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가장 큰 한국 관련 문화 행사는 단연 주미얀마연방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이 주관하는 '한국문화축제'가 아닐까 싶다. 올해도 역시 큰 인기를 끌며 성황리에 개최된 '2025 한국문화축제'는 지난 7월 19일부터 20일까지 양곤의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틀간 진행된 이번 행사의 첫째 날에는 한국 영화 상영이 주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고 둘째 날에는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미얀마(K-POP World Festival Myanmar) 예선이 열려 본선에 진출할 미얀마 참가자들이 선발됐다. 이번 행사는 미얀마 주요 언론사인 《Global New Light of Myanmar(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를 통해 전국적으로 보도됐으며 주미얀마연방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서도 홍보돼 현지 젊은 세대의 관심을 적극적으로 끌어모았다. 매년 한복을 입은 관람객들의 즐거운 환호성으로 가득 찼던 '한국문화축제'였기에 올해도 많은 기대를 모았다.
< (좌)'2025 한국문화축제' 행사장 입구, (우)주막 체험존 - 출처: 통신원 촬영 >
7월 19일 한국문화축제 첫날 현장에는 입구부터 한국을 상징하는 다양한 소품들로 가득했다. 북, 장구, 등신대 등 한국의 전통을 알리는 전시물뿐만 아니라 미얀마 화가들이 정성스럽게 그려낸 한국 관련 작품도 전시돼 행사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들조차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한국문화축제'에 걸맞게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됐다. 투호, 제기차기, 태권도 격파 등 온몸으로 한국문화를 즐길 수 있는 활동이 인기를 끌었다. 한복 체험 공간에서는 기념사진까지 촬영할 수 있도록 한복 무료 대여 서비스도 제공됐다. 더불어 한국의 주막을 재현한 체험 공간이 눈에 띄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꾸며진 해당 공간에서는 당시 의상을 입은 진행 요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며 막걸리, 수정과, 미숫가루 같은 전통 음료와 해물파전 등의 음식을 무료로 제공해 K-푸드를 맛볼 수 있도록 했다. 한편 한국영화제 상영작은 <마당을 나온 암탉>, <계춘할망>, <관상> 총 3편으로 구성됐으며 애니메이션인 <마당을 나온 암탉>의 경우 관객이 적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었다. 현장에서는 팝콘도 무료로 제공해 관객들이 보다 즐겁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계춘할망>은 영어 자막이 제공됐고 일상적인 소재이기에 많은 현지 관객들이 몰입해 즐기는 모습이었다.
< (좌)영화 '계춘할망'을 감상하는 미얀마인들, (우)행사장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팝콘 - 출처: 통신원 촬영 >
축제 둘째 날에는 매년 행사장을 뜨겁게 달구는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미얀마 본선 진출자 선발전이 진행됐다. 사전 심사를 통과한 보컬 6팀과 댄스 7팀이 참여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2024년 커버댄스 및 보컬 부문 우승자들이 축하 공연을 선보였고 한국에서 초청된 밴드 온도(ONDO)가 무대를 한층 더 빛냈다. 이어 보컬 부문에서 마예 칫 텟(Maye Chit Thet)은 미얀마 전통 의상을 입고 한국 드라마 <나와 호랑님> OST <호랑수월가>를 한국어로 열창해 큰 박수갈채를 받으며 수상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25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미얀마 보컬 1등을 수상했습니다. 한국 본선 무대에 도전하고 싶어요. 16살 때부터 이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렇게 상을 받아 정말 기쁘고 행복합니다. 케이팝을 정말 좋아해요." 그의 말에서 케이팝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댄스 부문에서는 어나니머스(ANONYMOUS)가 1위, 리즈 디바스(RIZZ DIVAS)가 2위를 차지했다.
< (좌)2025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미얀마 무대, (우)태권도 격파 행사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문화축제'에 대한 미얀마인들의 관심은 해마다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단순 관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먹어보고, 입어보는 참여형 행사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한국을 직접 방문해 보지 못한 사람에게도 마치 한국을 여행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해 한국문화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더욱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2026년에는 더 풍성한 콘텐츠로 돌아와 모두가 즐기며 교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KOTRA 양곤무역관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