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를 주제로 한 샤오홍슈 자체 팝업 행사와 시사점
2026년 3월, 중국의 대표 소셜미디어(social media) 플랫폼인 샤오홍슈(小红书, Xiaohongshu)는 자사의 인기 콘텐츠 중 하나인 "한국 여성들의 비밀(韩女的秘密)"을 기반으로 상하이 황푸구에 위치한 신천지(上海 黄浦区 新天地) 문화지구에서 '한녀의 거실(韩女客厅)' 행사를 기획했다. "서울을 상하이로 옮긴다(把首尔搬到上海)"라는 기획 취지로, 한국 여성의 생활 방식(Life Style)을 중국 소비자가 상하이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문화 상품으로 구현한 이 행사는 중국 MZ세대 여성을 핵심 대상으로 설계됐다.
< 샤오홍슈의 대표적인 미용 관련 계정에 게시된 '한국 여성들의 비밀' 행사 포스터
– 출처: 샤오홍슈 계정(@美妆薯) >
우선 행사 이름이자 주제인 '한국 여성들의 비밀'은 샤오홍슈 내에서 자생적으로 형성된 해시태그(Hashtag) 운동이다. 이 운동은 한국 여성의 피부관리 방식, 패션 감각, 식습관, 인테리어 등 일상적인 생활 습관들을 중국 MZ세대의 여성 이용자들이 탐구하고 공유하는 흐름에서 시작됐다. '한녀(韩女)'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사용되는 약어로 한국 여성을 가리키며, 처음에는 K-pop과 한국 드라마를 통해 형성된 한국 여성 이미지에서 출발했으나, 최근에는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분위기(松弛感)', '정교한 라이프스타일(精致生活)' 등의 키워드와 결합하며 일종의 동경을 뜻하는 문화적인 코드(code)로 자리잡았다. 이번 행사에서도 샤오홍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 출신의 미용 인플루언서(influencer)를 활동 대사로 선정하여, 각자 화장 스타일과 비법을 콘텐츠로 풀어내는 역할을 했다.
< 한국 출신의 미용 인플루언서가 이번 행사를 소개하며 팬들과 소통하는 게시물
– 출처: 샤오홍슈 계정(@nakedsweater) >
해당 해시태그 운동은 단순한 한류 팬덤을 넘어 한국 여성의 일상적인 '생활 방식' 자체를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이자, 이것이 중국 내에서 하나의 자체적인 모임 생태계를 재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한류와 차별된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는 샤오홍슈의 이용자들이 한국에 대해 자발적으로 구성한 이미지에서 출발했으며, 여기서 한국은 콘텐츠의 생산자가 아니라 일종의 소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새로운 문화 소비 형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서울을 상하이로 옮긴다"는 기획 취지는 이번 행사의 가장 중요한 문화적인 함의를 압축한다. 한국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대한 소비는 이제 한국을 방문하거나 한국 문화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에 그치지 않으며,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 내에서 '한국적인 공간'을 조성하고 이를 체험해볼 수 있는 경험 공간을 구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문화를 스스로 상상하고 이를 직접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예시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상하이 신천지 문화지구일까? 신천지 문화지구 지역은 상하이에서 가장 국제화된 고급 상권으로, 샤오홍슈의 본사 사무실 또한 인근에 위치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지역은 샤오홍슈의 핵심 이용자층인 고학력, 고소득, 트렌드에 민감한 MZ 여성과 생활 반경과 정확히 겹치는 공간이다. 게다가 신천지 문화지구 지역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상하이 청사가 자리 잡고 있어 한국 관광객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한·중 문화 교류의 상징적인 거점이기도 하다.
2017년 한한령(限韓令) 이후 한국 문화콘텐츠의 공식 유통이 중국 내에서 제한된 상황에서도, 샤오홍슈를 중심으로 한국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소비하는 자생적인 콘텐츠 제작 상황은 오히려 확장됐다. '한국 여성들의 비밀'이라는 인기 해시태그가 현장에서 대형 팝업 행사의 주된 기획으로 구현된 이 상황은 샤오홍슈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소비 설계자이자, 어쩌면 IP 자본화의 주체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지금까지 한국 문화에 대한 이미지는 주로 한국 정부나 한국 기업, 그리고 한국 대중 매체가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능동적으로 구축하고, 이를 해외에 수출하는 방향으로 작동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중국 플랫폼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한국 현지에서 '역수입'하고 재생산하여 중국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한국의 미용·생활 방식을 다루는 콘텐츠가 샤오홍슈에서 일종의 IP로 성장하고, 중국의 홍보 회사가 이를 실제 공간에 구현하며, 중국 소비자가 상하이에서 '한국 여성의 거실'을 경험할 수 있는 이러한 전과정은 한국 출신의 인플루언서가 행사의 참여자로 나온 것을 제외하면 '한국'이라는 주체는 부재하다.
두 번째,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한 중국 소비자의 한국 사람들의 생활 방식, 그중 특히 미용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문화 자본으로서 유효하다는 것을 이번 현상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하지만 한국 문화를 다루는 콘텐츠들이 중국 내 플랫폼이나 소비자들에 의해 능동적으로 소비되고 재해석되는 콘텐츠로 전환될 경우, 한국 여성에 대한 이미지는 일종의 '한녀'라는 단어로 고착되어 전반적인 인상을 단순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중국 내에서 어떻게 재생산되고 있는가를 보여준 이번 행사는 앞으로의 한류에 있어서 양날의 검이 아닐 수 없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시나왕(新浪网)≫ (2026. 03. 26).
小红书2026双旦营销:以“小跨越”为名,打造品牌与用户的情感共鸣盛宴,
https://k.sina.com.cn/article_7880068201_1d5b04c6901901xhb0.html?from=tech
- ≪넷이즈 닷컴(网易) ≫ (2026. 03. 29). 从入席到入戏,小红书如何重新定义娱乐盛典?,
https://www.163.com/dy/article/KP7DOD8S0517AHTJ.html
- ≪텅쉰왕(腾讯网)≫ (2026. 04. 07). 修丽可×韩女的秘密:用“轻量化”策略打通品牌出海之路,
https://news.qq.com/rain/a/20260407A02O9900
- 위챗(WeChat) (2026. 04. 08). "韩女"IN上海 | 玩一些很新的梗,小红书精神状态良好,
https://mp.weixin.qq.com/s/YPIRokgDzZR2YZpNe_rDUQ
- 샤오홍슈(小红书) 계정(@nakedsweater), http://xhslink.com/o/9YpqaKqkyej
- 샤오홍슈(小红书) 계정(@美妆薯), http://xhslink.com/o/5n2oBivuXy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