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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예술로 이어지는 커뮤니티

2018-07-2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Big on Bloor 2018’이라는 축제가 721일 시작되었다. 평소 주말에는 교통체증으로 유명한 블루어길 서쪽 더프린(Dufferin)’에서 부터 랜스다운(Lansdowne)’까지 축제 당일에는 보행자의 천국이 된다. 차량이 통제되고, 오직 걸어서 이 길 위에서 펼쳐지는 예술을 함께 경험하며, 감상할 수 있었다. 공영 주차장에 들어서면서부터, 거리 전체를 울리는 타악기 소리는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축제를 알리는 타악기 행진>

 

축제는 시작되자마자, 사람들로 가득 찼고, 길거리에는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벤더들의 작품과 물건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어린이들이 즐거워할 만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었는데, 종이접기에서부터 파충류와 함께 하는 시간, 페이스 페인팅, 그림 그리기 등 가족 단위의 축제로는 손색이 없을 분위기였다. 수제 비누, , 액세서리를 비롯해 직접 만든 과자와 케익 등 다양한 먹거리도 축제의 분위기를 높여주었다. ‘빅 온 블루어 축제미디어 담당자(Publicist)인 제시(Jess)는 다양한 테마를 지닌 토론토 베이스의 예술가들이 함께 모여 가장 다문화 거리라고 할 수 있는 불루어데일(Bloordale)’에서 문화와 예술로 서로를 축하하는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소외된 이들에게 서로 관심을 가지고, 더 나은 커뮤니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임으로, 커뮤니티의 다문화와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녀는 특히 얼마 전 있었던, 토론토 영 앤 핀치(Yonge and Finch)’ 지역의 자동차 공격 사건으로 인한 지역적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한 퍼포먼스를 소개하였는데, 한국계 캐나다인 다이아나 유(Diana Yoo)’의 리본 예술이었다. 즉 지역적 트라우마를 함께 이야기하고 나누면서 자신이 원하는 길이와 색깔의 리본에 커뮤니티를 향한 꿈을 적어 연결해나가는 다이아나 유의 퍼포먼스가 이 축제의 정신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하였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들이 많이 찾았던 페이스 페인팅>



<토론토 커뮤니티의 아픔을 치유하는 한인 예술작가의 작품>

 

그 외에도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예술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단어의 목록을 주고,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 3가지를 고른 후 마음껏 그림으로 이를 표현하게 한다. 그러면 이 그림을 보고 다른 아티스트들이 그림의 제목을 붙이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이는 나 자신이 선택한 글을 예술로 표현하는 방식, 더불어 내가 표현한 그림을 타인이 글로 이해하는 것을 통해 글과 그림, 나와 타인이 연결되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고 하였다. 또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작가와 말하면, 4줄로 된 시를 타자기로 대신 써 주기도 하고, 큰 러그를 재활용 털실로 함께 만들며 사회적 이슈를 나누는 그룹도 있었다. 그야말로 갤러리아에서만 보던 예술과 달리,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나누며,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 예술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필드가 되었다. 어린아이부터, 청소년, 장년과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들은 오늘 밤 내내 북적이는 인파들로 붐빌 듯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축제의 정신과 철학을 나누며, 이를 서로가 격려로 쌓아가고, 모든 참여한 업체들도 그러한 동일한 자세에서 진행된다는 것이 굉장히 독특했다.



<다양한 예술 활동으로 시민들을 사로잡은 아티스트들>



<축제를 축제답게 하는 다양한 먹거리와 물품들>

 

또 하나 독특한 점은 예술과 문화뿐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개인, 사회, 조직 레벨의 단체들이 홍보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온타리오 로얄 박물관(ROM)’에서 부터 토론토시, 온타리오주 공원, 어린이들 관련 여러 교육 단체들, 시민단체들이 함께 하여 의미를 더하였다. 예를 들면, 플라스틱 쓰지 않기 운동을 하는 단체들의 홍보, 펀드레이징을 위한 설명들, 공원뿐 아니라 과 도시에서 하고있는 재활용을 최대한 사용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마술쇼부터 베개 예술, 시 쓰기 등 함께 한 모든 이들이 같이 즐거워할 수 있는 7월의 축제였다.



<다양한 시민단체와 정부에서 함께 협력하고 있는 축제의 모습>

 

좀 더 나은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지역 주민들은 온타리오 정부와 토론토시의 협력으로 거리의 축제를 11년간 지속할 수 있었다. 축제가 축제다우면서도 처음의 정신을 잃지 않는 것, 창의적이고 새로운 예술을 통해 진지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가는 것이 바로 '빅 온 블루어' 축제의 매력이 아닌가 한다. 커뮤니티의 현실과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더 나은 소망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정부와 개인, 조직의 수고가 예술과 문화의 축제를 통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전달되고 있었다. 겉모습은 세련되거나 화려하지 않은 커뮤니티의 축제가 지역인들과 지역 상인, 그리고 관광객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주목받고,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더욱 알고 싶어지는 날이었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 성명 : 고한나[캐나다/토론토]
  • 약력 : 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