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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 <케이팝 데몬 헌터스>, 한국적 상상력을 글로벌 대중문화로

2025-07-10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6월 24일 기준 캐나다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캐나다를 비롯한 세계에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켰다. 한국계 캐나다인 메기 강(Maggie Kang)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한국의 전통 설화와 샤머니즘, 케이팝이라는 글로벌 대중문화를 결합해 한국적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 캐나다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 출처: 넷플릭스 >

'헌트릭스(Huntrix)'라는 걸그룹이 사운드를 무기로 악령 '사자 보이즈(Saja Boys)'를 퇴치하는 설정 속에는 한국의 혼(魂)을 지키는 전통 신앙과 설화가 녹아 있다. 특히 '혼문(Honmoon)'이라는 개념은 한국 고유의 민속적 세계관을 차용한 것으로 영화 속 서사 전체에 깊은 상징성을 부여한다. 메기 강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단순히 케이팝을 오마주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전통 설화와 샤머니즘, 그리고 강인한 여성 서사를 결합해 새로운 내러티브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케이팝을 단순한 배경으로 소비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 깃든 정체성과 문화적 의미를 깊이 있게 담아냈다."며 "한국적 상상력을 세계 관객과 연결하는 도전이었다."고 덧붙였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은 한국문화와 관련한 콘텐츠가 캐나다를 비롯해 글로벌 대중문화 시장에서 꾸준히 주목받는 흐름과 맞닿아있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가 2023년 자체 제작한 시트콤 <강남 프로젝트(Gangnam Project)>는 케이팝을 주요 소재로 삼아 청소년 드라마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시즌 2까지 제작된 해당 작품은 한국의 케이팝 문화를 소재로 한 첫 캐나다 드라마로 캐나다 청소년들 사이에 케이팝과 한국문화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데 성공했다. 이보다 앞서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CBC》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은 토론토를 배경으로 한 한국계 이민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계 캐나다인의 정체성과 다문화 사회의 공존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해당 작품은 캐나다 방송계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며 한국문화가 캐나다 주류 미디어 속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넷플릭스 1위 기록은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단순히 한국문화가 외부의 이국적인 요소로 소비되는 단계를 넘어 캐나다 내 한국계 창작자들이 정체성의 일부분으로 한국 이야기를 풀어내고, 이를 캐나다 사회와 세계가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편 한국적 스토리텔링에 대한 캐나다 사회의 관심은 제도적 지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023년 9월 토론토국제영화제(TIFF)와 CJ ENM은 공동으로 'K-Story Fund'를 출범시켰다. 해당 펀드는 북미에 거주하는 한국계 영화감독과 스토리텔러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을 촉진하는 동시에 북미 주류 시장 내 한국계 창작자의 목소리를 확장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토론토국제영화제 측은 "다문화 국가 캐나다에서 한국적 서사가 대중문화 속에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은 한국계 캐나다 창작자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체성과 문화를 풀어내는 흐름 속에서 등장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메기강 감독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BTS,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실제 케이팝 그룹에서 영감을 받아 캐릭터와 음악을 완성했으며 이를 통해 한국문화와 글로벌 대중문화의 경계를 허물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메기강 감독이 한국에서 태어나 토론토에서 성장한 배경을 강조하며 그의 작품 세계가 한국적 상상력과 캐나다 다문화 사회의 경험을 결합한 결과임을 소개했다. 

실제로 메기강 감독은 《Forbes(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번 영화는 단순한 케이팝 오마주가 아니다. 한국의 전통 설화, 샤머니즘, 그리고 강인한 여성 서사를 결합해 새로운 내러티브를 구축하려는 도전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Screen Rant(스크린 랜트)》를 통해서도 "케이팝을 단순히 배경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깃든 정체성과 문화적 의미를 깊이 있게 담아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상업 애니메이션을 넘어 한국적 서사를 세계 무대에 풀어내는 한국계 캐나다 창작자의 목소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도 메기강 감독을 비롯한 한국계 창작자들이 캐나다를 넘어 글로벌 문화 속에서 한국 이야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Screen Rant》 (2025. 6. 20). KPop Demon Hunters Creators Tease Potential Sequel & Cast Reveal Their K-pop Biases, https://screenrant.com/kpop-demon-hunters-show-bias-explained-arden-cho-maggie-kang-cast-crew-interview/
- 《Forbes》 (2025. 6. 19). ‘KPop Demon Hunters’ Director On Getting K-Pop Culture Down, https://www.forbes.com/sites/laurasirikul/2025/06/19/kpop-demon-hunters-director-on-getting-k-pop-culture-down/

통신원 정보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해밀턴 공립 도서관(Hamilton Public Library) 사서 보조 전) 캐나다 한국학교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협회 학술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