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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포함한 전세계가 담긴 싱가포르의 음식

2018-07-0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여파로 싱가포르의 식문화 또한 큰 관심을 받았다. 세계 각국의 기자 3000여 명과 북·미 관계자 수천 명이 몰리면서 정치적, 경제적으로 엄청난 수혜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머무르는 동안 먹었던 음식과 또 현지 음식도 큰 주목을 받았다. 대선 후보 당시 트럼프가 햄버거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공언했던 것과는 달리 메뉴에서 햄버거는 없었지만, 미국과 북한, 싱가포르 현지 음식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뤘다. 백악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업무 오찬에는 아보카도 샐러드를 곁들인 전통적인 새우 칵테일, 오이선, 허니 라임 드레싱과 신선한 문어를 올린 그린 망고 케라부가 전식으로 나왔다. 오이선은 오이에 칼집을 넣고 소고기와 달걀, 당근 등을 채운 한국의 궁중음식이고, 케라부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많이 먹는 야채 샐러드의 일종이다.

 

이렇게 세 가지나 되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전채 요리로 정상회담의 당사국인 북미와 개최국인 싱가포르의 음식을 배합한 것은 이 세 나라를 아우르려는 의미가 크다. 메인 요리에는 소갈비조림 요리가 오븐에 구운 감자 도피누아(dauphinois) 및 데친 브로콜리와 함께 나왔고, 바삭바삭한 돼지고기를 넣고 홈메이드 XO 칠리소스를 곁들인 양저우식 볶음밥과 대구조림도 주요리로 나왔다고 한다. 서양식 요리에 싱가포르에서 많이 먹는 중국식 요리, 그리고 한식 메뉴가 조화된 구성이다. 이렇게 국제 무대에 한국의 음식이 다시 한번 주목받는 계기가 되어 싱가포르에서도 무척이나 관심을 가졌다. 두 정상의 시시각각의 모습이 아래와 같이 실시간으로 방송된 만큼 싱가포르 현지 주민들이 그들이 먹는 음식에 큰 관심을 가지는 것 또한 이상하지 않았다. 싱가포르의 가장 큰 매체인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The Straits Times)에서도 정상회담을 테마로 한 음식점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Live로 북미 회담을 중계하는 장면 출처 : 통신원 촬영>

 


<정상회담을 테마로 한 음식점 소개 출처 : The Strait Times>

 

싱가포르에는 요리마다 두 개 이상의 음식 문화가 확연히 섞여 있는데, 최근의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식이 녹아든 특별한 음식들이 인기를 끈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워싱턴 이그재미너등은 싱가포르 현지에서 정상회담 분위기를 듬뿍 담은 음식과 음료들이 줄줄이 등장하는 풍경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각국 기자들이 싱가포르가 세기의 역사적 담판을 주최하는 국가로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트위터로 공유하고 있다면서 싱가포르 방문객들과 시민들이 특별한 음식 등의 등장을 무척 재미있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월스트리트저널기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얼굴로 장식한 폭탄주스타일의 칵테일 제조 동영상이나 김치와 치킨이 어우러진 정상회담 버거 등의 사진을 트위터로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중심가에 3개 지점을 둔 식당 달라스 레스토랑 앤 바8일부터 30일까지 한시적으로 김치와 버터밀크 치킨이 어우러진 트럼프-킴 정상회담 버거를 내놓은 바 있다.

 


<정상회담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김치와 치킨이 조화된 버거 - 출처: 현지 업체 페이스북

 


<한식과 조화시킨 싱가포르 전통음식 나시레막 광고 출처 : 통신원 직접 촬영>

 

사실 싱가포르에서 한국음식은 이미 싱가포르인들의 삶 속에 녹아 있는 중요한 문화다. 싱가포르 정부에서 만든 매너 캠페인 영상에서도 주인공이 한국의 대표 라면격인 신라면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그만큼 싱가포르인들이 자주 먹고, 공감이 갈만한 이야기라는 소리다

 


<싱가포르 공익광고에 등장한 신라면 - 출처: 싱가포르 공익광고 Gov Singapore> 

 

싱가포르의 리셴룽 총리가 부인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휴가를 보내고 직접 찍은 사진을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적도 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참이슬과 시식코너에서의 모습은 물론이고 대게, 인삼, 전 등 한국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특산품도 찍어 올렸다. 리셴룽 총리는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인 리콴유 수상의 장남으로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아 120만 명이 넘는 페이스북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가 많은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개인 휴가지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점과 싱가포르 사람들에겐 낯선 관광지인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와 설악산, 경주 보문단지 등을 방문했다는 점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타국의 정치 지도자가 직접 한국 관광을 하고 이렇게 홍보해주는 기회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리셴룽 총리의 방문이 매우 뜻깊었다.

 


<리셴룽 총리 페이스북 페이지 출처 : 리셴룽 총리 페이스북>

 

한편 싱가포르 음식은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다. 여행객들에게 싱가포르는 칠리 크랩과 치킨 라이스 등으로 유명한 나라지만 싱가포르 미식의 세계는 정말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포함하고 있다. 일단 싱가포르는 공식 언어만 말레이어, 영어, 중국어, 타밀어 네 가지를 사용하고 있고 역사적으로 중국, 영국, 말레이시아, 인도, 아랍 등 여러 국가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이 네 가지의 전통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금융과 무역의 허브로서 세계 각국의 셰프를 불러 모았다. 그 덕분에 싱가포르의 유명 빌딩들과 호텔에는 유명 셰프의 레스토랑이 하나씩은 자리 잡은 것이다. 특히 싱가포르,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특성상 아침부터 저녁까지 외식으로 매 끼니를 해결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미식의 발달을 가져왔고, 미슐랭 가이드 북은 주저 없이 아시아에서 도쿄, 홍콩·마카오에 이어 세 번째로 싱가포르판을 발행했다. 이러한 미식의 중심에 한국의 문화 또한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


  • 성명 : 신지은[싱가포르/싱가포르]
  • 약력 : 현) 싱가폴국립대학교 박사 과정(Information Syste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