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탈의 예술성과 상징성을 조명하는 전시회가 7월 19일부터 8월 17일까지 폴란드 바르샤바 근교 포비신(Powsin)에 위치한 폴란드 과학 아카데미 식물원(PAN Ogród Botaniczny)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 전통 탈 – 악마의 얼굴인가, 아니면 인간의 본모습인가(Maski Koreańskie – Oblicze demona czy prawdziwa twarz człowieka)?'라는 주제로 탈이 지닌 고유의 미학과 기능, 그리고 사회문화적 상징성을 폴란드 관람객에게 소개하고자 기획됐다. 전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11시부터 18시까지 운영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전시 첫 날인 7월 19일 정오에는 개막을 기념하는 특별 오프닝 행사가 열려 탈의 상징성과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이 제공될 예정이다. 일부 특별 체험이나 강연 프로그램은 별도 공지를 통해 안내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탈 전시를 넘어 탈의 역사와 기능에 대한 폭넓은 해석을 시도한다. 한국의 탈은 단지 연극 소품이 아니라 고대에는 제의와 주술에 사용되던 도구였다. 악령을 쫓고 질병을 물리치며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던 탈은 시간이 흐르며 민속극과 결합해 탈춤이라는 예술 형식으로 발전했다. 이를 통해 탈은 인간의 감정, 사회적 모순, 계급 간 긴장, 공동체의 웃음과 풍자를 표현하는 강력한 상징 도구가 됐다. 배우는 탈을 쓰고 신분을 초월한 인물로 변모했으며 그를 통해 관객은 억눌린 감정과 생각을 해소하고 공감하게 됐다. 전시에서는 하회탈, 양주탈, 통영탈 등 한국 각 지역에서 전승된 다양한 탈들이 소개된다. 각 탈이 지닌 상징성과 조형미, 그리고 사용된 역사적 맥락이 함께 전시된다. 탈의 형태는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등장하는 인물군도 스님, 노인, 관료, 양반, 처녀 등으로 각기 다르다. 이처럼 탈은 특정 인물이나 계층을 풍자하고 표현하는 수단이자 당시 사회의 거울 역할을 해왔다.
< 폴란드 과학 아카데미 식물원에서 열린 한국 전통 탈 전시 - 출처: 옹기 폴란드-한국문화협회 페이스북 계정(@stowarzyszenieonggi) >
또한 이번 전시의 배경에는 '옹기(Onggi)'를 매개로 한 한국과 폴란드 간 문화교류가 있다. 전시를 주최한 옹기 폴란드-한국문화협회(ONGGI Stowarzyszenie Kulturalne Polska-Korea)는 한국의 전통 옹기를 소개하며 양국 간 문화교류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탈 전시는 그 노력의 결실이다. 협회 창립자 김광현 씨는 "옹기의 본질은 나눔이며 탈도 마찬가지로 인간의 감정을 숨기기보다 드러내며 진실에 다가가는 도구"라고 말한다. 김광현 씨는 47년 전 마리 퀴리(Maria Skłodowska-Curie)에 대한 책을 통해 처음으로 폴란드를 알게 됐고 이후 32년 전 폴란드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았다. 그는 "어린 시절 할머니의 옹기에서 느꼈던 따뜻한 기억처럼, 탈도 사람들의 감정과 삶을 담는 그릇이다. 이번 전시가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폴란드 과학 아카데미 식물원에서 열린 한국 전통 탈 전시 - 출처: 옹기 폴란드-한국문화협회 페이스북 계정(@stowarzyszenieonggi) >
전시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을 예정이기에 다문화 교육 및 문화교류의 우수 사례로도 손색이 없다. 이번 전시는 주폴란드 대한민국 대사관, 폴란드 문화체육관광부(Ministerstwo Kultury i Dziedzictwa Narodowego), 조리 시립 박물관(Muzeum Miejskie w Żorach)의 공식 후원을 받아 진행된다. 이는 한국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하는 민관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되며 한국과 폴란드 간 문화적 연대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낯설지만 깊이 있는 한국 탈의 세계를 체험하며 문화 다양성과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새롭게 사유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옹기 폴란드-한국문화협회 페이스북 계정(@stowarzyszenieonggi), https://www.facebook.com/stowarzyszenieonggi
성명 : 김민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폴란드/바르샤바 통신원] 약력 : 에피소든 운영 총책임자