 출처: 베트남 통계청 >

2024년 기준 베트남의 합계출산율은 1.91명으로, 이미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 이하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출산율이 장기적으로 회복되지 않으며, 2074년에는 1.85명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출산율 감소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추세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저출산 구조는 전통적으로 다자녀와 가족 확장을 중시해 온 베트남의 가족 문화에 대해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결혼 연령이 상승하고 출산에 대한 개인의 선택이 강조되면서, 가족은 더 이상 사회적 의무 중심에서 개인의 삶의 질과 선택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베트남의 교육, 주거, 노동, 소비 문화 전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간 수준 출산율 가정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할 때 2024–2074년 도시·농촌 및 전국 합계출산율 변화 추이

< 중간 수준 출산율 가정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할 때 2024–2074년 도시·농촌 및 전국 합계출산율 변화 추이 - 출처: 베트남 통계청 >

급속한 고령화와 세대 관계의 재편
베트남은 향후 중·장기적으로 급격한 인구 고령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가 피 부양 인구를 크게 웃도는 이른바 '황금 인구 구조'는 2036년을 기점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이후 베트남은 고령사회를 거쳐 초고령사회 단계로 접어들게 되며, 이는 젊은 층과 중년층 인구는 감소하고 노년층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이러한 인구 구조 변화는 노동력 공급을 비롯해 베트남의 보건의료 시스템과 사회보장 체계 전반에 점차적인 부담을 가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랫동안 베트남 사회를 지탱해 온 가족 중심의 노인 부양 방식은 앞으로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하게 되며 노인 돌봄과 의료, 사회보장에 대한 책임은 가족에서 점차 국가와 제도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 노동력이 풍부했던 시기가 마무리되면서, 젊은 인구 구조에 의존해 왔던 기존의 베트남 경제·사회 모델 역시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받게 된다.
 중간 수준 출산율 가정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할 때 2024–2074년 0–14세 및 60세 이상 인구 규모 변화 -

< 중간 수준 출산율 가정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할 때 2024–2074년 0–14세 및 60세 이상 인구 규모 변화 - 출처: 베트남 통계청 >

성비 불균형의 장기 지속과 사회적 파급효과
베트남의 출생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11.4명으로, 자연 성비로 간주하는 약 106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성비 불균형이 21세기 중반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이에 따라 결혼 연령대에서 남성 인구가 여성인구를 초과하는 구조가 굳어질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성비 구조는 장기적으로 베트남의 결혼 및 가족 형성 방식에 변화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와 안정성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전통적인 결혼 중심의 가족 문화는 성비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점진적인 조정을 요구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보고서는 성 선택적 출산을 억제하고 성평등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경우, 2040년대 이후 출생 성비가 점차 자연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정책적인 전제를 함께 제시하고 있다.
 2024–2074년 베트남 출생 성비 전망

< 2024–2074년 베트남 출생 성비 전망 - 출처: 베트남 통계청 >

도시화의 진전과 생활문화 변화
베트남의 도시화는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도시 인구 비중이 약 50% 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그 증가 속도는 점차 완만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농촌에서 도시로의 인구 이동이 계속되는 한편, 도시 공간이 지닌 수용 한계와 생활 여건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인구 이동 규모는 뚜렷한 감소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014~2019년 기준 약 640만 명에 이르던 국내 이주 인구는 2019~2024년 기간 약 380만 명으로 줄어들었으며, 이 가운데 전체 이동의 70% 이상이 도시 간 이동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도시를 이탈한 인구의 상당수가 농촌으로 복귀하기보다는 다른 도시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단거리 이동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거주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과 이동 비용 및 정보 접근성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베트남 인구 전망 2024–2074」에 제시된 수치를 보면, 베트남이 앞으로 풍부한 젊은 노동력을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은 줄어들고 있음이 명확히 드러난다. 그렇다면 향후 50년간 베트남의 인구 구조 변화는 가족 문화, 세대 관계, 성비 구조, 국가 역할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고령화, 인구 이동, 성비 불균형에 대응하기 위한 베트남 정부의 장기적인 정책 수립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 과제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베트남의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해 기술 협력과 인력 양성, 사회보장 및 고령화 대응 정책에 대한 경험 공유 등을 중심으로 협력 전략을 강화해 나갈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 기업 역시 변화하는 베트남의 인구 구조를 반영한 중장기적인 경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베트남 국가통계청(GSO)·유엔인구기금(UNFPA) (2025.12). 「베트남 인구 전망 2024–2074 (Viet Nam Population Projections 2024–2074)」
- 베트남 국가통계청 공식 웹사이트, https://www.nso.gov.vn/en/default/2025/12/viet-nam-population-projections-2024-20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