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를 알게 된 것은 먼저 그녀의 엄마, 앤 때문이었다. 캐나다에서 한국 이민자의 삶을 그린 책, ‘Kay’s Luck varieties‘의 저자 앤은 베스트 셀러 작가이자, 고등학교 교사 그리고 작년 2017년 한인을 빛낸 ‘캐나다 한인상’을 받은 인물이다. 앤이 어릴 적인 70년대, 토론토는 지금과 무척이나 달랐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동네에서도 한국인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잊어버리려는 각별한 노력이 필요했으며, 한국말과 한국 음식을 거부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앤은 저녁 식사 때 단 한 번도 가족과 함께 한 적이 없었고, 어릴 적부터 그의 오빠들과 앤은 컨비니언스에서 일을 도와야 했었다. 앤에게 한국이란, 먼 이국 같은 곳이었지만, 이민 1세로서 부모님의 희생과 헌신은 앤이 아니고는 이 땅에서 잊혀질 이야기였다. 딸 클레어에게 할머니, 할아버지의 수고를 알리기 위해 시작된 이야기는 캐나다의 많은 이들에게는 깊은 공감을 얻어내었다. 그 덕분에 딸 클레어에게 엄마의 문화, 한국에 대한 자부심과 궁금함이 심겼다고 한다. 그렇게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난 케네디언 클래어는, 한류의 바람을 탄 중고등학교 시절, K-Pop과 K-드라마를 좋아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지내고, 결국 대학 전공으로 한국학을 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클레어를 만나 캐나다인에게 한국 문화란 무엇인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되었다.
<한국 이민 1세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책으로 캐나다 언론의 주목을 받은 앤 - 토론토 스타>
<한국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클레어 - 출처 : 통신원 촬영>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한국 엄마와 아이리쉬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클레어(Clair)라고 합니다. 지금은 토론토 대학 2학년이고요. 동아시아 학과에서 한국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엄마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영향으로 한국문화는 항상 저의 일부였지요. 예를 들면, 외할머니댁에 가면, 늘 한식을 먹을 수 있었는데, 삼겹살, 갈비 이런 것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지요. 중, 고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캐네디언들이 처음 한식을 먹으면 “이렇게 맛난 음식이 있다니!” 하며 놀라워하고, 맛있어서 어쩔 줄 몰라 하지요. 하지만 저에겐 일상이었죠. 친구들은 늘 부러워했고, 저는 늘 자랑스러워했답니다.
캐나다, 특히 토론토 대학에서 한국학의 위치는 어떠한가요? 한국학의 인기가 대단하지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작년부터 <기초 한국어> 수업이 듣고 싶어서 신청했지만, 최대인원을 초과해서 대기자명단에 있었어요. 원래 60명이 수업 정원인데, 대기자만 100명이 있었고요. 어쩔 수 없이 1년을 더 기다려서, 올해 듣게 되었어요. 또 재미난 것은 한국어와 한국 역사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경우, 저만 엄마 쪽이긴 하지만 한국 배경을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100% 캐네디언들이었어요. 특히 중국 배경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고요. 또 수업을 같이 들었던 대부분의 친구들이 K-드라마와 K-Pop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저에게 많은 것을 물어보곤 하지요. 제가 들었던 수업은 한국언어와 역사인데, 역사는 동아시아 전체를 다루었고, 내년이면, 역사를 좀 더 지역별로 깊게 다루게 될 것 같아요. 아쉬운 점은, 많은 친구들이 한국어 수업에서 중도 포기를 해요.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영어와 다른 문법과 구조 때문에 많이 어려워하기 때문이에요.
어떻게 한국학을 전공하게 되었나요? 원래 언어에 관심이 많아서 UN에서 일하는 통역가가 되고 싶었어요. 이를 위해서 여러 언어를 배우고 싶은데, 한국어는 저의 문화이기도 하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주로 한국말로 대화하시기 때문에 좀 더 친밀하게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또 한가지는 중, 고등학교 때부터 K-Pop을 좋아하는 캐네디언 친구들 사이에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K-Pop과 K-드라마를 좋아했어요. 친구들의 영향 때문에 저도 K-Pop과 드라마를 진짜 좋아하게 되고, 친구들은 한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저에게 다 물어보았지요. 저도 잘 알지 못하는데, 엄마가 한국 사람이니까, 다 알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도 한국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토론토 영사관을 통해서 한국 고등학교에 다녀오기도 했어요. 그곳에서 한국에 대한 엄청난 좋은 추억들, 기억들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현재 토론토에서 한류는 어떠한가요?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말을 못 하겠어요. 제가 토론토의 카톨릭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저의 반 친구들 거의 다 케이팝을 좋아했어요. 매번 비디오를 보고 그 춤과 노래를 따라 했고, 클럽을 만들기도 했어요. 정말 멋진 일이었어요. 제 친구 중에는 7학년 때 부터 케이팝을 좋아한 친구들이 있어요. 그때부터 남자 아이돌 그룹, 여자 걸그룹들을 알게 되었고, BTS, 블랙핑크, 모모랜드, 엑소 등 그들의 춤과 노래는 정말 COOL 하지요. 친구들은 좋아하는 가수가 생기면, 그 그룹과 사람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고,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고 싶어 했어요. ‘오빠’라는 단어를 제일 먼저 물어봤던 것 같아요. 친구들과 콘서트에 가는 것을 너무 좋아했고, 친구 중 한 명은 ‘KCON 토론토’의 1년짜리 멤버 쉽을 구매하는 친구도 있어요. 고등학교 때 반 아이들 모두가 좋아했고, 지금 대학교의 한국어 수업을 듣는 친구들 거의 다가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가 좋아서 온 친구들이에요. 사람들에게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하기에는 한류만큼 강력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처음 한국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소개하기에는 가장 탁월한 것 같아요. 마음 문을 쉽게 열 수 있거든요. 캐나다 토론토에서 한류란 정말 멋진 것으로 알려져 있죠. 지금까지 많은 콘서트가 있었지만, 더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9월에 있을 BTS 공연도 왜 작은 장소에서 하는지 모르겠어요. AIR Canada Centre와 같은 큰 곳을 두고, 왜 해밀턴의 작은 공연장에서 하는지 모르겠어요. 더 많은 팬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영어 소식지도 많았으면 좋겠고요. 더 자주 그리고 큰 장소에서 콘서트나 팬 미팅이 있기를 한류 팬들은 기대하고 있어요.
한국 고등학교를 다녀온 소감은 어떠하셨나요? 토론토 영사관 프로그램으로 갔는데, 한국 경기도 화성 삼괴 고등학교에 가서 홈스테이를 하며 정규 수업을 다녔어요. 한국 고등학교가 시험이 끝난 후긴 했지만, 공부의 양이 많았어요. 한국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담요를 덮고 자는 것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서울에서 2시간 걸리는 시골이었는데, 너무 좋은 곳이었고, 홈스테이 가족들, 선생님들, 친구들 다 잊을 수가 없었어요. 특히 한국 고등학교에서 주는 급식, 홈스테이 가족들과 함께 먹는 식사, 한국 식당에서 먹었던 음식들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또 한가지는 시골에 엄청난 하이 테크놀로지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 굉장히 놀라웠어요. 큰 벽걸이 TV와 어디든 터지는 와이파이가 굉장히 놀라웠어요.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내년엔 한국어와 한국 역사에 대해서 더 배우고 싶어요. 한국말은 조사나 문법 이 어렵기 때문에 많이 공부해야 할 것 같아요. 불어, 일어도 같이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어의 조사 예를 들어 ‘이/가’, ‘을/를’, ‘은/는’ 등의 단어는 말하기 전에 생각해야 해서, 훈련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한국어를 더 배우고, 한국문화를 더 알고 싶어요. 토론토 노스욕(North York) 같은 곳에는 한국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고, 한류 때문에 한국에 관심 가지는 이들이 많아서, 한국을 배우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